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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형ELS, 쏠림현상 '심각' 전체 ELS가운데 96%수준…절반 이상이 '유로스톡스' 활용

김기정 기자공개 2014-03-12 16:43:00

이 기사는 2014년 03월 10일 09: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수형 주가연계증권(ELS)에 대한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발행량에 비해 기초자산으로 쓰이는 지수가 소수에 집중되어 있어 투자리스크가 크다는 것이다. 다양한 기초자산을 발굴할 필요가 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 지수형ELS 비중 96%...기초자산 사용되는 지수는 4개에 불과

1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7일 현재까지 올해 발행된 지수형ELS의 규모는 4조 6577억 원으로 전체 ELS(4조 8246억 원)의 96%에 달하는 수치다. 2007년에는 40%에 불과했다. 번번히 종목형ELS가 대거 녹인 구간(Knock-in, 원금 손실 구간)에 진입하자 안정적이라고 여겨지는 지수형ELS로 자금이 쏠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수형ELS는 종목형ELS에 비해 손실발생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증권사들은 국내증시가 박스권에 갇히자 변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2개 혹은 3개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담은 ELS 비중을 늘리고 있다. 이 중 절대 다수는 1개의 지수만 녹인 구간(Knock-in, 원금 손실 구간)에 들어서도 원금이 손실된다.

규모에 비해 기초자산으로 삼고 있는 지수가 너무 적다는 것도 투자 리스크 중 하나다. 국내 지수형 ELS의 95% 이상은 KOSPI200과 S&P500, HSCEI, EuroStoxx50 등 4개의 지수만으로 이뤄져 있다. 지난해 발행된 ELS 규모가 47조 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약 44조 원에 달하는 투자금이 이들 4개 지수의 흐름에 따라 좌우되는 셈이다.

2011년 3월, 1만 3684포인트였던 HSCEI 지수가 8개월도 지나지 않아 8102포인트로 40%가 넘게 떨어지자 원금 손실 우려가 크게 불거진 바 있다. 2011년에 KOSPI200과 HSCEI, 두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ELS의 규모는 10조 3221억 원으로, 2011년 발행된 ELS(34조 8222억 원)의 30%에 가깝다. HSCEI는 일반인들에게 인지도가 높고 주가 흐름이 안정적이라는 이유로 대규모를 발행해 왔지만 이 역시 안전하지만은 않다는 의미다.

직전 12개월 유형별 ELS 발행 추이

◇유로스톡스50에 '쏠림 현상' 심화...다양한 기초자산 발굴해야

증권사들은 기초자산을 다양화하기 위해 지난해 7월 유로스톡스50(EuroStoxx50)지수를 국내 ELS시장에 선보였다. 7월은 HSCEI의 주가 하락으로 조기상환이 줄줄이 연기되던 시점과 일치한다. HSCEI의 조기상환이 어려워지면서 외국계 IB들이 유로스톡스50을 기초자산으로 설정한 ELS를 국내 증권사에 제안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유로스톡스50을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ELS의 규모는 1조 1061억 원으로 지난해 7월(35억 6000만 원)에 비해 310배 이상 증가했다. 해외지수형ELS 발행규모(2조 5350억 원)의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 유럽 경기가 바닥을 찍고 회복세로 돌아섰다는 기대감이 퍼진 게 발행량을 늘린 주된 이유다.

7월 이후 유로스탁스50 발행액 추이

대다수의 증권사들은 향후 유럽 주가가 50% 이상 하락해야 녹인 구간에 진입한다며, 그럴 위험은 적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유럽 경제가 턴어라운드하면서 유럽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발행량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유로스톡스50은 HSCEI에 비해 헤지할 수 있는 물량이 많기 때문에 녹인 위험성이 훨씬 적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쏠림 현상이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온다. 돌발 악재가 나타나 유로스톡스50이 급락할 경우 대규모 손실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4개의 지수에 96%의 ELS가 좌우되는 것은 비정상적인 상황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영국의 FTSE10, 독일의 DAX 등의 지수를 편입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이러한 지수들은 유로스탁스50보다 물량이 적어 헤지코스트가 비교적 높기 때문에 증권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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