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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선 BBB급 3사 '탈출구는' [Credit Outlook 점검]한신공영·계룡건설·대성산업, 재무트리거 달성 여부 주목

이승연 기자공개 2014-09-02 14:02:16

이 기사는 2014년 08월 29일 08: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용등급 강등 위기에 몰린 한신공영(BBB+), 계룡건설(BBB+), 대성산업(BBB-)에게 탈출구가 안보인다. 신용평가사들은 상반기 정기평가를 통해 이들의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다음 정기평가까지 수익성 및 재무적 지표의 개선이 불가피하지만 지금으로선 3사 모두 버거운 상황이다.

한신공영의 경우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해온 관급공사가 중단될 위기에 처하면서 수익성 회복에 적신호가 켜졌다. 계룡건설은 지난 1분기 개선된 실적을 두고 평가사들의 의견이 갈리지만 주택 경기침체, PF우발채무 등은 여전히 등급 하향을 압박하는 요인이다. 대성산업은 올 초 제시한 1조 원 규모의 자구안 시행 속도가 더뎌지면서 투기 등급으로의 강등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신공영, 관급공사 중단 위기…수익성 개선 불투명

한신공영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6월 수시평가를 통해 한신공영의 신용등급(BBB+)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관급공사의 저조한 채산성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재무 개선이 더딜 것이라는 것이라는 게 두 평가사의 공통된 분석이다.

등급 전망 조정에 앞서 한신공영은 회계법인을 기존 한영회계법인에서 삼일회계법인으로 변경한 후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52억 원에서 6억 원의 손실로 적자전환됐다. 삼일회계법인이 그간 도급사업으로 분류한 안산 유통업무 사업장을 자체 사업으로 평가, 금융비용과 임대 수수료 등을 한신공영 실적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통상 SPC를 설립하고 사업을 진행할 경우 시공사 자체 사업으로 보기 어렵지만 삼일회계법인은 이를 자체 사업으로 본 것이다. 시행사인 위트러스트에셋의 대표가 최용선 한신공영 회장의 차남인 만큼 사실상 한신공영이 위험 부담을 지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두 평가사는 한신공영의 신용등급 전망을 조정하면서 각각의 재무 트리거를 달았다. 한기평은 EBIT/매출액(별도기준)이 4%에 달할 경우, 한신평은 조정순차입금+선수금/자기자본 1.5배 이상 혹은 조정순차입금+조정 PF/3년 평균 EBITDA 지표가 15배 이상을 유지할 경우 등급 하향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1분기 기준 EBIT/매출액은 1.1%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같은 기간 [조정순차입금1+선수금(초과청구공사포함)]/자기자본 지표도 2.1배로 기 제시한 한신평의 트리거 레벨(1.5배)을 상회하고 있다. 등급 하향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하반기 내 수익성 및 재무 지표 개선이 절실하지만 지금으로선 암울하다. 전체 매출의 40%가 관급공사로 차지하지만 지난 6월부터 6개월 간 관급공사가 제한됐다는 점은 악재다. 지난 2012년 국방부 발주 공사를 따기 위해 공무원에게 뇌물을 건넨 게 화근이 된 것이다. 현재 행정처분에 대한 처분집행정지신청과 행정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한 상태지만 당분간 수익성 악화를 불가피할 전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재건축 및 재개발 등 민간 수주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지만 전체 커버리지 지표를 개선시키는 데는 아직 한계가 있다"라며 " 안산유통업무시설의 분양실적(3월 기준 66%), 대전 선화동 초고층 빌딩의 사업 진행 경과 등을 감안할 때 추가적인 손실 발생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계룡건설, '수익성 회복세' NICE vs '커버리지 지표 회복 불투명' 한기평…누가 맞을까

계룡건설

계룡건설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은 평가사마다 다르다. 한기평은 지난 4월 계룡건설 신용등급(BBB+)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한 반면 NICE신용평가는 종전 '부정적 검토 대상'을 해제하고 '안정적'으로 부여했다.

두 신평사의 주장이 다른 데는 NICE는 계룡건설의 지난해 대규모 적자실적에도 회사의 수주 경쟁력, 최근 진행 중인 사업장의 높은 분양 실적, 기준 공 사업자의 추가적 손실 발생 우려가 적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대로 한기평은 NICE가 언급한 여러 호재에도 불구 커버리지 지표 회복 속도가 느리다는 점에 주목했다.

