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1위' KCC, 도료사업 부진 '고민' [페인트업 리포트]성장·수익 정체' 이중고'... 하반기 선박·자동차 등 전방산업 회복 관건
김시목 기자공개 2014-09-22 10:25:00
이 기사는 2014년 09월 17일 08: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CC 도료사업은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등 든든한 범현대가 물량을 바탕으로 40%에 달하는 시장점유율을 자랑한다. 2위 그룹(삼화페인트, 노루페인트 등)과의 격차는 쉽게 좁혀질 수 없을 정도로 벌어져 있다. 올 상반기는 건자재사업 상승세까지 더해지며 전체 실적 호조로 이어졌다.하지만 도료부문의 정체된 성장세와 수익성 탓에 KCC의 고민은 적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주력 사업인 도료부문이 최근 주춤하는 사이 건자재사업은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건자재부문이 급성장하면서 도료사업의 부진을 만회하고 있는 셈이다.
KCC 측은 전방산업 회복에 따라 도료부문의 정상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전방산업 침체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업계 역시 업황이 개선될 하반기 이후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KCC의 탄탄한 재무구조 탓에 리스크 요인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한다.
◇ 도료사업 성장·수익 '정체'... 전방산업 침체 여파
KCC 도료부문은 올 상반기 매출액 8295억 원, 영업이익 905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보합수준, 영업이익은 14%가량 줄어들었다. 특히 영업이익은 지난 2012년(1195억 원) 대비 24%가량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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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료사업 부진은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조선용 도료의 실적 악화 탓으로 파악된다. 전방업체인 현대중공업 등의 어닝쇼크 여파가 KCC에 직격탄을 날렸기 때문이다. 실제 현대중공업은 2~3년 전 수주한 저가 물량 여파로 올 상반기 영업손실만 1조 2929억 원을 기록했다.
더욱 우려되는 대목은 KCC 도료부문의 매출 정체 현상이 지속되는 점이다. 지난해 상반기 보다 6억 원가량 늘었지만 지난 4년간 올린 매출 중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수익성은 뒷걸음질 치는 가운데 매출 규모는 정체된 양상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KCC 관계자는 "도료사업 시황은 보통 3~4년 사이클(주기)로 나타나는 현상이 있는데 올해 다소 부진한 시기인 것으로 보인다"며 "전방산업인 건축, 조선, 자동차 업황 회복에 따라 하반기 이후 실적 개선 정도가 가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 건자재부문 '비상'… 도료사업 부진 만회
반면 건자재사업은 놀라운 영업실적을 내놨다. 건자재업계 빅3(KCC, LG하우시스, 한화L&C) 모두 리모델링 등 신규수요 증가로 인한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KCC 건자재사업부가 올 상반기 올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460억 원, 762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정점을 찍었던 2011년 실적과 비슷한 규모다. 특히 2012년 상반기 KCC가 올린 영업이익(1467억 원) 중 건자재사업의 비중은 20%(272억 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올 들어 전체 영업이익(1667억 원) 중 50%(762억 원)에 달할 정도로 비중이 크게 확대됐다.
KCC의 건자재사업부는 도료부문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띄고 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모두 상승곡선을 그리며 도료사업의 부진을 만회하는 양상이다. 실제 KCC는 건자재사업 호조 덕에 올해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모두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7%, 20% 증가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단열재, 유리, 바닥재 등 건자재가 KCC의 실적 호조를 견인하고 있고, 도료부문은 주력인 선박용 도료 부진에 비하면 선방한 편이지만 다소 주춤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 전방산업 회복 '촉각'... 태양광 등 신규사업 '모색'
KCC는 도료부문 정체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는 입장이다. 이 같은 상황은 주기적으로 반복되고 있는 현상이란 분석이다. 도료업계 자체가 이미 성숙기에 접어든 시장인 만큼 대폭적인 점유율 증가 혹은 영업실적 개선이 어려운 상황에서 일부 변동성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KCC가 과거 태양광 사업 진출 등을 모색한 것 역시 주력 사업의 정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지금까지도 태양광사업에 대한 끈을 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KCC는 국내를 대신해 사우디에서 태양광 사업을 재개하는 등 사업 재도전을 위한 조심스런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다행히 KCC는 주력사업과 신규사업 부진에도 불구 탄탄한 재무구조를 자랑한다. 또 KCC는 범현대가 지분을 포함해 여타 대기업의 지분을 다수 확보하고 있다. 특히 제일모직(구 삼성에버랜드) 지분 17%는 수조 원에 이를 것으로 보여 추가 자금까지 확보할 수 있는 여력을 갖게 됐다.
페인트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현대중공업으로부터의 선박, 자동차 등 든든한 범현대가 물량을 기반으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급격히 악화될 요인은 제한적"이라며 "오히려 2위권 이하의 업체 간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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