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숏펀드 대명사' 트러스톤, 복병 만났다 롱숏펀드시장 70% 차지..최근 운용역 교체 '홍역'
박상희 기자/ 박시진 기자공개 2014-02-07 14:29:00
이 기사는 2014년 02월 04일 08: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트러스톤자산운용이 뜻하지 않은 복병을 만났다. 펀드 시장에서 공전의 히트를 치며 롱숏펀드(long-short fund)의 대명사가 된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50'의 운용역이 교체되면서 각 증권사 추천 펀드에서 제외되는 수모를 당하고 있다.트러스톤운용이 지난 2011년 6월 처음 설정한 이 펀드는 연초만 해도 국내 주요 증권사로부터 가장 많은 추천을 받았다. 그러나 운용역 교체와 더불어 설정액 기준 롱숏펀드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비대해져 더 이상 고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50펀드는 지난 2011년 출시된 이후 이듬해인 2012년 말까지 설정액이 300억 원 정도에 그쳤다. 그러나 지난해 3월 1000억 원을 넘기며 대형펀드 반열에 합류했고 이후 롱숏펀드 바람을 타고 설정액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더니 최근 1조 원을 넘어서는 데 성공했다. 설정액 기준 1000억 원을 돌파한 지 1년도 안 돼 10배 이상으로 규모를 키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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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롱숏펀드가 시장의 주목을 받은 것은 박스권을 형성하며 등락을 거듭했던 국내 주식시장 여건과 무관치 않다.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사서(Long) 보유하고, 주가가 내릴 것이라고 보이는 주식은 공매도(Short) 했다가 주가가 떨어졌을 때 사서 되갚는 전략을 쓰는 롱숏펀드가 지지부진한 주식시장 투자의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사실 롱숏은 최근 새롭게 떠오른 투자 전략은 아니다.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헤지펀드들이 주로 사용하는 투자 전략으로, 시장 변화에 관계 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한다. 일반 펀드의 경우 보유 중인 주식의 주가가 상승해야 수익이 나지만 롱숏펀드는 시장 변화와 관계 없이 수익 추구가 가능하기 때문에 박스권 장세에서 유용하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국내 펀드시장에서 헤지펀드가 자리 잡으면서 자연스럽게 헤지펀드의 메인 운용전략인 롱숏을 구사하는 롱숏펀드로 관심이 옮겨갔다"며 "국내 주식시장이 박스권을 거듭하면서 주가 상승으로 인한 수익을 기대할 수 없게 되면서 롱숏펀드로 투자심리가 옮겨갔다"고 분석했다.
현재 롱숏펀드로 분류되는 펀드 개수만 21개에 이른다. 이 중 절반 가량인 12개 펀드가 지난해 설립됐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2011년 설정돼 운용 성과를 인정받은 트러스톤의 펀드를 선호했다. 지난해 새로 설정된 12개 롱숏펀드의 최근 설정액 누계는 4748억 원으로 5000억 원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롱숏펀드 10여 개 설정액을 다 합쳐봐야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50펀드 설정액을 못 따라간다. 지난달 29일 기준 21개 전체 롱숏 펀드 설정액 1조7588억 원 중 트러스톤펀드(다이나믹코리아50/30펀드 누적)가 차지하는 비중이 67%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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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50펀드의 히트 이유로는 설정 이후 꾸준한 수익률과 운용 매니저에 대한 신뢰가 꼽힌다. 장기간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펀드를 운용했던 김주형 전 트러스톤운용 주식운용AI본부장이 보여준 안정적인 운용 방식과 수익률이 시장의 신뢰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최근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 적을 옮기기로 한 김주형 전 본부장은 1년 간 200회가 넘는 기업실사를 실시하는 등 발로 뛰는 주식 운용으로 출시 이후 최근까지 21.18%의 누적 수익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김 본부장의 이적 소식이 전해지면서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펀드에 대한 신뢰에도 금이 가기 시작했다. 운용역 교체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삼성·한국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이 이 펀드를 추천상품 목록에서 제외하기 시작한 것. 일각에서는 소프트 클로징(펀드 판매 잠정 중단) 루머가 돌기도 했다.
한국증권 관계자는 "장세와 관계없는 롱숏펀드라도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사 놓은 주식의 주가가 떨어지거나 미리 팔아놓은 주식의 주가가 오르면 손해를 볼 수도 있기 때문에 펀드를 운용하는 매니저에 대한 꼼꼼한 분석이 필요하다"며 "롱숏펀드 특성상 운용력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새로운 매니저의 운용력이 검증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수 증권사들은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펀드의 뒤를 이어 '마이다스거북이90'펀드를 추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다스에셋운용에서 지난해 10월 출시한 이 펀드는 4개월 만에 설정액이 3100억 원을 웃도는 등 성장세가 가파르다. 출시된 롱숏펀드 중에서는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펀드의 뒤를 이어 설정액 규모가 가장 크다.
이 관계자는 "운용역 교체 여파로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펀드의 자금 유입세는 당분간 둔화 조짐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트러스톤펀드 규모가 1조 원을 넘어서며 대형펀드 반열에 올라선 만큼 수익률 둔화도 불가피하기 때문에 대체재로 마이다스거북이90펀드가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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