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구 행장 고연봉의 진짜 비밀 [은행경영분석]ROE 1%대에도 본사지급 수수료 1000억…디레버리징 주력
윤동희 기자공개 2014-04-08 08:46:30
이 기사는 2014년 04월 07일 11: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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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씨티은행의 2013년 총자산이익률(ROA)은 0.13%, ROE는 1.33%다. 5개 시중은행 ROA 평균이 0.35%, ROE가 4.65%인 것을 감안하면 매우 낮은 수치다. 기업 부실화 여파로 직격탄을 맞은 우리은행도 ROE는 2.16%다.
ROE가 1%대로 떨어진 은행은 찾아보기 힘든 만큼,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ROE로만 따졌을 때 씨티은행은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씨티은행 주식은 100% COIC (Citibank Overseas Investment Corporation)에 귀속된다. 은행 수익성이 곧바로 주식시장에 반영되는 국내 은행지주사와 달리, 씨티은행의 수익성은 자본투입대비 효율성에 더해 본사가 납부받는 배당과 수수료 납부 규모로 계산될 거란 분석이다.
씨티금융지주의 2013년 현금배당성향은 13.92%로 2012년 33.63%, 2011년 19.84%보다 낮아졌다. 국내 금융시장 사정상 배당에 한계가 있어 씨티은행은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처럼 경영 자문 수수료를 명목으로 본사에 대금을 지급한다. 지난해 씨티은행이 공시를 통해 밝힌 뉴욕과 런던, 싱가폴 등 씨티은행 본사 측과 거래한 기타비용 규모는 941억 원이다.
이는 순영업손익의 8% 가량 수준으로 지난해(9%)와 비슷하다. 해당 금액이 정확한 자문 수수료 규모는 아니지만, 순익 감소에 크게 연동되지 않고 꾸준히 1000억 원 내외의 자문 수수료를 지급하며 주주 수익 극대화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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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계속되는 디레버리징에 따라 고갈되는 씨티은행의 체력이다. 일례로 지난해 씨티은행의 이자수익은 20.6% 줄어들었다. 포트폴리오 최적화를 이유로 이자부자산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돈을 벌어 들이는 자산 자체가 축소됐다는 의미다. 지난해 씨티은행의 총 여신 규모는 27조 원으로 전년대비 7.4% 줄어들었다. 2012년 11% 감소한 데서 2년 연속으로 대출 규모를 축소시킨 것이다.
씨티은행이 수익성이 떨어지는 여신을 처리하는 속도는 해를 거듭할 수록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대손상각에 의해 감소한 대출채권의 규모는 3223억 원이다. 이는 2009년 외환위기 이후 씨티은행이 처리했던 상각규모와 비슷하며, 매년 그 규모가 커지고 있다. 리스크를 관리하기 보다는 리스크가 내포된 자산을 잘라내기만 한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이자수익이 감소하면 손익도 크게 감소해야 하지만 씨티은행의 순익은 전년대비 9.6% 줄어드는 데 그쳤다. 은행입장에서 비용인 예수금을 여신과 동일한 방법으로 관리한 덕이다. 일종의 왜곡된 형태의 디레버리징인 셈이다.
씨티은행은 예수부채 중에서 비용이 비싼 자산이라면 포트폴리오 조정을 거치기보다 과감하게 처분한다. 지난해 씨티은행의 원화예수금 규모는 26조 원으로 전년대비 9.8% 줄어들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하락폭(37.1%)을 나타낸 항목이 양도성예금증서(CD)다. 씨티은행은 CD를 2012년에 전년대비 54.9% 줄였는데, 지난해에도 대폭 축소시킨 것이다. 씨티은행의 CD의 이자율은 3.3%로 기타 예수금 항목보다 높은 편이다.
씨티은행의 수익력은 점차 떨어지고 있지만 관리가 어려운 자산은 잘라낸 덕에 BIS자기자본비율, NPL비율은 시중은행 보다 더 양호한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 BIS비율은 업계 최고 수준인 18.05%이고, NPL비율은 시중은행 평균(1.69%)보다 0.48%포인트 낮다. 시중은행과 달리 신용카드 사업부가 은행 안에 포함돼 있어 순이자마진(NIM)도 2.79%로 높은 것처럼 보인다. 실제 경영상태와 관련 없이 밖으로 드러나는 지표만 관리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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