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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키지 매각 고집이 딜 망쳤다 [동부그룹 구조조정]인천공장, 발전당진 개별 매각시 포스코 '긍정적' 결론 내렸을 듯

김장환 기자공개 2014-06-26 15:35:20

이 기사는 2014년 06월 24일 17: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동부인천스틸과 동부발전당진 지분을 묶은 패키지 매물이 향후 별도 매각으로 추진될 경우 인수를 재차 검토해 볼 수 있다는 의중을 내비쳤다. 실사 과정에서 패키지 매각의 메인이 됐던 동부인천스틸보다 동부발전당진에 더 매력을 느꼈기 때문에 내놓은 발언이란 해석이 나온다.

24일 강남구 삼성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권 회장은 "별도로 매물이 나왔다면 (결정이) 달라졌을 수도 있다"며 "새롭게 딜이 진행되면 다시 검토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실사 검토 결과 동부인천스틸과 동부발전당진이 별도 매물로 시장에 나왔을 경우 어느 한쪽은 인수에 긍정적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는 얘기다.

업계에서는 권 회장의 발언이 패키지에 포함된 동부발전당진은 인수 의지가 있었다는 의중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 이날 간담회에서 동부인천스틸의 경우 인수 검토를 중단하게 된 다양한 배경들은 설명이 있었지만, 동부발전당진에 대해서는 부정적 언급이 없었다.

포스코가 밝힌 동부인천스틸 인수 검토 중단 배경은 '재무적 부담'과 '사업 시너지'를 고려해봤을 때, 전자가 더 크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동부인천스틸이 컬러강판 등 분야에서 나름 견실한 이익을 얻고 있지만 포스코와의 사업연계성과 시너지는 떨어진다고 봤다.

일단 포스코는 동부인천스틸을 인수하게 되면 포스코강판과 합병을 고려했다. 컬러강판만 놓고 보면 동부인천스틸은 국내 시장 점유율이 23%대, 포스코강판은 16%다. 합병 과정을 거치게 되면 40%대에 달하는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다. 1위 업체인 유니온스틸(25%) 보다도 우위에 설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당장 컬러강판 점유율을 높이는 것이 과연 포스코에 얼마나 득이 될지는 또 다른 문제였다. 동부인천스틸이 컬러강판뿐 아니라 석도강판, 강관, 형강 등 보유 가치는 상당 수준이긴 하지만 최근 철강 업황을 볼 때 이들 하공정 사업들은 성장 둔화가 시작됐다. 이에 따라 미래 성장력은 제한적이란 판단을 내렸다.

재무적으로 보더라도 5000억~7000억 원대 자금을 들여 인수를 하게 되면 감당해야 할 부담이 컸다. 지난 몇 년 동안 글로벌 신용등급이 크게 하락했고, 최근 국내 신용평가사마저 신용도를 강등했다. 포스코가 그토록 두려워하는 국내외 신용등급이 더욱 깎일 가능성을 키우고 있던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외부 자금 유출에 극히 민감해질 수밖에 없었다.

다만 이 같은 포스코의 판단은 패키지 매물 중에서 동부인천스틸에 국한된 부분이다. 포스코는 이번 실사 결과를 토대로 동부발전당진은 매력적인 매물이란 평가를 내렸다. 실제 권 회장은 "석탄발전사업(동부발전당진)은 포스코에 상당히 매력적인 사업 분야"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권 회장은 석탄발전에 포스코가 상당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철강 생산 업체로서 오랜 기간 엄청난 수량의 석탄을 원료로 활용해왔기 때문이다. 향후 4조 원대 투자비가 예상되는 동양파워 인수전에 4300억 원대 달하는 입찰가를 써낸 배경도 이런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

동부발전당진은 동양파워보다도 상대적으로 적은 투자비에 높은 수익성을 올릴 수 있는 매물이란 평가가 많다. 2015년 12월 말 100KW급 석탄 화력발전소 설립을 완료하고 2016년 1월부터 본격적인 전력 생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민간기업 중에서는 최초로 석탄발전 사업을 허가받은 곳이기도 하다. 2019년 상업생산이 예정돼 있는 동양파워보다도 조속한 시일 내에 성과를 안겨줄 수 있는 곳인 셈이다.

하지만 포스코 입장에서 동부발전당진의 매력을 보고 패키지 인수를 결정하게 되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결과를 낳을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산업은행은 이번 패키지 인수전에 포스코가 8000억~1조 원대 인수가를 써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동부인천스틸 매물가치를 5000억~7000억 원선, 동부발전당진을 3000억 원선으로 평가한 결과였다. 포스코 입장에서는 욕심나는 발전사업 인수를 위해 장기전망이 불투명한 사업을 더 큰 돈을 들여 가져와야 했던 셈이다.

결국 포스코는 패키지를 한꺼번에 사들이기보다 향후 동부발전당진이 별도 매물로 나오게 된다면 인수를 재검토하는 쪽으로 전략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권 회장은 "동양파워 인수에 너무 많은 자금을 쓴 것이 아니냐고 하는데 석탄발전사업의 성장성을 봤을 때 챙겨와야겠다는 생각이 컸다"며 "동부발전이 매물로 나오면 동양과 시너지 등을 고민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산업은행은 포스코의 동부패키지 인수 포기에 따라 동부인천스틸과 동부발전당진을 개별매각으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산업은행 류희경 수석부행장은 "공개 경쟁입찰 절차에 즉시 착수키로 했다"며 "동부발전당진은 이달 중 매각 절차를 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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