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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유출 주범 KCB는 '낙하산 천국' 서울보증보험 출신이 CEO 독차지..내부통제·조직운영 허술

송주연 기자공개 2014-01-24 08:19:01

이 기사는 2014년 01월 23일 17: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억 건 이상의 카드사 고객정보가 유출되면서 이번 사태의 원인이 된 코리아크레딧뷰로(KCB)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특히 정부가 대주주인 서울보증보험 출신 인사가 연이어 대표이사직을 맡으면서 낙하산 출신 사장의 내부통제와 조직운영에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CB는 지난 2012년부터 금융회사의 부정사용방지시스템(FDS)을 개발하는 주요 업무를 계약직 직원에게 맡겨 전담하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FDS 분야 전문가라는 이유로 외부에서 계약직으로 직원을 채용한 뒤 관련 업무에 대해 사실상 전권을 허용한 것이다. 해당 직원은 능력을 인정받아 1년 뒤 정규직 직원으로 전환됐지만 이미 KB국민카드 등 주요 카드사 정보가 유출된 뒤였다.

금융권에서는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한 원인을 낙하산 사장들의 허술한 조직관리와 성과 중시 풍토에서 찾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회사의 핵심 업무를 계약직에게 맡길 만큼 내부 인재 육성이 미흡하고 조직관리가 허술한 것 아니냐"며 "CEO가 비용절감 위주의 효율성만 강조했거나 단기성과를 내기 위해 무리를 했기 때문에 이 같은 일이 벌어졌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KCB는 2005년 2월22일 국내 19개 대형 금융회사가 공동으로 설립한 개인신용평가회사다. 은행, 카드, 보험사 등 150여 개 국내 금융회사가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KCB의 초대 대표이사는 김용덕 전 SG신용정보 대표로, 김용덕 전 사장은 대한보증보험 입사 후 서울보증보험과 SG신용정보 대표를 거쳐 2005년 2월 KCB 사장에 임명됐다. 연임에 성공해 6년간 KCB를 이끈 김 전 사장은 2011년 3연임에 도전했지만 금융감독원의 제지로 세 번째 연임을 포기했다.

이후 KCB의 두 번째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사람은 김상득 현 사장이다. 김 사장 역시 서울보증보험 출신이다. KCB는 은행들이 출자해 만들어진 회사임에도 예금보험공사가 대주주인 서울보증보험 출신들이 연이어 대표이사에 임명된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결국 정부의 낙하산 인사가 KCB를 무기력한 조직으로 만들었다"며 "금융회사의 신용정보 관리를 위해 만들어진 조직 본연의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고 이번과 같은 정보유출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대표이사 선임부터 조직관리까지 부단한 쇄신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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