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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술조합·창투조합, 통합관리 '절실' [벤처금융 제도 일원화④]동일 업무 불구 관리·감독 이원화··중기청으로 벤처금융 관리 일원화돼야

김동희 기자공개 2014-08-13 08:35:00

이 기사는 2014년 08월 07일 09: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위원회가 관할하는 신기술금융조합과 중소기업청이 감독하는 창업투자조합을 통합 관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벤처·창업기업 지원이라는 동일한 사업을 영위하면서도 담당기관이 달라 업무 혼선과 비효율이 발생한다는 이유에서다. 금융위가 신기술금융전문회사 설립 문턱을 창업투자회사 수준으로 낮추기로 하면서 관련법과 제도를 통일 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현재 신기술사업금융조합은 '여신전문금융업법(이하 여전법)'에, 창업투자조합은 '중소기업창업지원법'에 설립근거를 두고 있다.

정부는 지난 1986년 벤처금융을 도입하면서부터 이원화된 관리·감독 체계를 갖도록 했다. 초기에는 역할이 달랐다. 투자 업무의 중복도 크지 않았다. 벤처·창업기업 투자는 동일하게 진행했지만 신기술금융사가 갖고 있는 고유의 융자 업무로 인해 자연스럽게 투자 기업 규모에 차이가 발생했다. 투자범위에 제한이 없어 벤처나 창업기업뿐 아니라 코스닥 상장사와 중견기업까지 투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신기술금융사는 투자 리스크를 낮추기위해 창투사와 달리 규모가 큰 중소기업이나 코스닥 상장기업에 초점을 맞출 수 밖에 없었다.

시간이 갈수록 신기술금융사와 창투사의 경계가 모호해졌다. 2005년 모태펀드 설립 이후 신기술금융사도 한국벤처투자조합(KVF) 결성이 가능해지면서 양 사업자간 경쟁이 치열해졌다. 관할기관과 조합결성 주체만 다를 뿐 업무도 점점 동일해졌다. 되레 창투사가 역차별이라며 불만을 토로할 정도다.

최근 금융위가 여전법 개정을 통해 신기술금융사의 설립자본금을 200억 원에서 50억 원으로 대폭 낮추키로하면서 형식적인 설립 요건까지 같아지게 됐다.

창투사와 신기술금융사를 굳이 구분해 관리·감독할 필요성이 없어진 것이다. 그 동안 양쪽의 관리체계가 달라 유한책임사원(LP)들은 출자 때마다 별도의 기준을 마련해야 했다. 정보공개나 규제도 달랐다. 벤처기업과 창업기업 투자 등의 통계에서 조차 서로 다른 기준이 적용돼 정확한 집계가 힘든 상황이다.

투자를 받는 기업입장에서도 벤처조합과 신기술투자조합이 투자 이후 요구하는 자료나 관리체계가 달라 혼란을 겪고 있다.

벤처캐피탈협회 김형수 전무는 "그 동안 여러차례 벤처금융에 대한 관리감독을 단일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지만 그 때마다 부처간 이견으로 흐지부지됐다"며 "금융위가 여전법 개정안을 내놓은 지금이 창투사와 신기술금융사의 통합 관리를 논의할 적기"라고 말했다.

현재 창투사는 모두 101곳이, 신기술금융사는 14곳이 등록돼 있다. 이번 여전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창투사는 줄고 신기술금융사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설립요건이 같다면 투자범위에 제약이 없는 신기술금융사가 더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신기술금융사는 연간 투자액의 15배 미만의 금액을 융자해줄 수 있는 기능도 있어 투자수익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구조를 만들수 있다.

동일한 사업을 영위하는 창투사와 신기술금융사가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을 찾아 설립근거를 달리하는 경쟁을 펼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금융위와 중기청 등 정부 부처간 힘겨루기로 이어질 수 있다.

벤처캐피탈 업계에서는 중소 벤처·창업기업 지원이라는 정부의 정책 목적을 위해서라도 단일화된 관리·감독체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창업·중소기업과 창투사의 연결고리 역할을 해왔던 중기청이 그 동안의 관리 노하우를 제대로 활용토록 해야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신기술금융사의 진입장벽을 낮추도록 하는 조치는 신규로 진입하는 회사를 유치한다는 목적보다 창투사의 신기술금융사 전환을 유도하려는 의도가 큰 것 같다"며 "벤처금융시장이 확대되고 중소·벤처기업 지원하는 설립목적에 부합할 수 있도록 통일된 관리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 동안 신기술금융사를 방치해온 금융위 보다는 벤처금융시장 활성화에 기여한 중기청이 더 적합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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