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인수 2년, 시너지효과 '미미'…비용만 늘어 [하나-외환은행 통합]② IT·신용카드 통합작업 지지부진…중복비용으로 CIR 상승
윤동희 기자공개 2014-07-22 08:51:27
[편집자주]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을 인수한 지 2년이 지났지만, 인수에 따른 시너지는 전무한 실정이다. 외환은행의 경쟁력은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다. 하나은행의 리테일 경쟁력과 외환은행의 기업금융 경쟁력의 결합이라는 통합 비전은 보이지 않는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조기)통합이 대박"이라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통합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자는 것이다. 이에 머니투데이 더벨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간 조기 통합이 필요한 이유 등 통합 이슈를 짚어보는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2014년 07월 17일 11: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통합론이 나오는 이유는 두 은행 체제 아래에서는 시너지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데 있다. 그룹은 카드, IT 등 은행 간 통합을 제외한 부문에서 통합효과를 기대했으나 노조 반대로 지연되고, 중복비용 발생으로 지출만 많아지는 등 지난 2년 간 별다른 수확을 내지 못했다.하나금융지주는 외환은행에 독립경영을 보장할 당시, 은행 합병이 아니더라도 신용카드나 IT부문의 통합을 통해서 인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노조와 작성한 2.17합의서에도 'IT, 신용카드의 경우에는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해 실행할 수 있다'는 내용이 언급돼 있다.
그룹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IT업무를 통합해, IT인력을 효율화하고 프로세스 표준화, IT자원 통합 구매 등을 통해 관련부문에서만 연 1000억 원에 달하는 비용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신용카드 부문에서도 회원모집과 서비스수수료를 절감하고 신용카드의 전산프로세스를 통합해 운영비용을 아낄 계획이었다. 지주에서는 향후 5년간 IT투자 부문 통합으로 연 평균 799억 원의 비용을, 신용카드 통합으로 674억 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전산통합은 노조의 반대로 지연되고, 신용카드 통합은 내년으로 미뤄지면서 해당 부문의 시너지 효과는 물론 비용절감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하나금융그룹은 중복투자로 비용 지출만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하나금융그룹의 지난해 말 조정 총영업이익경비율(CIR·Cost Income Ratio)은 59.9%다. 이는 2012년 4분기 대비 6.5% 포인트 오른 수치다.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을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투뱅크 체제 탓에 발생하는 중복비용의 영향이 컸다는 설명이다.
실적 발표당시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타 그룹 대비 높은 비율로, 내부에서는 이러한 CIR 급등에 대해 심각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도 "투뱅크 체제에서 오는 중복비용 요인이 있고 하나은행 본점 이전에 따른 관리비용도 있어 2014년에는 6% 초반대의 SG&A (Selling General and Administrative Expenses, 판매관리비)의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 상태로는 올해에도 높은 경비율을 기록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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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하나금융그룹은 조기통합으로 이 같은 중복비용을 줄이고, 은행 통합으로 실질적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하나금융그룹은 인도네시아 법인 통합을 투뱅크 체제 아래에서의 이룬 거의 유일한 성과로 꼽고 있다. 해외법인이긴 하지만 은행 통합결과 가시적인 실적 개선이 이뤄지면서 하나-외환은행 합병 이후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설명이다.
외환-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PT Bank KEB Hana)은 지난 3월 출범했다. 불과 통합 3개월 사이에 인도네시아 자산과 대출, 예금 등이 10~20% 증가했다. 연말까지는 50% 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말 예상 손익은 전년대비 42% 증가하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0%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주로 한국 기업 고객을 보유하고 있는 외환은행과 현지 대출이 많은 하나은행이 합쳐져 자금조달과 운용이 효율적으로 이뤄지고 리테일 기반을 확대해 통합시너지를 낼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법인통합 실적을 두고 "인도네시아 법에 따라서 3월 11일에 통합이 이뤄졌는데 실적이 빠르게 좋아지고 있다"며 "금융은 역시 통합해야 코스트가 줄고 순이익이 올라간다"고 말하기도 했다. 양행 합병으로 실적이 빠르게 회복될 수 있다는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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