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4년 02월 05일 16: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이 고객정보가 유출된 카드 3사에 대해 '영업정지' 처분을 예고한 가운데, 고객정보 유출의 원인을 제공한 코리아크레딧뷰로(KCB)에 대한 제재는 '기관주의'에 그칠 전망이다. 검찰이 KCB의 직원 관리 소홀을 입증하지 못할 경우에는 형사처벌 수위도 높지 않을 전망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카드, NH농협카드, 롯데카드는 오는 17일부터 3개월 간 신규영업을 하지 못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3일 정보유출 사고를 일으킨 이들 3사에 3개월 영업정지를 사전 통지했다. 오는 14일 열리는 금융위원회에서 특별한 이견이 없는 한 영업정지 처분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KCB는 정보유출의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했음에도 '기관주의'나 '기관경고' 수준에서 제재가 마무리 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최대한 잘못을 묻겠다는 입장이지만 현재 신용정보법상으로는 KCB에 영업정지를 내릴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잘못된 행위에 대해서 최대한 책임을 물을 계획"이라면서도 제재 수위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직원 개인의 일탈에서 벌어진 일로 현재 법으로는 회사에 대해 영업정지를 내릴 수 없다"며 "현재 법 테두리에서 가능한 행정제재는 기관주의나 기관경고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행정제재와 별개로 KCB에 최고 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이 내려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역시 검찰이 KCB의 과실을 입증해야 한다. KCB가 이번 사건을 저지른 직원 박씨에 대해 관리의무를 소홀히 했음을 밝혀내야 하는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과거에는 양벌규정에 따라 종업원의 위법행위 발생시 회사도 자동으로 함께 처벌할 수 있었지만 5년 전 헌법재판소가 이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려 회사의 관리책임에 문제가 있었음을 입증해야만 회사를 처벌할 수 있게 됐다"며 "검찰이 KCB에 대해 과실이 있음을 밝혀내야 형사처벌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KCB가 박씨에 대한 주변의 평판, 평소 행실 등에 대한 보고를 무시했거나, 업무상 문제의 소지가 있음을 파악할 수 있었음에도 방치하는 등 직원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과실을 밝혀내야 최대 5000 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사 과정에서 검찰이 KCB의 과실을 입증하지 못할 경우 KCB는 처벌을 면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KCB에 정보유출 책임을 확실히 물을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한편 KCB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를 발족하는 등 새 대표이사 선정 작업에 착수했다. 앞서 김상득 대표를 포함해 임원 6명 전원은 개인정보를 유출한 사건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이들 임원들은 새 대표이사 선임과 함께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임원 5명은 아직 사표 수리가 되지 않았다"며 "신임 대표가 (사표 수리를) 결정하겠지만 유임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