신상품·독자지수 개발..양보다 질로 승부 [ELS 결산]②배타적사용권 'ELS'독무대..독자지수 1조원대 시장 형성
송종호 기자공개 2013-12-31 11:00:00
이 기사는 2013년 12월 27일 16: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침체에 빠진 주가연계증권(ELS) 시장에서 증권사는 신상품 개발과 기초자산의 발굴로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국내 대표적인 지수인 KOSPI200지수의 쏠림 현상을 극복하려던 증권사는 독자지수를 개발했다. 새로운 기초자산 뿐만 아니라 신상품 개발에도 매진했다. 올 한해 금융투자협회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한 금융상품은 모두 ELS였다. 그만큼 양보다 질로 승부를 걸었던 한 해였다.◇ 금투협, 배타적사용권 획득 ELS대세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한해 배타적사용권을 부여받은 신상품은 5건으로 모두 ELS였다. 배타적사용권은 금융회사의 상품 독창성을 인정해 최장 6개월 동안 다른 금융회사가 같은 구조의 상품을 출시하기 못하게 하는 권리다. 금융상품 특허 신청과 유사한데 증권업계에서는 지난 2001년부터 금융투자협회가 학계, 업계 등 전문가 6인으로 구성된 위원회를 개최해 선정한다. 상품 신청으로부터 1개월 내에 선정절차를 마치게 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박스권 장세가 지속되면서 ELS의 수익률을 증가시키려는 증권사의 고민이 배타적사용권 신청으로 이어졌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발행량 경쟁보다는 신상품 개발 경쟁이 가열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상반기 상품들은 박스권 장세를 극복하기 위한 상품이었던 것과 비교해 하반기 상품들은 조기상환 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특징을 가졌다.
올해 첫 배타적사용권을 취득한 교보증권의 일일손익 확정형 ELS는 조기상환 조건과 녹인을 없앴다. 대신 기초자산의 주가가 녹인 배리어 90% 이상을 충족한 날수를 영업일수(250일 안팎)로 나눈 뒤 쿠폰 수익률을 곱하는 구조다. 변동성이 최저수준이었던 올해 초 수익률을 올리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미래에셋 킹크랩ELS 역시 변동성이 떨어지면서 ELS쿠폰 수익률이 하락하자 상단과 하단에 조기상환 조건을 두는 형태로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했다.
반면 하반기에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한 한국투자증권의 2in1과 신한금투 투윈스는 조기상환율을 올리는데 집중했다. 4월과 6월 급락장을 거치면서 녹인 구간에 들어간 종목형ELS가 다수 발생하자 지수형ELS가 발행비중의 60%이상을 차지했다. 이런 가운데 홍콩항셍지수(HSCEI)가 6월부터 1만 선 아래로 떨어지면서 지수형 ELS 조차 조기상환이 줄줄이 연기됐다.
이런 까닭에 2in1은 2개 기초자산 가격 변화율의 평균가로 조기상환 조건을 평가했고, 투윈스는 기초자산을 종목형 3개로 설정한 뒤, 이중 2개만 상환조건을 충족하면 조기상환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즉, 조기상환 비율을 높이기 위한 상품 설계가 기본이 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하려는 증권사들의 노력은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며 "길게는 3년, 짧게는 3개월씩 시간을 들여 상품개발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3~4개월의 배타적사용권 부여기간은 굉장히 짧은 시간"이라며 "배타적사용권 부여 기간을 연장해 증권사들이 상품개발을 할 수 있도록 유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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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지수..PBS보유 대형사 참여로 2배 이상 성장 가능
신상품 개발과 함께 올 한해 증권사들은 롱숏(Long-Short) ELS 등과 같은 독자지수 개발에도 집중했다. 최근엔 삼성증권이 롱숏 ELS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연말까지 대량거래를 위한 시스템 정비를 마치고 내년 1월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삼성의 롱숏 ELS 출시는 그동안 우리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선점하고 있는 롱숏 ELS 시장에서 증권사간 본격적인 경쟁을 예고한다.
지난해부터 판매를 시작한 롱숏 ELS는 원금보장형으로 그로쓰힐과 쿼드, 라임, 프렌드 등 투자자문사의 롱숏운용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편입시킨 사모형 상품이다. 원금보장형 ELS인 관계로 9월 이후 롱숏ELB로 통칭되고 있다.
특히 올해 지수형 ELS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면서 증권사들은 다양한 지수를 편입시키려고 노력했다. 상반기까지 해외지수 편입이 대종을 이뤘지만 홍콩항셍지수의 급락 탓에 이 역시 쉽지 않았다. 특화된 기초자산의 필요성이 더욱 높아졌고, 시장상황에 영향이 적은 절대수익형 롱숏ELS가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8월 이후 전체 롱숏 ELS 발행규모는 5000억 원 이상 증가하며, 1조 원대 시장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독자지수 ELS시장이 확대되면서 독자지수 개발은 파생결합증권(DLS)까지 확대되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증권업계 최초로 지난 4월 GATT DLS를 출시한데 이어, 현대증권이 수요조사를 거쳐 내년 1월부터 독자지수 DLS를 시장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하나대투 GTAA지수 역시 롱숏전략의 투자스킴을 지수화했고, 현대증권은 주식·채권·부동산·에너지 등의 테마를 가진 미국ETF 등의 수익률을 지수화해 '현대SMART able인덱스(이하, able DLS)'독자지수DLS를 개발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를 제공하고 있는 대형사들의 롱숏 ELS 참여로 시장 규모는 현재보다 2배 이상 더 성장할 것"이라며 "향후 ELS 시장은 독자지수 개발에 성공한 증권사가 이끌어 가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PBS를 제공하는 증권사는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인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 대우증권, 현대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5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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