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4년 07월 03일 15: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카드의 리스크관리 철학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일관성 있는 리스크관리'로 정리할 수 있다. 경기변동에도 시장과 고객이 납득할 수 있는 일관된 리스크관리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장경기에 민감한 카드사업 특성상 일관성 있는 리스크관리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경기변동에 따라 3등급에 있던 고객이 4등급으로, 7등급에 있던 고객이 6등급으로 오르내리는 것을 가장 먼저 체감하는 시장이 바로 카드시장이기 때문이다.

카드사는 타 금융기관 중복이용고객이 많아 부실이 늘어날 경우 은행 등 1금융권은 물론 저축은행, 대부업체까지 전 금융업권에 미치는 영향도 작지 않다. 특히 4~6등급의 중위등급 고객일수록 경기 변동에 민감해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이 크다. 카드사가 갑자기 한도를 줄일 경우 제도권 금융 밖으로 밀려날 위험이 높다.

지광수 신한카드 리스크관리 본부 상무(CRO)가 '리스크관리 시장의 첨병' 역할을 강조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지광수 신한카드 상무

지 상무는 "신한카드는 국내 카드시장에서 규모가 가장 크고 그만큼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커 리스크관리에서도 가장 앞에서 위험을 관리하고 부실 전이를 막을 수 있도록 첨병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기가 안 좋다고 갑자기 한도를 줄이거나 경기가 풀렸다고 갑자기 한도를 늘려버리면 시장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이같은 일을 막으려면 정교한 리스크관리를 통한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한카드가 다양하고 세분화된 고객 신용평가 모형을 꾸준히 개발하는 이유다.

"고객의 부채규모가 같아도 가처분 소득 등 여러 요인에 따라 상환능력은 다를 수밖에 없죠. 지난해에는 이같은 부채감당여력을 평가하는 모형을 만들어서 고객관리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총 부채규모가 같은 고객이라도 부채를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해 한도 상향 및 축소에 이용하는 것이다.

신한카드는 핵심고객층인 중위등급(4~6등급) 고객의 리스크 확대에 대비하기 위해 경기민감군 관리 모형도 개발해 모니터링 하고 있다.

지 상무는 "4~6등급 고객 중에는 최근 리스크 변동성이 높아진 고객층이 늘어나고 있어, 면밀한 검토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소득이 늘어나지 않은 상태에서 일시적으로 신용등급이 높아진 고객은 경기변동에 따른 리스크 발생 요인이 크다"고 설명했다. 중위등급 고객 중에서도 영업에 집중해야 할 고객과 리스크관리가 필요한 고객을 찾아낼 수 있는 선별적 관리가 필요한 것이다.

이를 위해 신한카드는 신용조회회사(CB사)가 제공하는 1~10등급의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부채수준, 상환능력 등 채무의 질을 평가할 수 있는 여러 기준을 추가해 신용등급을 1~12단계로 재분류했다. 이 중 1~3등급의 프리미엄(premium)등급과 4~8등급의 미들(middle)등급, 9~12등급의 리스키(risky)등급으로 구분해 미들 등급을 중점 모니터링하고 있다.

지 상무는 "경기민감군 관리 모형은 고객의 신용등급을 평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중위등급으로 뭉뚱그려 있던 고객 중 우량고객과 비우량 고객을 세분화하기 위해 활용하는 지표"라며 "효율적인 마케팅과 선제적인 리스크관리 모두를 실천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신한카드는 내년 신한금융지주의 신용리스크 내부등급법 모형 승인 심사를 앞두고 그룹 일정에 맞춰 내부등급법 적용을 준비하고 있다.

지 상무는 "비소매 부문의 경우 그룹의 단일신용평가 체계 구축이 진행되고 있고 소매부문은 승인준비를 위해 이미 구축된 신용리스크관리 시스템과 모형을 종합적으로 점검했다"며 "이번 3분기부터는 그룹의 내부등급법 준비에 맞춰 본격적으로 승인준비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지광수 신한카드 상무 주요 경력

△1988. 12 LG카드 입사
△1995. 6 LG카드 할부기획팀장
△2003. 12 LG카드 리스크 매니지먼트 팀장
△2004. 4 LG카드 영업기획팀장
△2005. 1 LG카드 상품개발담당 본부장
△2006. 8 LG카드 고객서비스담당 본부장
△2007. 10 신한카드 할부리스영업 본부장
△2011. 1~ 신한카드 리스크관리본부 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