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4년 07월 18일 14: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투자증권의 합병을 앞둔 NH농협증권이 고수익 ELS(ELB 포함)와 DLS(DLB 포함)를 시장에 내놓았다. 쿠폰수익률이 최대 4.5%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수억 원 이상을 손해 보는 상품이다. 증권업계에서는 고객 기반이 약한 NH농협증권이 다소 손실을 감수해서라도 고객 기반을 넓히겠다는 의도로 해석하고 있다.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농협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은 6월 중순부터 ‘뉴 하모니(New Harmony) 페스티발'을 열어 ELS와 DLS를 특별판매(특판)하고 있다. 기존 상품에 비해 수익률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의 특판 상품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우리투자증권이 내놓은 상품은 3가지다. KOSPI200 지수의 상승률에 따라 수익을 지급하고 원금의 103%를 보장하는 ELB와 기초자산으로 HSCEI와 Eurostoxx50를 설정하고 녹인이 50, 쿠폰수익률이 연 9%인 ELS, 중국교통은행의 신용사건과 연계한 연 3.65%의 DLS 등이다. 현재까지 이들 상품은 1000억 원 이상이 발행될 정도로 인기를 모았지만 기존 상품에 비해 수익률이 월등히 높다고 보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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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NH농협증권의 특판 상품은 종류가 단순하다. ELB 3종(360회, 371회, 376회)과 DLB 1종(144회) 등 총 4종이다. 모두 만기가 4개월이며 조기상환 기회는 부여하지 않는다. 동일한 상품 구조에 기초자산만 현대차, 삼성전자, CD91일물로 변경한 것이 특징이다.
눈 여겨볼 점은 쿠폰수익률이다. 발행 이후 4개월이 지나 만기평가가격이 최초기준가의 100% 이상일 경우 연 4.51%를 지급하고 반대로 100% 이하일 경우에는 연 4.5%를 지급한다. 만기상환 조건의 충족 여부에 따른 수익률 차이가 0.01%에 불과하다는 점도 이례적이지만 최소 연 4.5%를 보장한다는 것은 파격적이다. 우리투자증권의 ELS보다도 1.5%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다.
문제는 이들 상품의 역마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원금을 보장하는 ELB와 DLB는 자산의 97% 이상을 채권으로 헤지한다. 18일 기준 국고채 3년 수익률이 2.52%, 회사채(AA-) 3년 수익률이 2.87%인 것을 감안하면 4.5% 달성은 사실상 어려운 구조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최근 NH농협증권 관계자를 불러 특판 상품의 금리가 너무 높은 것 아니냐고 우려를 전한 바 있다"며 "지주사에서 이미 관련 예산을 편성했기 때문에 걱정하지 말고 판매하라는 지시를 들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일단 시장의 반응은 뜨겁다. 1종당 목표 모집액인 150억 원의 6배 이상 되는 금액이 몰리면서 목표 판매액 600억 원을 순조롭게 달성했다. ELB 360회의 청약율은 701%, DLB 144회는 699%, ELB 376회는 690%, ELB 371회는 600%를 기록했다.
역마진을 감수하면서 NH농협증권이 고수익 ELB와 DLB를 판매하는 것은 취약한 고객 기반을 확장하기 위해서다. NH농협증권 관계자는 "800억 원 규모의 ELS와 DLS를 특판할 경우 약 4억 5000만 원 정도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NH농협증권의 지난해 ELS, DLS 발행 순위는 모두 10위 권 밖이다. 우리투자증권이 지난해 ELS 4조 9577억 원, DLS 2조 5881억 원으로 각각 발행규모 2위를 차지한 것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시장 지위에서 열세에 있다. NH농협증권 입장에서는 다소 손실을 보더라도 특판 판매로 신규 고객 확대를 노릴 필요성이 크다.
증권사 관계자는 "과거 대형 증권사가 특판 RP 판매를 통해 20억 원가량 손실을 입었지만 TV광고에 200억 원을 쏟아 부었을 때와 비슷한 수의 고객이 유입됐다고 한다"며 "당장은 NH농협증권이 역마진으로 손실을 입겠지만 특판 상품 판매를 통해 유입된 고객을 장기적으로 유지시켜 나간다면 회사 입장에서도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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