계룡건설은 지난해 완공사업장인 청주비하2, 천안백석, 대구진천, 대전학하 총 4 개 사업장에서 총 882 억 원의 대손을 추가 설정해 영업 손실 규모가 647억 원으로 적자 전환하면서 등급 조정의 빌미를 제공했다. 하지만 작년 대손분을 반영한 완공 사업장들이 올해 약 91%의 분양률을 보이고 있고 관련 PF상환도 속속 완료되면서 추가 손실 발생 가능성이 크게 낮아진 상황이다.

실적도 개선됐다. 1분기 연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55% 상승했으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83억 원, 44억 원으로 같은 기간 16.32%, 39.64% 늘었다.

하지만 별도 실적으로 보면 상황이 다르다. 별도 기준 매출액은 2389억 원으로 전년 동기 5.3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5.45%, 14.88% 감소한 37억 원, 8억 7000만 원을 기록했다. 게다가 한기평은 재무 트리거 요인으로 별도기준 EBIT/금융비용이 1.2배를 유지할 것을 요구했지만 1분기 실적으로는 0.7배에 불과하다.

한기평의 트리거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다음 정기평가 까지 실적 및 커버리지 지표의 절대적 개선이 필요하지만 지금으로선 쉽지 않아 보인다. 주택 경기침체 장기화, 공공 공사 수주 경쟁 심화 등으로 영업 환경이 열악해지고 있는 데다 현재 진행 중인 PF사업장(대전 도안, 노은, 세종시 계룡리슈빌, 화성 동탄)의 우발 채무가 암초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들 사업장의 PF우발채무 규모는 800억 원에 달하지만 막판 계약성과에 따라 손실 가능성이 확대될 수 있다

◇'투기등급 기로' 대성산업, 1조 자구안 성사 여부가 관건

대성산업

국내 3사 신용평가사는 대성산업의 신용등급을 BBB-(부정적)로 평가하고 있다. 유통 부문 실적 개선이 미진한 가운데 차입금에 따른 높은 이자비용으로 열악한 수익구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에서다. 여기에 자구 계획 이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유동성에도 적신호가 켜졌다는 평가다.

대성산업은 디큐브시티 개발사업(사업비 약 8000억 원)에 대한 투자, PF우발채무(약 9000억 원) 현실화 및 미분양 발생 등으로 차입금이 급격히 확대됐다. 순차입금과 PF지급 보증의 합계는 2012년 1조 9000억 원까지 확대된 후 구조조정 과정에서 자산매각이 이뤄지며 올해 1분기 말 1조 4000억 원까지 떨어졌지만 여전이 과중한 수준이라는 게 크레딧 업계의 설명이다. 2014년 월 말 현재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도 각각 404.7%, 68.8에 이른다.

이에 NICE는 향후 6개월 내 순차입금의존도 60% 미만·조정 EBITDA 마진/매출액이 3% 하회할 것을, 한기평은 조정 EBITDA/금융비용이 1배 수준을 유지할 것을 요구했다. 한신평도 대성산업이 추진 중인 주요 자산 매각에 따른 수익성 및 유동성 개선 여부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1분기 실적을 대입해보면 대성산업의 순차입금 의존도는 68.8%이며 조정 EBITDA마진/ 매출액도 5.76%에 달해 NICE의 재무 트리거를 한참 못 미친다. 같은 기간 조정 EBITDA/금융비용도 0.2배에 그친다.

3사 신용평가사는 대성산업이 추진하는 자산 매각 성사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매각 결과에 따라 등급의 상하향 조정이 갈리기 때문이다. 대성산업은 이자비용이 연간 960억 원에 이르자 올해 초 1조 규모의 자구안을 발표했다. 구갈 역세원 사업장과 서울 신도림 디큐브시티 백화점 매각이 이번 자구 계획의 핵심이다.

일단 대성산업은 두 곳이 매각 될 경우 약 6500억 원 가량의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매각 성사 여부는 미지수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데다 디큐브시티 백화점의 경우 세일앤리스백 방식으로 매각한 다음 다시 임차해 직접 운영할 계획이어서 주인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차입금 감축을 위해선 지금으로선 매각되지 않은 자산을 활용한 자금 조달만이 유일한 해법"이라며 "다만 이들의 매각 여부가 불투명하고 매각 후 유동성 제고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지 아직은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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