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유증, 주주가치 복구 가능할까 [Equity & Debt]②증자 발표 후 주가 급락...증자규모 축소 우려
한형주 기자공개 2014-05-07 09:43:47
이 기사는 2014년 05월 02일 14: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증 이사회 결의후 주가 '폭락'..주주가치 훼손 우려오랜만에 찾은 에퀴티 시장이지만 썩 환대받는 모양새는 아니다. 이사회 결의 전까지만 해도 1만 1000~1만 2000원에서 움직이던 동국제강 주가는 지난달 30일 종가 기준 9900원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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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발행가 산정일인 오는 14일까지 이렇다할 주가 반등이 없다면 조달금액은 당초 계획에 크게 못미칠 전망이다. 동국제강은 이사회 전날을 기산일로 1개월-일주일 가중평균주가와 기산일 종가를 산술평균한 기준 주가(1만 1850원)에 할인율과 증자비율을 적용, 모집예정가를 8020원으로 잠정 결정했다. 이에 따른 총 증자금액은 2165억 원.
하지만 향후 2주 새 기준 주가가 1만 원으로만 떨어져도 1차 발행가는 6700원대, 증자 규모는 1800억~1900억 원까지 줄어들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결국 회사채 상환시 부족분을 자체 자금으로 충당하거나, 신주 수를 늘려 발행하는 것밖에 도리가 없다.
최근 주가 급락의 가장 큰 배경으로 지목되는 것은 단연 주주 가치 훼손 우려다. 동국제강은 이번 증자를 위해 2700만 주의 신주를 찍기로 했다. 증자비율이 43.7%나 된다. 신주 발행가 할인율도 25%로 낮은 수준이 아니다. 증자비율과 할인율이 높을수록 기존 주주가 보유한 주식 가치도 크게 희석된다.
김현태 연구원은 "증자를 통한 차입금·이자비용 감소는 긍정적이지만, 대주주 일가의 지분율이 높지 않은 상태에서 증자비율 40% 이상의 대규모로 단행하는 것은 소액주주를 비롯한 구주주들에게 부담을 주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KB투자증권은 동국제강의 목표주가를 1만 1000원에서 8000원으로 대폭 조정했다.
◇오너일가 청약 의지 강한 듯..실권수수료 '0'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오너 일가 등 5% 이상 주주 집단의 청약 참여 의지가 커 보인다는 점이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과 장세욱 유니온스틸 사장 등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동국제강 주식은 총 1698만여 주(27.47%)다. 신주배정 비율(0.3565%)에 따라 이들에게 할당된 증자 참여 물량은 600여만 주, 약 485억 원어치다. 초과 청약제를 적용해 20%를 추가 배정할 경우 규모는 580여억 원으로 늘어난다.
증권업계에선 동국제강과 전략적 제휴 관계이자 2대 주주인 JFE스틸(24.88%)도 증자에 참여, 260억 원가량을 투입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밖에도 총 발행주식의 20%(540만 주)가 우리사주조합에게 배정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순수하게 소액주주 몫으로 남는 물량은 900억 원이 조금 안될 것으로 관측된다.
2000억 원 내외 증자 거래에 증권사가 6군데나 붙은 것도 나쁘지만은 않은 조건이다.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이 공동 대표주관을 맡고, 하나대투증권과 우리투자증권, 대우증권, 한국투자증권은 인수단으로 참여했다. 투자심리 냉각에도 불구, 신디케이션(투자자 모집) 능력이 우수한 대형 증권사들이 주로 포진된 점은 딜 성사 측면에서 긍정적일 수 있다는 평가다.
이들이 사측과 체결한 인수계약엔 대표주관 및 인수수수료 외에 실권수수료에 대한 내용이 따로 없었던 걸로 파악됐다. 적어도 발행사는 이번 거래에서 최종 실권이 날 확률이 낮다고 봤다는 의미로 읽힌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시 대주주 등의 추가 지원 가능성도 점쳐볼 수 있다. 이번 딜에 참여한 증권사 관계자는 "오너 일가의 사재 출연 의지가 강하다는 판단 하에 거래를 맡게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사주 및 구주주 청약일은 오는 6월 24~25일, 실권주 일반 청약일은 6월 30일~7월 1일로 예정돼 있다. 주금 납입일은 7월 3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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