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인 삼성증권, 고수익 ELS 발행 이유는? 10397회, 삼성전자에 베팅해 수익률 7% 설정
이상균 기자공개 2014-07-21 15:13:02
이 기사는 2014년 07월 16일 16: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증권이 최근 쿠폰수익률을 크게 높인 혼합형 ELS를 발행해 시장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동안 리스크가 낮은 지수형 ELS를 주로 발행해온 삼성증권의 과거 행보와는 차이가 크다. 삼성증권의 파생상품 전략에 변화가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지난 14일 KOSPI200과 삼성전자를 기초자산으로 설정한 ELS 10397회를 공모 발행했다. 이 상품은 스텝다운형 ELS로 만기는 3년, 조기상환은 발행 이후 매 6개월마다 가능하다. 녹인(원금손실 발생기준 가격)은 60이며 조기 및 만기상환 배리어는 95-95-90-90-85-85다. 발행액은 18억 원이다.
눈에 띄는 점은 ELS의 쿠폰수익률이 7%에 달한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10397회와 똑같은 기초자산과 구조로 설계할 경우 최대 6% 중반을 넘기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삼성증권이 최소 50bp 이상 쿠폰수익률을 높게 잡았다는 얘기다.
기초자산을 살펴봐도 쿠폰수익률을 높이기 쉽지 않은 구조다. KOSPI200과 삼성전자는 시기별로 미세한 차이가 있지만 상관관계가 0.9에 달한다. KOSPI200과 삼성전자의 주가는 상승과 하락이 함께 이어질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이는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비중이 보통주 16.89%, 우선주 2.02% 등 18.91%에 달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기초자산의 상관관계가 높을수록 쿠폰수익률은 하락한다.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쿠폰수익률을 올리기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우선 ELS 판매마진을 줄이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종목형 ELS는 80bp, 지수형 ELS는 40bp 수준이다. 삼성증권의 ELS가 혼합형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판매마진은 60bp 안팎으로 추정된다. 줄어든 판매마진만큼 쿠폰수익률이 올라가는 구조다. ELS 운용수익을 끌어올리는 방법도 있지만 리스크가 높아 대형 증권사에서는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 인지도가 낮은 중소형 증권사들이 애용하는 방법이다.
삼성증권은 판매마진보다는 운용마진을 노리고 ELS를 설계했다고 밝혔다. 특히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하락한 삼성전자의 반등 가능성에 베팅했다는 설명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좀 더 많은 일반투자자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 쿠폰수익률을 높여 잡기는 했지만 판매마진을 줄인 것은 아니다"며 "삼성전자의 주가가 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운용수익도 늘어날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주가가 오르면 변동성이 줄어들지만 이번에는 140만~150만 원대로 회복을 해도 변동성이 더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주가가 상승할 경우 1차 조기상환 가능성이 높아지고 발행사의 운용 부담이 줄어든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이 같은 공격적인 ELS 설계에 대해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삼성증권이 그동안 투자 리스크가 낮은 지수형 ELS 발행에 주력해왔기 때문이다. 덕분에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대형 증권사들이 발행한 종목형 ELS가 줄줄이 녹인에 진입하며 곤욕을 치렀지만 삼성증권은 예외였다.
증권사 관계자는 "삼성증권이 혼합형 ELS를 설계한 것과 쿠폰수익률을 이처럼 올려 잡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지만 삼성증권의 파생상품 전략이 미세하게 수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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