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급 최약체 두산캐피탈, 최대 변수는 '모기업' [캐피탈업종 신용위험 분석]그룹의 재무지원 여력 취약…경영권 매각시 '캡티브마켓' 상실 우려
민경문 기자공개 2014-06-02 10:15:00
이 기사는 2014년 05월 29일 08: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캐피탈은 신용등급 A급 캐피탈사 가운데 재무 건전성 면에서 가장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체율이 무려 15% 대에 이르는데다 부실채권 정리에 힘쓰면서 2년 연속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조달 비용 부담으로 필요 자금을 확보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특히 모회사인 두산그룹의 신인도 저하가 계열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영권 매각도 검토하고 있지만 대주주 변경이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지는 불확실하다. 사업 대부분을 두산 계열사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자칫 '캡티브 마켓'을 놓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영업력 확대보다 부실 정리에 주력…적자 지속
지난해 말 기준 두산캐피탈의 관리자산은 1조 2347억 원으로 전년대비 4000억 원 이상 줄었다. 금융위기 이후 영업확대보다는 선박리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에서의 부실 정리에 집중한 결과다. 대규모 충당금 적립으로 수백억 원의 순손실이 2년 연속 이어졌다. 1개월 이상 연체율은 무려 15.8%에 달해 업계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동부증권 박정호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2012~2013년에 걸친 대규모 대손비용 반영에도 불구, 두산캐피탈의 고정이하여신대비 대손충당금적립비율은 56.3%에 그치고 있다"며 "손실 완충력이 낮아 추가적인 자산건전성 저하시 손실부담이 내재돼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대주주 지원을 바탕으로 700억 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레버리지 비율은 14.1배에서 8.3배로 줄었지만 긍정적으로 보기는 어렵다. 관리자산의 축소로 영업력이 떨어졌다는 점을 방증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증자에도 불구, 자기자본의 절대수치가 1600억 원에 그치고 있어 경쟁사 대비 추가적인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모회사인 두산인프라·두산重의 지원여력 취약…조달 안정성 낮춰
하지만 모회사인 두산그룹의 지원 여력이 상당 부분 취약해졌다는 점이 발목을 잡고 있다. 최대주주인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중공업은 작년 말 해외 주식예탁증서(GDR) 발행과 자사주 매각 등으로 일정 수준의 재무 구조 개선에 성공했지만 예전 수준의 건전성을 회복하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두산인프라코어(A)의 경우 신용평가 3사 모두 ‘부정적' 등급 전망을 유지하고 있어 차입금 축소 여부에 따라 추가적인 등급 하락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그룹 차원에서 두산캐피탈에 대한 경영권 매각 또는 3자 배정 증자까지 검토 중인 만큼 재무 지원 당위성이 떨어졌다는 점도 한몫을 하고 있다.
이는 결국 조달 금리의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28일 기준 두산캐피탈의 3년물 민평 금리는 4.49%으로 등급 민평대비 30bp 이상 높은 수준이다. 한국캐피탈(4.03%)이나 효성캐피탈(4.13%) 등 동급 캐피탈사와 비교해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회사채보다는 기업어음(CP)이나 자산유동화증권(ABS) 등으로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조달 안정성도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두산캐피탈의 차입부채는 1조 원 정도다. 이중 1년 이내 만기도래하는 유동성차입금이 절반에 가까운 6500억 원어치나 쌓여 있다. 현금성 자산 및 예치금 보유액(약 1400억 원) 대비 상환 부담이 높은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두산그룹에 대한 사업 의존도 절대적…M&A에는 부정적 요인
물론 두산캐피탈이 M&A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다는 점은 향후 모멘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안정적인 재무 기반을 가진 대주주가 새 주인으로 나타날 경우 신인도를 끌어올려 조달 안정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 문제는 두산캐피탈의 사업 의존도가 모회사인 두산그룹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특히 할부리스 취급액 대부분은 두산인프라코어의 건설기계와 공작기계 사업에 기대고 있다.
크레딧 애널리스트 관계자는 "두산캐피탈은 2007년 두산그룹에 인수되기 이전인 연합캐피탈 시절부터 기계류 할부·리스 금융에 특화된 경쟁력을 보유해 왔다"며 "M&A가 구주 매각으로 이뤄질 경우 기존 캡티브 시장을 잃게 돼 오히려 사업 안정성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 개선과 캡티브 시장을 일정 부분 유지해 나갈 수 있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지만 대주주의 지분율 희석이 가장 큰 맹점으로 지목된다. 최근 시장에 두산캐피탈을 포함, 아주캐피탈·스탠다드차타드(SC)캐피탈 등 다수의 여전사 매물이 나와 있다는 점도 투자 매력도를 떨어트리는 부분이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모회사인 두산그룹의 실적 개선과 차입금 감축을 통한 신인도 제고가 하루 빨리 이뤄져야만 두산캐피탈 또한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