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택 산업은행장, '아쉬운 성적표' [2013년 CEO성과평가]순익·부실비율 등 계량지표 달성 실패…비계량평가는 만족
안경주 기자공개 2014-03-12 08:40:13
이 기사는 2014년 03월 10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홍기택 산업은행장의 작년 경영성과는 아쉬움이 남는다.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면서 이익목표 및 자산건전성 등 주요 계량평가 항목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만 비계량평가 부문인 '정책금융기관 역할 강화' 측면에서는 성과를 얻은 것으로 평가된다.산은지주와 산업은행은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로부터 경영성과평가를 받아 왔다. 그러나 지난 2011년 공공기관 지정 해제로 자율경영권을 보장받으면서 2012년 성과평가부터는 재정부의 평가는 받지 않고 금융위원회의 경영관리평가만 받았다. 금융위원회는 기관장(산은지주 회장, 산업은행장)에 대한 별도 평가를 하지 않고 기관평가로 대체하고 있다. 연간 결산실적이 나오는 3월 말부터 평가를 시작해, 6월께 최종 결과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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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지주·산업은행에 대한 경영관리평가는 크게 계량(정량)평가와 비계량(정성)평가로 나뉜다. 산은지주와 산업은행의 계량평가 항목은 비슷하며 △충당금적립후이익(이익목표부문) △자금공급목표달성도 △BIS기준자기자본비율(자본적정성부문) △고정이하여신비율(자산건정성부문) 등이다. 비계량 항목은 주요사업 추진실적, 경영관리합리화, 인사·조식관리 등 경영전반을 포괄하고 있다.
금융위는 매년 산은지주·산업은행의 계량평가 항목 조정을 최소화하는 대신 가중치 조정을 통해 경영관리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평가에서는 지난해 8월 정책금융기관 재편 등을 통해 제시된 정책금융기관 역할 강화 등 비계량 항목에 가중치를 높게 배정할 계획이다.
산업은행의 2013년 충당금적립후이익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2012년 충당금적립후이익이 1조 원에 달했던 것과 비교된다. 지난해 1조 원 안팎의 충당금적립전이익을 기록한데 반해 대손충당금만 2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사실상 이익목표 달성이 어려운 상황이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국내 은행 가운데 가장 높다. 산업은행의 2013년 NPL비율은 3.07%로 전년동기대비 1.48%포인트 증가했다. 산업은행 다음으로 NPL비율이 높은 우리은행(2.99%)과 비교해도 0.08%포인트 높은 수치다. 만약 STX조선의 출자전환이 반영되지 못했다면 산업은행의 NPL비율은 4%대에 육박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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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계량평가 항목인 자금공급목표와 BIS기준자기자본비율은 양호했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46조 9000억 원의 자금공급실적을 기록해 목표치(39조 원)대비 20% 초과 달성했다. 2012년 42조 6000억 원보다는 10.0%(4조 3000억 원) 늘어났다. BIS기준자기자본비율도 지난해 14.66%(바젤Ⅲ 기준)로 전년동기대비 0.35%포인트 하락했지만 평가기준인 10.0%는 넘겼다. 다만 BIS기준자기자본비율 10%는 경영실태평가 1등급 기준이라는 점에서 평가 비중이 낮다는 분석이다.
비계량 항목 중 주요 경영 과제인 '정책금융기관 역할 강화' 부문은 긍정적인 평가다. 지난해 4월 홍 행장이 취임하면서 정책금융기관 맏형 역할을 자청하면서 기업 지원을 늘렸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테크노뱅킹 지원 규모를 2012년(470억 원)보다 220% 증가한 1504억 원으로 늘리는 등 중소·중견기업에 23조 8000억 원의 자금을 공급했다. 이는 2012년 중소·중견기업 자금 공급실적 21조 6000억 원보다 10.2% 증가한 것이다. 또 STX계열 구조조정 등을 거치면서 시장 안전판 역할을 안정적으로 수행했다는 평가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규모 적자 등으로 계량지표 항목만 평가하면 낙제점에 가깝다"며 "다만 시중은행과 달리 정책금융기관의 성격상 STX계열 구조조정 등을 거치면서 대손충당금 등을 대규모 쌓았다는 점을 감안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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