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관리 귀재 대림산업, 신용도 재건 앞당길까 [Credit Outlook 점검]보수적 재무전략, 실적 회복 가속…해외 원가율 관리 주력
황철 기자공개 2014-09-03 16:04:07
이 기사는 2014년 09월 01일 08: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림산업은 국내 대기업 중 가장 보수적이고 철저한 재무관리로 정평이 나 있다. 수익성·유동성·커버리지 등 각종 재무지표는 대형 건설사는 물론 여느 우량 기업과 견주어도 손색없는 수준을 나타내 왔다.현대건설, 포스코건설, 삼성물산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집단 계열 건설사와 함께 업계 최고 수준의 신용등급(AA-)을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지난해 대규모 해외사업 손실로 신용도에 적잖은 타격을 받았지만 유사한 사례를 겪은 타 건설사와 달리 신용등급 강등를 피할 수 있었던 이유기도 하다.
남은 건 신용등급에 붙은 '부정적' 꼬리표를 떼 내는 일. 대림산업은 올해 고부가 중심의 선별적 수주와 신성장동력 발굴을 통해 펀더멘털 회복에 주력하고 있다. 재무실적의 가시적 성과도 나타나고 있어 신용평가사들이 제시한 트리거의 조기충족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현재와 같은 실적 개선을 이어갈 경우 이르면 연간 결산을 마친 내년 초 '부정적' 전망을 '안정적'으로 전환하는 것도 노려 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재무실적에 앞서 주력분야인 해외플랜트 사업의 추가 부실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켜야 하는 숙제가 남아 있다. 이를 위해서는 내년 이후 준공 예정인 사업장의 철저한 원가율 관리가 필요하다. 결국 대림산업 신용등급의 장기적인 방향성은 적어도 기성 사업장 원가율의 개략적인 윤곽이 나오는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예측 가능할 전망이다.
◇ 해외 추가 부실 우려 불식, 관건
대림산업은 지난해 해외플랜트 사업장에서 5359억 원에 달하는 원가를 추가로 인식했다. 연간 실적은 연결 기준 영업이익 397억 원, 당기순손실 103억 원으로 전년 대비 크게 줄었다. 그나마 GS건설, 삼성엔지니어링, SK건설 등 해외사업 부실을 먼저 경험한 건설사에 비해서는 선방한 편이다.
하지만 역대 최악의 실적에 대한 시장의 실망은 컸다. 과거부터 플랜트에 주력해온 건설사이자 보수적 재무전략으로 시장의 신뢰를 쌓아온 터라 '대림마저~'라는 탄식의 목소리가 높았다. 신용평가업계에서도 업계 최고 신용도(AA-)에 불안감을 드러내며 일제히 '부정적' 전망(Outlook)을 등급에 달았다.
신용평가사의 관심은 당장의 실적보다 손실 인식 이외 해외 사업장 전반의 추가 부실 가능성에 있었다. 특히 2011년에서 2013년 수주한 사업장의 기성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에서 관련 사업장의 추가 부실 여부는 대림산업의 재무실적 전반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만한 사안이었다.
올해 대림산업이 내놓은 성과는 이 같은 우려를 조금씩 불식시켜나가고 있다. 특유의 보수적 재무전략 하에 수익성 중심의 선별적 수주로 더딘 감은 있지만 실적을 서서히 끌어올리고 있다. 분기를 거듭할 수록 재무지표 개선에도 속도가 나고 있다. 신용위험의 핵심이었던 해외 사업 원가율도 아직은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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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개선과 함께 신용평가사가 제시한 재무 트리거(Trigger)의 달성 수준도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한기평은 등급 유지의 조건으로 '연결 기준 EBIT/매출액 3.6%'를 제시했다.
지난해 수익성 악화로 관련 비율은 0.40%로 급락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3.05%까지 끌어올렸다. 하반기 영업이익을 상반기보다 500억 원 가량 늘어난 1900억 원 정도로 맞추면 관련 비율에 근접할 수 있다. 향후 실적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어서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대림산업은 지난해를 제외하곤 트리거보다 1~2%포인트나 높은 4%대 후반~5% 중반을 꾸준히 유지해 왔다.
◇ 재무트리거, 영업실적 개선으로 청신호
NICE신용평가는 한기평과 같은 수익성 지표 외에 '조정부채비율(PF 포함) 165% 상회'를 등급 하향의 트리거로 추가했다. 대림산업의 조정부채비율은 상반기말 164%로 아직은 신용등급 유지의 조건에 부합하고 있다. 향후 신용등급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현금창출력과 순이익 증대로 관련 비율을 더 떨어뜨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신평은 '조정순부채/자기자본 120% 초과', '(조정순차입금+조정PF)/EBITDA 4배 이상'을 하향 조건으로 제시했다. 조정순부채와 조정순차입금은 한신평의 평가방법론 상 개념으로 객관적 산출이 쉽지 않다.
부채와 차입금에 PF 부담을 단순 합산한 개념을 적용하면 관련 지표는 상반기 각각 129%, 6.7배가 나온다. 한신평의 기준으로는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이 높은 편. 앞으로 재무트리거를 맞추기 위해서는 상반기 기준 1809억 원의 EBITDA를 평년 수준인 최소 2500억 원대로 끌어올려야 할 전망.
증권업계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대림산업의 경우 재무관리를 워낙 철저히 해왔기 때문에 실적 자체보다는 해외사업의 추가 부실 여부가 기업 신용의 핵심으로 작용하고 있다"라며 "일단 해외사업장 원가율의 안정적 관리가 이뤄지고 있고 수익성도 개선 추세에 있어 신용등급의 하향 위험을 상당수준 완화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관건은 해외 사업장에서 큰 돌발 악재 없이 영업실적을 끌어올려 예년 수준의 펀더멘털을 조기에 회복할 수 있느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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