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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약품, 이익률 역대 최저 '상품매출 부메랑' 약가인하 충격 '수익 급감'...다국적제약사 품목 판매 의존

장소희 기자공개 2014-04-10 08:38:00

이 기사는 2014년 04월 08일 15: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제약업계 8위(매출액 기준)인 제일약품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0.3%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약가인하에 따른 주요 제품 가격 하락과 도입상품 판매 매출 증가가 수익성을 악화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제일약품은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0.3%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4520억 원을 기록한 반면 영업이익이 13억 7300만 원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2012년 영업이익률의 5분의 1 수준이다. 2012년의 경우 매출액과 영업이익 감소로 영업이익률이 전년 대비 5%포인트 이상 빠진 1%대로 주저앉았다. 이 같은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결국 지난해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수익성 하락의 주범은 2012년 4월 시행된 '일괄 약가인하' 조치다. 당시 상위 제약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대부분의 품목이 약가인하 대상이 됐고, 가격인하에 따른 실적 감소로 이어졌다.

제일약품도 예외는 아니었다. 주요 제품 중 활동성십이지장궤양 치료제 '란스톤'(30mg 28C 기준) 가격은 2011년 3만 6071원에서 2012년 2만 5460원까지 떨어졌다. 전염성농가진 치료제 '옴니세프'(100mL 500C 기준)는 24만 8098원에서 20만 258원까지 20% 가까이 가격을 내렸다.

문제는 약가인하 충격을 단기간 내 해소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제일약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상위 제약사들이 지난해 약가인하 충격에서 벗어나 실적이 개선된 점과 대비된다. 지난 2012년 대비 실적 개선을 이룬 제약사들의 경우 약가인하 품목에 해당하는 복제약(제네릭) 비중을 낮추거나, 해외 수출을 늘리고 신약개발에 주력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물론 유한양행처럼 다국적제약사의 품목을 들여와 판매해 매출 규모를 키운 경우도 있었다.

제일약품도 유한양행과 같은 전략을 택했다. 지난 2010년 화이자로부터 판권을 얻은 고지혈증 치료제 '리피토', 신경병성통증 치료제 '뉴론틴', 말초신경병성 통증치료제 '리리카', 고혈압 치료제 '카듀엣' 등 도입품목의 매출 비중을 늘렸다. 화이자 외에도 다이이찌제약, 아스텔라스, 다케다 등으로부터 도입한 코프로모션(co-promotion) 상품과 판권 상품 판매에 집중했다.

제일약품의 상품별 매출 비교
제일약품 유한양행 영업이익률 추이 비교

이에 따라 제일약품의 상품매출 비중은 지난해 60%를 넘어섰다. 영업이익률이 10%를 넘었던 지난 2009년과 비교하면 상품 비중이 9% 가까이 커졌다. 이는 결국 수익성하락으로 이어졌다. 반면 같은 방식으로 상품매출 비중을 높인 유한양행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6%를 웃돌았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다국적제약사들이 국내 제약사에 판권을 넘길 때 영업력이나 품목 규모에 따라 수수료율을 다르게 책정한다"면서 "도입품목을 대량으로 판매할 능력이 있는 유한양행과 달리 제일약품의 수수료가 다소 낮게 책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수출이나 신약개발이 단기간에 불가능한 까닭에 제일약품이 당분간 낮은 이익률로 도입품목 판매에 매진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유한양행도 도입품목 판매 규모를 키워 규모의 경제 효과를 누린 덕에 이익률을 점차 회복하고 있지만 수출이나 신약개발에서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과정을 제일약품이 답습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제일약품은 "올해 제네릭 10여개 제품을 출시해 총 700억 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라며 "제네릭이 외형 신장과 이익실현을 견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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