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루브, 설립 후 첫 채권 수요예측 성공할까 [발행사분석]2011년 이후 수익성 악화, 차입금 확대 부담
이길용 기자공개 2014-08-18 10:03:20
이 기사는 2014년 08월 13일 10: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루브리컨츠(AA-, 안정적)가 2012년 4월 이후 처음으로 회사채를 발행한다. 윤활유 시장에서의 우수한 시장지위와 SK그룹의 우수한 대외신인도를 바탕으로 투자 수요를 무난히 모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다만 공급과잉으로 수익성이 최고 실적을 기록했던 2011년 이후 감소하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향후에도 증설로 인한 공급 과잉이 이어져 수익성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설비 투자 자금을 외부조달에 의존하면서 차입금도 2배 이상 늘었다.
◇ 시장지위 우수, 계열사와 사업 연계성 높아
SK루브리컨츠는 내달 5년 만기 1500억 원의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9월 만기가 도래하는 1500억 원의 회사채를 차환하기 위해서다. KIS채권평가에 따르면 8월 11일 SK루브리컨츠의 5년물 개별민평은 3.04%로 자기등급(AA-) 평균 금리보다 14bp 낮았다.
민평금리는 다소 강하지만 윤활유 부문에서의 우수한 시장지위와 SK그룹의 에너지 계열사라는 점이 수요예측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SK루브리컨츠는 윤활유 시장에서 국내 1위, 세계 4위의 안정적인 시장지위에 올라 있다. 윤활유는 원유 고도화설비로부터 생산되는 미전환유(UCO)를 원재료로 활용하기 때문에 고도화설비를 보유하지 않은 정유 업체는 시장 진입이 어렵다. 안정적인 시장지위를 향후에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루브리컨츠는 국내 정유업계 1위인 SK에너지로부터 원재료를 공급받아 윤활유를 생산한다. SK그룹 계열사와 사업 연계성이 높고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의 지분율이 100%라 SK그룹의 지원가능성은 높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 공급 과잉으로 수익성 악화...투자 자금 차입으로 조달
SK루브리컨츠는 2011년 5142억 원의 영업이익으로 최고의 실적을 올렸다. 이후 2012년과 지난해 영업이익이 각각 2999억 원과 1556억 원을 기록해 감소세를 보였다. 영업이익이 줄면서 2011년 17.2%에 달했던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5.2%로 급감했다. 올해 1분기에는 7.5%로 소폭 상승했다.
2012년부터 수익성이 악화된 이유는 유럽 재정위기의 여파로 유럽의 윤활유 수요가 둔화했기 때문이다. 이후 페트로차이나 등이 윤활유 공장 증설에 나서면서 공급과잉이 심해져 수익성은 더욱 악화됐다.
향후에도 예년 수준의 수익성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윤활유 고급제품(Group2, Group3) 공장의 증설이 계속 이어져 수급 불균형이 해결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Group3는 올해 하반기 130만 톤의 증설이 계획되어 있고 2018년까지 300만 톤이 추가적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Group2의 경우 현대쉘베이스오일이 하반기 65만 톤을 증설하고 중국에서 100만 톤의 윤활유를 추가적으로 공급한다.
공급과잉이 지속되면서 영업현금흐름(OCF)도 2012년 이후 2000억 원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증설 투자는 계속 이뤄지지만 벌어들인 현금으로 투자 자금을 충당하지 못해 SK루브리컨츠는 자금 조달을 차입에 의존하고 있다.
2011년 4778억 원이었던 순차입금은 2012년 9914억 원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지난해부터는 차입금 감축에 성공해 올해 1분기 순차입금은 8535억 원을 기록했다. 차입금이 늘면서 커버리지 지표도 악화됐다. 2011년 1.1배에 불과했던 '순차입금/OCF'는 올해 1분기 3.4배로 악화됐다.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도 같은 기간 126.7%와 34.3%에서 156.1%와 46.4%로 높아졌다.
최주욱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윤활유 설비 증설로 인해 공급과잉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단기간 내 2011년 수준으로 실적이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며 "올해 하반기 이후 설비·지분투자가 축소될 것으로 전망돼 재무구조 개선은 기대해 볼 만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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