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극심한 '공모 기피' 사모조달 확대 7년물 사모사채 500억…기업실사·수요예측 회피
황철 기자공개 2014-03-07 08:45:46
이 기사는 2014년 02월 28일 19: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제일제당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사모성 조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 만기 7년에 달하는 사모사채로 첫 장기 조달을 집행했다. 기업어음 시장에서도 잇따라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CJ제일제당은 지난해부터 공모 회사채 발행을 접고 사모 시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기업의 내밀한 재무상황을 보다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는 공모채 발행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CJ제일제당은 그동안 그룹 확장경영의 최일선에 서며 재무레버리지가 크게 늘었다. 이재현 회장 부재에 따른 오너 리스크도 기업실사나 수요예측 등 공모 과정을 피하게 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 공모채보다 긴 만기, 낮은 금리
CJ제일제당은 27일 사모사채 500억 원어치를 발행했다. 만기는 무려 7년에 달해 웬만한 공모 회사채보다 길다. 표면금리는 3.771%로 공모 회사채 민평 수익률 3.805%보다 낮다.
일반적으로 사모사채 발행 시 일정수준의 이슈어 프리미엄을 붙인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파악된다. 대표주관은 IBK투자증권이 맡았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12년부터 사모성 조달에 주력했다. 지난해에는 공모 회사채 발행을 아예 접었다. 차환 대상 물량이 없었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늘어난 자금수요를 감안하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지난해 공모 조달없이 4월 만기 7년물 사모사채와 5년물 기업어음 각각 1000억 원씩을 발행한 것을 보면 차입전략 자체를 사모 중심으로 가져간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CJ제일제당 사모성 조달의 시작은 2012년 1월 발행한 3년2개월짜리 장기 기업어음 2000억 원어치였다. 한 달 후인 2월에는 사모 교환사채 2535억 원 어치를 찍었다. 9월 만기 4년에 달하는 장기 기업어음으로 1500억 원을 추가 조달하기도 했다. 당시 잇따른 사모성 조달은 대한통운 인수 등 각종 M&A와 설비투자로 줄어든 유동성을 보충하기 위해서였다.
공모 회사채 발행은 2012년 12월 단 한 차례 3000억 원을 조달한 게 전부였다. CJ제일제당은 2011년만 해도 세 차례에 걸쳐 6500억 원에 달하는 공모 회사채를 발행한 빅 이슈어였다. 이때까지 사모사채나 장기 기업어음 발행은 없었다.
CJ제일제당은 그룹의 핵심 계열사로서 대외신인도나 신용등급 모두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기업의 공모성 조달 회피는 회사채 시장의 성장에는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게 마련이다.
◇ 공모채 발행, 언제쯤 나설까
CJ제일제당의 사모 조달 확대는 정보비대칭성을 활용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도 해석할 수 있다. 그간 그룹 차원의 확장 경영으로 늘어난 재무부담을 최대한 감추기 위한 의도라는 지적이 나온다. 공모채나 다름 없는 만기의 기업어음이나 사모사채를 발행하면 조달 안정성도 어느정도 담보할 수 있다.
반면 정상적인 공모 절차를 밟을 경우 기업실사나 수요예측 과정에서 차입확대나 유동성 위축 등 재무상황의 변화를 상대적으로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한통운 인수 후 갑작스럽게 늘어난 재무부담으로 공모보다는 사모성 조달을 이어가는 쪽으로 전략을 짠 것으로 보인다"라며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는 내년 7월 즈음에서나 공모 조달을 고민할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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