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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물 글로벌본드 이례적 흥행, 언제까지 [Market Watch]1월들어 연달아 3건 발행…시장참가자 "테이퍼링 고려하면 다소 의외"

한희연 기자공개 2014-01-24 10:42:04

이 기사는 2014년 01월 21일 09: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해가 시작되기가 무섭게 글로벌본드 발행이 줄을 잇고 있다. 특이한 점은 연이어 나온 글로벌본드 모두 10년 만기 채권을 포함해 발행했다는 점이다.

한국계 글로벌본드 발행에서 지금껏 주류를 이뤄왔던 만기는 5년 정도다. 10년 이상의 만기도 이따금 나오긴 했으나 보름새 10년물이 세 차례나 나오자 이같은 발행 열기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 연초 한국계 글로벌본드 3건, 연달아 10년물 흥행 성공

연초 한국물 시장에서 연이어 나온 10년 만기 글로벌본드가 흥행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7일 한국수출입은행이 3년과 10년 만기 채권 15억 달러의 프라이싱을 마쳤다. 금리 상승에 민감한 단기물 투자자를 위해 3년 변동금리채권(FRN)과 장기물을 선호하는 보험사나 연기금을 위한 10년 고정금리채권 발행을 동시에 꾀한 것이다. 이 중 7억 5000만 달러가 발행된 10년물 채권에는 180여 개 기관에서 29억 달러의 주문이 들어왔다. 미국 투자자 비중은 48%를 차지했다.

프라이싱 당시 2022년 만기 채권의 유통금리는 만기차이를 감안한 금리로 'G+114bp'였다고 알려졌다. 10년물 발행금리가 '10T(미국 국채수익률)+112.5bp'이었기 때문에 신규 차입 프리미엄(NIP)도 없었다는 평가다.

곧이어 13일에는 한국산업은행이 3년과 10년 만기로 15억 달러의 채권 프라이싱을 했다. 10년물 채권에는 210개 기관에서 52억 달러의 주문수요가 몰렸다. 특히 보험사 투자 비중이 39%로 높았다. 발행금리는 '10T+102.5bp'로 이니셜 가이던스인 '10T+120bp(area)'보다 17.5bp나 낮췄다.

이틀 뒤인 15일에는 한국석유공사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5년과 10년 만기로 나눠 각각 5억 달러씩의 글로벌본드를 프라이싱한 것이다. 이 딜은 한국석유공사 입장에서 최초의 10년 만기채권 발행이라는 의미도 있다. 10년물의 경우 총 135개 기관에서 25억 달러의 주문이 들어왔다. 보험사와 연기금에서 45% 가량의 주문을 넣었다.

석유공사의 10년물 발행금리는 '10T+117.5bp'다. 프라이싱 당시 앞서 발행한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의 10년물은 '10T+105bp'정도에 거래되고 있었다고 알려졌다. 통상 석유공사와 국책은행 채권 간 스프레드가 15~35bp를 보였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발행 금리는 상당히 타이트한 수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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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물 흥행 지속은 '의외'…금리 상승 분위기 고려하면 오래가진 않을 것

연초 발행된 3건의 글로벌본드 딜 중 특히 10년물에서 흥행을 이어가자 시장 참가자들도 다소 놀라는 반응이다. 사실 한국계 글로벌본드 시장에서 10년 만기 글로벌본드는 그리 흔한 경우는 아니었다.

2013년의 경우 9월 대한민국 정부가 10억 달러 채권이 10년 만기 글로벌본드의 전부였다. 10월 한국외환은행이 10년 만기 유로본드(RegS)를 발행한 적이 있으나 이는 후순위채권이라는 점에서 예외적이라 할 수 있다.

2012년에는 장기물이 비교적 많았다. 1월 한국수출입은행이 5년과 10.25년 트랜치로 22억 5000만 달러를 발행했고, 한국가스공사도 7억 5000만 달러의 30년 만기 글로벌본드를 발행했다. 4월에는 CJ제일제당이 미국 아이오와주에서 산업은행의 신용보강을 받아 10년 만기 2억 2000만 달러 규모의 면세채권을 발행하기도 했다.

9월에는 한국산업은행이 7억 5000만 달러, 9월에는 한국수력원자력이 7억 5000만 달러의 글로벌본드를 발행하기도 했다. 10월에는 두산인프라코어가 5억 달러의 영구채를 발행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영구채나 면세채권을 제외한 순수한 10년 이상 글로벌본드는 연간 4건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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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참가자들은 연초 10년물 글로벌본드 랠리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면서도, 이런 분위기가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데는 다소 조심스러워 하는 반응이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미국 테이퍼링 이슈로 올해 금리 상승 추이가 예상되면서 장기물에 대한 투자자 선호는 차츰 잦아들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기 때문이다.

국제금융시장 관계자 A는 "이론적으로 테이퍼링이 시작되면 금리가 올라가고 만기를 짧게 가져가려는 경향이 생길 것이라 생각했었다"면서도 "미국이 테이퍼링을 급하게 진행하지 않고, 시장의 기대치 안에서 점진적으로 시행하고 있어 장기물 투자에 대한 거부감 또한 아직은 적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빠르게 금리가 오른다면 10년물의 수요가 약해질 것이지만 현재까지는 금리가 빠르게 오르지도 않을 뿐더러, 4%까지를 투자 기준으로 보는 투자자들도 아직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보험이나 연기금은 어차피 자산과 부채를 매칭해야 하는 수요 때문에 장기물을 좀더 원할 수는 있으나, 상반기 말까지 이 추세가 지속될 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국제금융시장 관계자 B는 "금리 상승이 예상되는 시점에서 발행사 입장에서는 10년 만기 등 장기물이 유리한데다 현재 한국물 중에 5년 만기가 너무 많아 만기 분산 차원에서도 10년 만기를 원하고 있다"며 "올초 이어진 세개의 딜에서 봤을 때는 아직 장기물 수요가 남아있는 것 같지만 2월 초 이후부터는 분위기가 바뀔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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