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건설사, 개발신탁으로 보릿고개 넘는다 '신탁+개발' 접목, 일감 확보 ..."대여금 부담, 설계변경 등 조건 완화해야"
길진홍 기자공개 2014-07-01 09:11:00
이 기사는 2014년 06월 27일 13: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신용위험 확대로 은행 문턱을 넘기 어려운 중견건설사들이 부동산신탁사로 몰리고 있다. 건설업황 부진으로 자금 부담이 늘고, 시행사 부도 등의 위험이 커지자 개발사업에 신탁을 접목한 ‘차입형신탁'으로 눈을 돌렸다.건설업계 일감기근과 맞물려 안정적인 공사비 확보를 장점으로 차입형신탁을 통한 개발사업 진출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시공사의 초기 자금 대여와 공사 과정에서 설계변경 등 사업 조건도 일부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6일 오후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건설공제조합 주최로 열린 부동산금융 간담회 자리에서 한호경 한국토지신탁 기획실장은 "최근 차입형신탁 증가로 부동산신탁사들의 매출과 수주가 확대고 있는 추세"라며 "개발사업과 신탁상품의 결합으로 건설사들의 시공 참여 기회가 대폭 늘어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한 실장에 따르면 지난해 부동산신탁사들의 수수료 총액(매출기준)은 2865억 원에 달했다. 차입형신탁과 비차입신탁이 각각 1664억 원, 1201억 원을 차지했다. 그동안은 비차입형신탁 수수료가 차입형신탁을 웃돌았으나 지난해부터 규모가 역전됐다. 수주금액은 3587억 원으로 역시 차입형 증가가 두드러졌다.
차입형신탁은 시행사가 신탁사에게 토지를 위탁한 뒤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신탁사는 공사비 등 자금조달을 책임지고, 시공사 선정 등 사업 전반을 운영 관리한다. 시공사는 공사대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차입형신탁은 그러나 여러 가지 걸림돌도 많다. 사업초기 토지매입을 위한 시행사 대여금 부담이 적지 않고, 설계변경 등이 까다로운 편이다.
이날 패널로 참석한 허은 한양 부사장은 "신탁사들이 시행사 대여금을 건설사에게 과도하게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며 "사업 초기 자금 부담을 시공이익 범위 내에서 적절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는 이자지급보증까지 요구해 사업 참여가 쉽지 않다"고 했다.
실제로 자금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중견건설사들이 각 사업장에 동시에 100억 원 안팎 대여금을 대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선급금을 받은 과정에서 보증을 받기 때문에 또다시 보증기관을 활용해 대여금 부담을 낮추기도 쉽지 않다.
한 실장은 이에 대해 "시공사의 자금 부담을 낮추는 방안을 현재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며 "블라인드펀드 등의 금융상품과 연계해 초기 사업비를 조달하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불가피한 설계변경을 허가해 달라는 요구도 잇따랐다. 고문철 양우건설 사장은 "공사기간 중 물가에 연동한 설계변경이 제한돼 적정 시공이익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이밖에 정부 주도로 추진 중인 주택임대리츠를 활용해 일감을 늘리는 방안도 제기됐다.
서민석 코람코자산신탁 이사는 "그동안 리츠는 사모로 자금을 조달해 오피스와 호텔 등에 주로 투자했다"며 "주택임대와 리츠를 결합할 경우 연 6% 이상의 안정인 수익실현이 가능한 상품 설계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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