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폭 넓히는 한진가 3세, '후계 승계' 구도는? 개인회사 사업 확장·경영전면 등장..자산 증식·고유 영역 구축 주목
박창현 기자공개 2014-07-16 14:55:00
이 기사는 2014년 07월 14일 11: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의 차기 경영권 승계 주자인 오너가 3세들이 경영 보폭을 넓혀나가고 있다. 개인 회사의 사업 영역을 넓혀나고 있고 지배구조 핵심 계열사들 대표이사 자리도 꿰차고 있다.그룹 영향력을 높이는 동시에 후계 승계 시 필요한 재원 확보까지 염두에 둔 전략적 행보로 분석된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은 올해 초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조원태 부사장은 IT 계열사인 유니컨버스에 이어 두번 째 대표이사 직함을 받게 됐다. 유니컨버스의 경우, 조원태 부사장이 개인 최대주주인데다 사실상 오너가 개인 회사라는 점에서 대표이사 직함의 무게감은 크지 않다. 반면 한진칼은 한진그룹 지배구조 재편의 핵심축을 맡고 있는 계열사로 향후 중대 의사결정을 내려야 할 사안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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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한진칼을 정석기업과 ㈜한진 등 다른 계열사와 언제, 어떤 방식으로 합병해 지주사 전환 작업을 마무리할지가 당면 과제다. 또 한진칼과 대한항공 주식 교환 절차도 남아있다. 오너 일가는 대한항공 주식을 현물 출자하는 대가로 한진칼 주식을 받아, 그룹 지배력을 높여야 한다. 오너가 지배력 강화와 관련된 과제가 산적해 있는 셈이다.
결국 조양호 회장은 그룹 지배구조 재편 업무를 장남인 조원태 부사장에게 맡긴 것으로 해석된다. 대한항공 경영 전략 및 영업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조원태 부사장은 그룹 지배구조 재편 업무까지 도맡으며 그룹 내 영향력이 크게 높아졌다는 평가다.
차녀인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도 올해 1월 계열 부동관 관리업체인 정석기업의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정석기업 역시 한진그룹 지배구조 재편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한진그룹의 부동산 관련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정석기업은 조양호 회장과 3남매 보유 지분이 약 32%에 달한다. 정석기업이 '한진칼→정석기업→㈜한진→한진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의 한 축을 맡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조현민 전무에게 지주사 전환의 핵심 역할을 맡겼다는 평가가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오너 3세들은 보다 활발히 경영 전면에 나서는 동시에 내부 승계를 염두에 둔 내실 챙기기도 잊지 않고 있다. 한진가 3남매는 최근 개인회사인 '싸이버스카이'를 통해 ㈜한진이 운영하고 있던 특산물 온라인 홈쇼핑 '한진몰'을 인수했다. 대한항공 면세점 온라인 위탁 판매와 광고 업무를 맡고 있던 싸이버스카이는 일반 온라인 쇼핑몰 시장까지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게 됐다.
싸이버스카이는 3남매가 지분 100%를 소유한 오너가 개인회사로, 조원태 부사장과 조현아 부사장, 조현민 전무가 각각 33.3% 씩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따라서 싸이버스카이가 성장할수록 3남매 보유 자산이 증식되는 효과를 가져온다. 더욱이 3남매가 현재까지 물려받은 계열사 주식은 동일하게 한진칼 1.08%, 정석기업 1.28%, ㈜한진 0.03% 뿐이다. 따라서 향후 후계 승계 및 사업 분리 과정에서 많은 자금이 필요할 수 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싸이버스카이는 확실한 현금 창고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싸이버스카이는 이미 그룹 일감 지원을 토대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전체 매출액 43억 원 가운데 83.7%에 해당하는 36억 원을 계열사와의 내부 거래를 통해 벌어들였다. 대표적으로 대한항공과 △기내 면세품 온라인 위탁판매와 △웹사이트 유지 보수 △광고 용역 수의계약을 체결해 32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여기에 ㈜한진의 전국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쇼핑몰 사업까지 맡아 외형 성장의 기회로 삼으면서, 향후 후계 승계를 위한 재원 마련에 더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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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의 차기 후계 구도는 조원태 부사장이 대한항공 등 핵심 사업을 가져가고, 조현아 부사장과 조현민 전무가 각각 호텔업과 저비용 항공사 진에어를 물려 받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사업 분리 역시 많은 자금이 필요한 과정인 만큼, 싸이버스카이를 통한 승계 재원 마련 단계가 선행된 후에야 사업 분리 논의도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진그룹은 아직 3세 후계 구도가 명확히 정해지지 않은 상태인 데다 지분 승계도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며 "오너 3세들 입장에서는 개인회사를 지렛대 삼아 승계를 위한 재원을 확보하는 데도 많은 공력을 쏟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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