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4년 04월 24일 17: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카드가 법에서 명령한 재해복구시스템 구축 의무를 위반했음에도 불구하고, 처벌은 과징금 최대 1000만 원이나 업무정지 1개월 수준의 '솜방망이' 수준에서 머물 것으로 보인다.

삼성카드의 인터넷 결제가 24일 오전 복구됐다. 지난 20일 삼성SDS 데이터 센터에서 화재가 나면서 삼성카드 홈페이지와 앱을 이용한 모든 서비스, 5개 제휴체크카드 이용, 현금서비스이용, 문자 알람 서비스 등 온라인 거래와 관련한 모든 서비스가 중단된 지 나흘만이다. 현재는 삼성카드 홈페이지와 스마트폰을 이용한 공인인증서 사용, 삼성 앱카드 결제 서비스만 먹통인 상황이다.

삼성카드가 인터넷 결제 복구에 4일 씩이나 걸린 이유는 온라인 관련 재해복구시스템을 만들어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재해복구시스템 구축은 전자금융거래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의무사항이다. 금융회사는 전자금융거래의 안전성을 위해 재해복구센터를 운영, 전산 마비가 오더라도 3시간 이내 정상화 시켜야 한다.

하지만 사고 4일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서비스가 전면적으로 복구 되지 않았다. 삼성카드는 이번 화재가 없었다면 시급하게 재해복구센터를 준비할 계획도 없었다. 삼성카드는 온라인 결제에 대한 중요도를 낮게보고 내년 2월 전산 업그레이드 시 온라인 재해복구시스템을 끼워넣을 계획이었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삼성카드가 법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아 피해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제재 수준이 높지 않을 거란 전망이다. 전자금융거래법 시행령에 따르면 삼성카드처럼 안전관리와 관련한 해당 법을 위반했을 경우 업무정지를 1개월 이내에서 내리거나 과징금을 1000만 원 이내에서 내릴 수 있다. 이는 시행령에서 정한 위반행위에 따라 내릴 수 있는 제재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제재도 바로 내릴 수 있는 건 아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제재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우선 금감원에서 검사를 나가 삼성카드가 전자금융거래를 하는 금융회사라는 점부터 확인을 해야 한다"며 "삼성카드가 전자금융거래업자라면 해당 규정에 따라 처벌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법에서는 금융회사가 '전자적 장치'를 통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면 전자금융거래로 규정하고 있다. 때문에 앱카드 개발 등 온라인 결제를 활발히 이용해온 삼성카드가 전자금융거래법 적용을 받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또 다른 금융당국 관계자는 "업무정지 1개월 뿐이지만 금감원이 검사를 나가 (재해복구시스템을 마련하지 않을 것과 관련해) 잘못한 정도에 따라 추가적인 제재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