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은행 사외이사 34% '새 얼굴'로 [지배구조 분석]연임 가능한 이사도 교체…일부 은행 사외이사 수도 축소
안경주 기자공개 2014-04-01 08:10:27
이 기사는 2014년 03월 28일 1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들만의 리그'로 불리던 금융권 사외이사들이 대거 물갈이 됐다. 그동안 재추천되던 관행이 바뀌면서 올해 연임이 가능했던 사외이사 상당수가 자리에서 물러났다.신한·KB·우리·하나·산은·농협금융지주 등 6개 금융지주와 국민·신한·우리·하나·외환·기업·산업·농협·수출입·수협은행 등 주요 10개 은행의 총 사외이사직 수는 86자리. 이 가운데 30% 이상이 새로운 인물로 교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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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지주 38.5%, 은행 29.8% 신규 사외이사 선임
머니투데이 더벨이 6개 금융지주 및 10개 국내 은행의 지난 1년간 사외이사 변동 사항을 조사한 결과, 금융지주 사외이사 39명 중 38.5%인 15명이 새로 사외이사에 선임됐다. 은행도 전체 사외이사 47명 중 29.8%인 14명이 사외이사 직함을 새로 받았다.
특히 연임 한도인 5년을 꽉 채우는 관행에서 벗어나 올해 연임이 가능했던 사외이사 상당수가 자리에서 물러났다. 금융지주의 경우 5년 임기를 채운 6명을 제외한 22명의 교체대상 중 8명(36.4%)이 재선임되지 못했다. 은행 역시 5년 임기를 채운 2명을 제외한 29명 가운데 12명(41.4%)이 자리를 내놓았다.
이 과정에서 사외이사 수도 줄었다. 지난해까지 6개 금융지주와 10개 은행의 사외이사직 수는 92자리였으나 금융지주 1자리와 은행 5자리가 각각 감소해 올해 86자리로 줄었다. 더욱이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가 우리은행 사외이사를 겸임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사외이사직은 82자리로 전년보다 10자리(10.9%) 감소했다. 다만 산업은행 사외이사 1명이 현재 공석이어서 최종 사외이사직은 83자리까지 늘어난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과 외환은행 등 일부 은행이 사외이사 자리를 줄이면서 전체 사외이사 수도 줄었다"며 "산업은행 역시 당분간 사외이사를 추가로 선임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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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하나금융, 사외이사 절반 이상 교체
금융지주와 은행에서 대거 사외이사를 새로 선임했지만 회사별로 차이를 보인다. 눈에 띄는 곳은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이다.
우리금융은 교체 폭이 가장 컸다. 임기가 만료된 5명의 사외이사가 모두 물러났다. 5년 임기를 채군 이두희 교수와 이헌 변호사를 제외한 3명이 재선임되지 못했다. 대신 4명을 새로 선임하면서 사외이사 수를 줄였다. 오상근 동아대 교수와 최강식 연세대 교수를 신규 선임했으며, 우리은행 사외이사로 있던 임성열 예금보험공사 기획조정부장과 장민 금융연구원 연구조정실장도 신규 선임해 겸임토록 했다.
특히 우리은행 사외이사도 임기가 만료된 4명이 물러나고 우리금융 사외이사로 선임된 오상근 교수와 최강식 교수가 겸임토록 해 사실상 6자리의 사외이사직을 모두 없앴다. 민영화 추진으로 인해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이 합병되는 만큼 이사회 조직을 축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금융은 총 8명의 사외이사 중 4명을 교체했다. 허노중 동국대 교수를 제외하고 나머지 3명은 재선임되지 못했다. 이들 사외이사는 김승유 전 회장에 우호적인 것으로 평가됐던 인물들이다.
또한 하나금융 계열사인 외환은행은 종전 8명이던 사외이사 수를 6명으로 줄였다. 이에 따라 임기가 만료된 3명이 물러나고 한견표 법무법인 여명 대표변호사가 새로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KB금융 역시 임기가 만료되는 8명의 사외이사 중 3명을 교체했다. 5년을 채운 조재목 에이스리서치 대표를 제외하면, 재선임이 가능했던 이영남 이지디지털 사장과 배재욱 변호사가 물러났다. 배재욱 변호사는 어윤대 전 회장이 추진했던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 당시 찬성표를 던진 인물이다.
국민은행은 사외이사 수를 오히려 늘렸다. 지난해 9월 임기가 만료된 구태진 충청회계법인 대표와 김인준 서울대 교수를 대신해 강희복 시장경제연구원 상임이사와 송명섭 중앙대 교수가 선임됐다. 이후 지난해 11월 송옥렬 서울대 교수를 추가로 선임해 전체 사외이사 수를 5명에서 6명으로 늘렸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이사회 내 경영전략위원회를 신설하면서 금융당국의 권고사항에 맞춰 위원회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사외이사 수가 부족했다"며 "이에 따라 사외이사 1명을 증원해 이사회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거 사외이사 교체를 두고 금융권에선 최근 연이어 터진 금융권 사고로 경영진을 제대로 견제하지 못한 사외이사 책임론과 지배구조를 바꾸고 싶어했던 최고경영자(CEO)의 의지가 맞물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최근 CEO로 선임됐지만 사외이사에 대한 영향력이 강했던 곳을 중심으로 대규모 사외이사 물갈이가 단행됐다"며 "친정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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