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건설 운명 거머쥔 산업은행 '고심' 실사기간 연장 '자금 회수 부담'…차환 지원 관측도 제기
안경주 기자공개 2014-09-24 09:26:59
이 기사는 2014년 09월 23일 11: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동성 압박을 받고 있는 동부건설이 이달 말 회사채 만기를 앞둔 가운데 주요 채권자인 산업은행이 자금 회수 여부를 놓고 고심 중이다.자금을 회수하면 동부건설이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이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통한 구조조정 가능성이 높고, 그렇지 않을 경우 향후 배임 등의 문제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동부건설 실사 기간이 1주일 연장되면서 산업은행이 자금을 회수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동부건설은 오는 27일 500억 원 규모의 공모사채 만기를 앞두고 산업은행과 상환 계획을 논의 중이다. 회사채 투자자는 개인(200억 원), 동부생명(200억 원), 산업은행(100억 원) 등이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산업은행과 오는 27일 회사채 상환 계획을 논의 중에 있다"며 "상환에 차질이 없도록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 중에 있다"고 말했다.
동부건설은 우선 개인 투자자와 동부생명이 가지고 있는 회사채에 대해 자체 보유 현금과 담보부대출, 토지 등 자산 매각을 통해 상환한다는 계획이다. 산업은행에 따르면 동부건설은 현재 100억 원 안팎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계열사인 동부생명이 차환을 해주고 싶어도 동부건설이 투기등급으로 떨어지면서 (차환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무리하게 지원할 경우 배임 문제 등이 불거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당초 동부건설은 동부생명에 회사채 차환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동부건설은 담보부대출 등을 통해 동부생명이 보유한 회사채를 상환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이다. 다만, 설정할 담보물은 논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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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이 보유한 회사채에 대해선 차환을 통해 유동성 문제를 해소한다는 방안이다. 담보부대출 등을 통해 추가 자금을 확보하지만 여의치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은 입장을 아직 정하지 못하고 있다. 동부건설의 경영정상화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회사채를 상환받아야 한다는 게 그동안 산업은행의 기본 입장이었다.
하지만 동부건설의 정상화 총대를 메고 있는 산업은행이 회사채를 상환 받을 경우, 채권단의 추가 자금 지원이 어려워져 향후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를 통한 구조조정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이 경우 '산업은행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
그렇다고 자금을 지원하기도 쉽지 않다. 향후 동부건설이 부실화되면 차환을 통해 자금 지원을 결정한 만큼 배임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현재 동부건설에 대한 회사채 차환 여부를 결정하기 어렵다"며 "여러 경우의 수를 염두에 두고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다 동부건설 실사 결과라는 변수도 생겼다. 당초 동부건설에 대한 실사가 2주간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1주일 연장되면서 실사 결과가 오는 10월 초께 나온다.
실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산업은행이 자금을 회수하면, 향후 동부건설 부실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가야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실사 결과 동부건설의 부족 자금이 커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는 결론이 나온다면 다행이지만 일시적 유동성 부족 현상으로 결과가 나온다면 (자금 회수에 대한) 후폭풍은 산업은행에게 집중될 수밖에 없다"며 "산업은행의 고심이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산업은행이 이번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에 대해 차환을 해 줄 수도 있다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실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무작정 자금을 회수하기에는 산업은행도 부담일 수 있다"며 "우선 만기가 돌아온 회사채에 대해 차환을 해주고 향후 구체적인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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