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4년 06월 16일 18: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C은행이 투자자문업 겸업 무산 위기에 처했다. 관련 영업실적이 전무해 금융감독당국으로부터 자문업자 등록이 취소될 상황에 놓였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SC은행에 공문을 보내 투자자문업 등록이 취소될 수 있음을 사전 통지했다. SC은행을 포함해 자산운용사, 투자자문사 중 영업실적이 없는 금융회사에 등록이 취소될 수 있음을 통보한 것이다.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금융회사가 금융투자업자로 등록한 날부터 6개월 이내에 영업을 시작하지 않거나 영업을 시작한 후 정당한 사유 없이 등록한 업무를 6개월 이상 계속해서 하지 않으면 등록이 취소될 수 있다.

SC은행은 지난 2011년 7월 국내 은행 최초로 은행의 투자자문 겸업 승인을 받아 자문업자로 등록했지만 영업실적이 없어 금감원으로부터 투자자문업 등록 취소 대상이라는 경고를 받았다. SC은행은 투자자문업을 계속 영위할 지 여부에 대해 내부 논의에 착수했다.

지난해 8월29일부터 시행된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라 은행의 투자자문업 겸업은 금융투자상품 자문에서 부동산 및 부동산 관련 권리 자문까지 범위가 확대됐다. 하지만 SC은행의 투자자문 라이선스가 취소될 경우 은행의 자문업 진출 기회는 오히려 축소될 수 있다. 인가만 받아 놓고 실제로 영업활동은 등한시한다는 부정적 인식이 자리잡을 경우 은행의 겸업활동에 대한 승인 문턱이 더욱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SC은행도 고민이 깊다. 투자자문업에 진출할 당시만 해도 자문시장 확대가 예상됐으나 불과 2년여 만에 시장 환경이 크게 악화되면서 투자자문업 '유지'와 '철수'의 갈림길에 놓였기 때문이다.

SC은행 관계자는 "2011년 투자자문업 라이선스를 취득할 당시에는 투자자문형랩 등이 시장에서 큰 가능성을 보였고 관련 시장도 늘어나서 의욕적으로 시작했지만 현재 금융환경이 많이 바뀌면서 투자자문업을 지속할지 말지 내부적으로 논의에 들어간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비즈니스 전망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면 차후 해당법과 절차에 따라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며 "결론이 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 관계자는 "업무보고서나 공시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더라도 현장검사 과정에서 영업활동을 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되거나 청문을 통해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음을 소명할 수 있다면 등록 및 인가취소까지는 가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