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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해외사업 신뢰 얻으려면 [thebell note]

김시목 기자공개 2014-05-22 09:40:00

이 기사는 2014년 05월 21일 07: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액 규모가 이달 초 278억 달러를 돌파했다. 2009년을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수주액이다.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주경쟁력을 끌어올린 국내 건설사들이 중동 발주처들이 내놓은 대형 오더를 쓸어담은 결과다. 실제로 올해 중동 수주액은 전체의 80%를 상회할 정도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중동발(發) 어닝쇼크를 겪은 건설사들은 추가손실 우려를 불식하는 데 여념이 없다. 크로스체킹(Cross Checking)이니 리스크매니지먼트(Risk Management)니 그럴듯한 용어들을 사용해 해외사업 리스크는 더 이상 없음을 알리고 있다. 또 지난해 대규모 손실을 선제적으로 반영했기 때문에 다시 그런 시련과 고통이 재현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는 자기 주문까지 걸고 있다.

하지만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사업에 대한 우려는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눈 앞에 보이진 않고 귀로 들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건설사들은 온갖 수단을 동원해 손실 가능성이 낮다고만 말할 뿐 기본적인 정보조차 공개하지 않는다. 그마저도 확실하지 않다. 대략적인 예정 원가율은 추산된 자료를 참고하거나 귀동냥으로 들을 수 밖에 없다. 또 착공에 들어간 이후 공정률 등의 정보는 쉽게 알 길이 없다. 원가율 변동에 따른 예상 손익 변동치 등도 마찬가지다.

프로젝트 원가율을 좌지우지하는 공사기간 역시 출처별로 들쭉날쭉하다. 해외건설협회 통계자료와 건설사들이 공시하는 준공일이 제각각이다. 또 건설사들이 공시하는 준공일 역시 매분기 다르다. 심지어 건설사들은 내키지 않으면 악성 사업장에 대한 준공일과 증가된 도급액 등의 정보는 슬쩍 빼기도 한다. 해외사업에 대한 극심한 정보의 비대칭이 존재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해외 대형 프로젝트에서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며 어닝쇼크를 기록한 A건설사는 손실을 모두 반영했다며 시장을 안심시켰다. 올해 1분기도 상대적으로 개선된 실적을 발표하며 기대심리를 충족시키기도 했다. 게다가 그 사업장은 올해 1분기 준공예정 사업장이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그 말을 믿었다. 하지만 해당 사업장은 내년으로 공기가 연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건설업계에 종사하는 한 관계자도 정보 파악에 어려움이 적지 않다고 토로했다. "솔직히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사업에 대해 온전히 파악할 수 있는 길은 없습니다. 공사를 맡은 시공사에서 정확한 얘기를 해주지 않는다면 사업장에 대한 정보를 알 방법이 없는 셈이죠. 건설사들의 말만 들을 수 밖에 없는 일방향 구조입니다."

국내 건설사들은 더 이상 해외사업에 대해 낙관론만을 외쳐선 안된다. 물론 채권자들과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와 혼란을 가라앉히려는 국내 건설사들의 심정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사업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와 진행상황 등은 꼭 투명하게 드러내야 한다.


특히 지난해 어닝쇼크 탓에 신뢰가 바닥에 떨어진 지금 상황에는 더욱 그렇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백 번의 말 보다 눈에 보이는 한 개의 정확한 팩트(Fact)가 투자자와 채권자들에게 더욱 신뢰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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