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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위니아만도 인수 포기하나 노조의 무리한 요구에 발목… 현대百 "현 상태로는 인수 불가"

정호창 기자공개 2014-09-01 16:56:18

이 기사는 2014년 08월 27일 08: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VC캐피탈의 위니아만도 매각에 빨간불이 켜졌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위니아만도 노조의 무리한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며 '인수 철회' 카드를 꺼내들었기 때문이다.

27일 인수합병(M&A)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은 전날 위니아만도 매각 주관사인 골드만삭스에 인수의사를 철회하겠단 입장을 전달했다. 위니아만도 노조가 전국금속노동조합(이하 금속노조)과 연대해 수용 불가능한 무리한 요구조건을 내걸고 있어 인수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게 현대백화점그룹의 입장이다.

M&A업계에 따르면 금속노조는 26일 위니아만도와 현대그린푸드 대표 앞으로 '매각에 따른 특별단체교섭 요구 및 요구안 전달의 건'이란 공문을 보냈다. 금속노조는 이 공문을 통해 매각자인 CVC캐피탈에 매각 대금의 7%(약 105억 원)를 거래종결 1개월 안에 위니아만도 전 종업원에게 매각 위로금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금속노조는 현대그린푸드에는 위니아만도 우리사주조합에 거래 종결 후 소유하게 될 주식의 5%를 무상 출연할 것을 요구했다.

금속노조는 이외에도 △인원 구조조정 불가 및 전 종업원에 대한 고용과 정년 보장 △구조조정시 퇴직자에게 평균임금 60개월 분 위로금 지급 △회사 조직 2년간 유지 보장 △기존 생산부문 사내 하도급 전환 금지 △생산 아이템 외주화 금지 △인수부채의 회사 전가 금지 △조합과의 합의 없이 회사 자산의 대여 및 담보·지급보증 제공 금지 △조합과의 합의 없이 지분 출자나 M&A시 회사 자금 사용 금지 등을 요구조건으로 내걸었다.

금속노조는 이 같은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관철될 때까지 15만 금속노조원이 총력 투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M&A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회사 경영권을 노조에 맡기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인수자 입장에선 큰 돈을 투자해 지분을 취득하는 의미가 없어지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위니아만도 임직원 모두가 금속노조의 입장에 동조하진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집행부 일부를 제외한 임직원 상당수는 회사가 현대백화점그룹에 매각돼 다시 범현대가 일원이 되길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회사 관계자는 "외국계 사모펀드가 대주주라 사실상 주인 없는 회사로 지난 15년을 보냈다"며 "회사의 발전과 미래를 위해선 이번에 현대백화점그룹에 편입되어야 한다는 게 임직원 다수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노조 집행부가 강경 노선을 고집하고 있어 일반 노조원 상당수가 침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니아만도 대주주인 CVC캐피탈은 노조의 요구안이 제시되기 전 나름대로 임직원 보상방안을 세워두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그룹에 지분을 매각하고 난 뒤 직원 1인당 급여 수개월 분에 해당하는 위로금을 지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현대백화점그룹이 인수를 포기하기로 확정할 경우 이 같은 계획은 수포로 돌아간다. CVC캐피탈은 위니아만도 매각이 불발될 경우 회사에 신규 투자를 집행할 여력도 없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라 투자 자금을 마련할 방법이 마땅치 않고 의지도 약하기 때문이다.

M&A업계 관계자는 "위니아만도 노조 집행부와 금속노조가 강경책을 철회하지 않는 한 회사 매각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새 주인 찾기가 늦어질수록 위니아만도의 경쟁력과 기업가치는 점점 하락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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