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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레이' 가족 된 도레이케미칼, 시작부터 삐걱 [Company Watch]필름·섬유사업 부진, 무더기 차입금...고베팅 논란

김익환 기자공개 2014-07-15 08:17:18

이 기사는 2014년 07월 14일 11: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본 도레이그룹 일원으로 새출발하는 도레이케미칼(옛 웅진케미칼)이 출발부터 흔들리고 있다. 주력사업 부진과 무더기 차입금이란 '암초'로 실적이 뒷걸음질치고 있다.

도레이케미칼의 낮은 수익구조를 감안할 때 도레이그룹이 무리한 베팅을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도레이케미칼은 지난 1분기 매출액과 당기순손실이 각각 2426억 원, 13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했고 순손익은 적자전환했다.

적자전환 배경은 도레이케미칼의 고질적 문제점인 주력사업 부진과 무더기 차입금에서 비롯했다. 향후 적자구조가 고착화할 우려감도 적잖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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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레이케미칼의 주력사업은 매출의 70% 언저리를 차지하고 있는 섬유(Fiber) 부문으로, 산업·의류용 폴리에스터 단섬유(PSF) 등을 생산한다. 하지만 PSF 등의 원료인 테라프탈산(TPA)과 모노에틸렌글리콜(MEG)의 가격이 출렁이고 있고 신흥국 시장 중심으로 공급과잉 현상이 빚어지면서 수익성도 뒷걸음질쳤다.

도레이케미칼의 섬유부문은 2013년 각각 6577억 원, 50억 원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7.3%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5분의 1로 줄었다. 올 들어서도 실적부진은 이어져 섬유부문에서 영업익으로 14억 원을 기록했지만 순손익은 -27억 원을 나타냈다.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필름 부문은 사정이 더 나쁘다. 2012년과 2013년 각각 51억 원, 54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올해 1분기에도 11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섬유·필름사업 부문이 실적을 까먹으면서 도레이케미칼의 골칫덩이로 전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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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덩이처럼 쌓인 차입금도 실적을 갉아먹고 있다.

지난 1분기 말 도레이케미칼의 차입금은 3193억 원에 달한다. 2013년 산업은행 등에서 금리 5.96%로 2200억 원의 신디케이트론을 조달한 여파가 컸다. 대부분의 차입금을 5%를 넘는 금리로 조달한 탓에 해마다 120억~140억 원을 이자비용으로 쓰고 있다. 2013년과 2012년 지출한 이자비용은 각각 139억 원, 124억 원에 달했다. 연간 영업이익이 280억 원 안팎이라는 점에서 번 돈의 절반가량을 이자 갚는데 쓰고 있는 셈이다.

곳곳에 놓인 암초로 도레이케미칼의 비전달성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지난 3월 도레이그룹에 인수된 도레이케미칼은 지난 9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2020년 매출 2조 원, 영업익 1500억 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지만 섬유·필름사업 부진과 높은 이자비용 탓에 비전을 달성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도레이그룹이 도레이케미칼 인수를 무리하게 진행했단 지적도 하고 있다. 업계는 당초 도레이케미칼 몸값을 2000억 원 초중반 수준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입찰에서 도레이그룹은 4300억 원을 제시해 경쟁업체보다 1000억 원 안팎을 더 써내며 무리한 베팅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도레이케미칼의 수익구조를 감안하면 4300억 원의 인수대금을 회수하는 게 여의치 않아 보인다.

도레이첨단소재와 도레이케미칼이 구미 공장 설비와 직원시설을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는 게 고베팅의 배경이었다는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구미공장 등의 사업상 기밀유지와 시너지 효과를 위해 경쟁업체보다 훨씬 높은 가격을 인수금액으로 제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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