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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영풍 3세 '장세욱', 후계 판도 흔드나 시그네틱스 단독대표 등극…10년 만에 경영 일선 복귀

강철 기자공개 2014-01-09 09:58:24

이 기사는 2014년 01월 07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장철진 전 영풍산업 회장의 장남인 장세욱 씨가 영풍그룹 반도체 패키징 계열사인 시그네틱스의 단독대표에 오르며 경영 전면에 다시 나섰다. 영풍산업의 파산으로 10년 가까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던 장 씨가 향후 그룹 내 영향력을 확대할 지 관심이 쏠린다.

시그네틱스는 이달 초 장세욱 씨를 단독대표로 선임했다. 장 대표는 지난해 11월 말 경영 효율성 증대 목적으로 시그네틱스 공동대표에 오른 지 약 한 달만에 단독대표에 오르게 됐다. 2009년 2월부터 시그네틱스를 이끌었던 김정일 대표는 건강 상의 이유로 5년만에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시그네틱스 관계자는 "영업과 관리의 독립적인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장세욱 대표를 공동대표로 선임했으나 김정일 대표의 사임으로 업무에 일시적인 공백이 생긴 상황"이라며 "장세욱 대표 외에 추가로 대표이사를 선임하기 위한 논의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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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욱 대표가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선 건 2004년 이후 10년 만의 일이다. 1967년 생으로 영풍그룹 장씨 3세 중 맏형인 장 대표는 1997년부터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는 영풍산업에서 본격적인 실무 경험을 쌓기 시작했다. 장철진 전 회장은 당시 주력 계열사였던 영풍산업을 중심으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었고, 두 아들인 장세욱 대표와 장세명 씨에게 경영 노하우를 전수하는데 주력했다.

그러나 영풍산업은 불어나는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2004년 법원으로부터 파산 선고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장세욱 대표는 회사를 떠났고, 이후 영풍문고 전무이사와 고문직만을 맡는 등 그룹 경영 일선에서 자취를 감췄다. 2012년 4월 시그네틱스 경영기획실 전무로 자리를 옮겼으나 관리 업무만 수행하며 영업 등의 경영 전반에는 크게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영풍그룹에 정통한 관계자는 "장철진 전 회장이 1993년 인천 주택조합 사기 사건에 연루되면서 실질적으로 그룹 내에서 힘을 잃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두 아들과 함께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려 했다"며 "시황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면서 결국 파산에 이르렀고, 그 뒤로 거의 은둔에 가까운 생활을 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 대표가 본격적인 재기에 나설 경우 영풍그룹의 후계 구도에도 적잖은 변화가 감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 대표는 그룹 지주회사 격인 영풍과 고려아연 지분을 각각 0.36%씩 가지고 있다. 영풍그룹 지배구조 상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영풍정밀 지분도 1.29%를 보유 중이다. 향후 그룹 계열사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고 있는 셈이다.

장 대표가 실제로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한다고 가정할 경우 대상은 시그네틱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계열사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영풍그룹 반도체 계열사는 '영풍전자 → 시그네틱스 → 코리아써키트 → 인터플렉스'로 이어지는 지분 소유 형태를 띄고 있다. 시그네틱스를 통해 반도체 계열사 대부분을 장악할 수 있는 구조다.

한편 영풍그룹 오너 3세 중에서는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의 차남인 최윤범 고려아연 부사장과 최창영 명예회장의 장남인 최내현 알란텀 대표가 경영 참여폭을 넓히고 있다. 최윤범 부사장은 초고속 승진을 거듭하며 고려아연의 핵심 실무를 담당하고 있다. 최근 고려아연 지분을 1.8%까지 늘리기도 했다. 최내현 대표는 알란텀, 엑스메텍 등 그룹 신사업 추진 계열사를 중심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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