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4년 07월 16일 07: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ELS 시장의 70% 이상은 2000년대 중반부터 스텝다운(step down)형 ELS가 장악을 하고 있다. 스텝다운형이란 발행 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조기상환 배리어가 최초 기준가 대비 점점 낮아지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 계단을 밟아 내려가는 것과 유사해 스텝다운형이란 이름이 붙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가가 크게 하락하지 않아도 약속된 쿠폰수익률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증권사들이 금융투자협회에 배타적 사용권을 신청하는 ELS조차 스텝다운형을 약간 변형시킨 형태가 대부분이다.국내 ELS 시장과 가장 비슷한 형태를 보이는 곳은 유럽이다.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공모시장이 발달해 있고 스텝다운형이 다수를 이루는 것도 유사하다. 차이점이 있다면 유럽 ELS 시장은 원금보장형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유럽이 우리나라보다 ELS 시장이 먼저 형성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유럽 역시 종목형 ELS와 지수형 ELS가 인기를 끌었던 시절이 있었다. 이들 상품이 녹인(원금손실 발생 기준가격)에 진입해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면서 점차 리스크가 낮은 상품으로 투자자들도 옮겨갔다. 종목형 ELS에서 지수형 ELS로, 다시 원금보장형 ELS로 옮겨간 것이다.
유럽 투자자들은 저금리에 길들여지면서 종목형과 지수형 ELS의 높은 리스크를 감수하려 하지 않는다. 은행 예금 금리에서 1~2%포인트 정도의 수익을 보장해주는 원금보장형 ELS로도 충분히 만족해한다. 다만 국내 시장과 다른 점이 있다면 좀 더 다양한 ELS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것이 기초자산의 주가가 상승하면 상승률의 일정 부분을 투자자들에게 수익으로 돌려준다는 점이다. 일례로 기초자산 주가가 100% 상승할 경우 참여율이 50%라면 투자자는 상승분의 50%를 수익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 반면 스텝다운형은 기초자산 주가가 아무리 상승해도 투자자들이 가져가는 수익은 쿠폰수익률을 넘을 수 없다. 투자 수익은 온전히 발행사의 몫으로 돌아간다. 즉, 발행사의 수익은 무한대인 반면, 투자자의 수익은 한정돼 있는 것이다.
증권사들은 최근 2년간 국내 증시의 저변동성으로 ELS 쿠폰수익률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며 울상이다. 투자자들에게 높은 수익을 안겨주지 못해 시장이 줄어들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모습도 엿보인다. ELS 시장이 2012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40조 원 후반 대에 머문 것이 이들의 조바심을 키우는 원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증권사들이 ELS 시장의 확대를 위해 새로운 시도를 등한시한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일각에서는 증권사들이 내놓은 ELS 쿠폰수익률을 좀 더 높일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해외 지수 3개를 기초자산으로 설정하면서 쿠폰수익률이 10%를 넘지 못하는 것은 증권사의 운용마진과 발행마진이 과도한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ELS 시장을 감독하는 금융감독원 복합금융감독국도 새로운 ELS의 발행에 대해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최근 KOSPI200 레버리지와 EURO STOXX50 레버리지 ELS의 공모발행을 허가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주변 환경이 우호적인 지금, 증권사들이 새로운 시도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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