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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강판, 내수 판매비중 급감 이유는 [Company Watch]기술격차·중국산 저가물량 내수시장 잠식… 동부인천스틸 인수 당위성 높아

강철 기자공개 2014-06-09 10:05:00

이 기사는 2014년 06월 02일 16: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강판의 국내 매출 비중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동종업체, 중국 물량과의 내수 시장 점유율 경쟁에서 밀리면서 해외 판매 물량을 늘린 결과로 분석된다. 이같은 결과는 내수 시장에서의 반전을 위해 포스코가 동부인천스틸 인수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에 설득력을 더해주고 있다.

2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강판의 내수 매출 비중은 '비전 2018'을 선포하며 사세를 확장하기 시작한 2008년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2009년 55.7%에 달했던 내수 비중은 지난해 44.9%까지 내려갔다. 2012년부터는 해외 매출 비중이 내수 비중보다 높아졌다.

유니온스틸, 동부인천스틸을 비롯한 국내 컬러강판 업체와의 기술 격차가 커지면서 고부가가치 시장을 점유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내수 시장에서의 유입량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중국산 저가 물량과의 경쟁에서도 밀리면서 해외 공급 물량을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포스코강판의 국내 컬러강판 시장 점유율은 16~17% 수준으로 유니온스틸(24~25%), 동부인천스틸(22~23%)과의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 특히 국내 시장 점유율을 20%까지 높인 중국산 물량에도 밀리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미얀마에 생산법인을 설립하는 등 해외 시장에서의 기반을 구축하는 것은 국내 시장에서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포스코강판은 지난해 10월 미얀마 양곤주에 연산 5만 톤 규모의 컬러강판 라인 건설에 돌입했다. 미얀마를 거점으로 캄보디아, 라오스, 부탄 등 인접 국가로 판매망을 확대할 방침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유니온스틸과 동부인천스틸이 일찌감치 프린트강판을 비롯한 고부가가치 컬러강판 생산체제를 갖추면서 중국산 저가 물량 공세를 극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과 달리 포스코강판은 작년에서야 프린트강판 설비를 놓기 시작했다"며 "실질적으로는 저가의 일반 컬러강판 시장에서 중국산 물량에 밀렸고, 이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국내 판매분을 해외로 돌렸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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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해외 물량의 증대가 포스코강판의 수익성 저하에 일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포스코강판은 2011년과 2012년 각각 169억 원, 14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해외 판매 비중이 늘어난 시기와 비슷하다. 내수 부문에서 발생한 재고를 처리하는 차원에서의 해외 판매이다보니 해외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보다도 낮게 팔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결과적으로 '고부가가치 컬러강판 생산체제의 미비 → 중국산 컬러강판의 시장 잠식 → 국내 판매량 감소 및 재고량 상승 → 해외 판매량 감소 → 수익성 저하'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포스코에 대한 높은 원재료 의존도는 원가 절감을 통한 수익성 개선도 어렵게 만들고 있다. 포스코강판은 미소둔강판(Full Hard), 아연도금강판(GI) 등 원재료의 대부분(85~90%)을 포스코로부터 매입하고 있다. 원재료 조달 루트가 포스코에 치중되어 있다보니 시황 변동에 따른 원가 절감 정책을 가져가기가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강판이 아직까지는 고부가가치 컬러강판을 생산하지 않기 때문에 저렴한 중국산 원재료를 사용해도 품질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포스코와의 수직 계열화로 인해 원재료 매입처를 다양하게 가져갈 수 없는 것도 수익성을 저하시키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포스코가 동부인천스틸 인수를 검토하는 중요한 배경 중의 하나를 컬러강판 부문의 경쟁력 강화로 보고 있다. 포스코가 실사 결과를 토대로 인수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으나 동부인천스틸 인수가 컬러강판 부문의 구조조정을 위한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는 전제를 두고 있을 거란 분석이다. 포스코는 지난 주 동부인천스틸에 대한 정밀 실사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가 동부인천스틸을 인수할 경우 포스코강판은 국내 시장 점유율을 40% 이상으로 끌어 올리며 업계 1위의 지위를 확보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고급 컬러강판 생산 기반도 갖추게 된다. 유니온스틸과 합자법인을 설립해 동부인천스틸을 인수한다는 설은 국내 컬러강판 시장의 급격한 변화로 야기될 수 있는 혼란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나온 이야기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철강 본원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한 만큼 컬러강판 부문의 경쟁력 제고도 분명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라며 "수익을 내지 못하는 철강 계열사에 대한 구조조정을 이행하는 첫 사례가 포스코강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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