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현대제철, 동부특수강 인수 못해도 '하공정' 진출 무산시 별도 진출 사실상 확정..공급과잉 확산 우려도

김장환 기자공개 2014-09-29 08:16:53

이 기사는 2014년 09월 25일 15: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제철이 동부특수강을 인수하지 못하더라도 자동차특수강 하공정 사업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사실상 확정했다. 그동안 하공정(2차 가공) 진출을 "생각해본 적 조차 없다"며 부인해왔지만 내부 태스크포스팀(TFT)을 통해 이미 동부특수강 인수 무산에 대비한 넥스트스텝까지 검토가 마무리 됐다.

크기변환_사본 -현대차 박승하 부회장_thum[1]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송충식 최고재무책임자(CFO)를 필두로 지난 7월부터 TFT를 구성해 동부특수강 인수 및 하공정 사업 진출 타당성 검토를 벌이고 있다. 해당 TFT에서는 동부특수강 인수가에서부터 현대제철과 수직계열화 및 시너지 여부, 무산시 별도로 진출할 수 있는 방안 등 다양한 논의가 벌어지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에 따르면 동부특수강 인수에 실패해도 별도로 2차 가공사업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은 이미 확실시됐다. 정몽구 회장 보고까지 마무리된 상태다. 다만 현대제철은 "별도의 팀을 만들어 TF를 운영하는 것은 아니고 재무팀 내에서 직접 관련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것일 뿐"이라며 "아직까지 특별히 결정되거나 구체화된 사안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대제철 박승하 부회장(사진)은 최근 이전과 전혀 다른 의중을 피력했다. 그동안 "생각해본적 조차 없다"며 부정해왔던 특수강 하공정 사업에 대해 다시 필요성을 언급하고 나섰다.. 지난 24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4 국제 철강비철금속산업전'에 참석한 박 부회장은 하공정 진출과 관련된 기자들의 질문에 "특수강 사업은 하공정까지 갖춰져야 완성이라고 볼 수 있다"며 "동부특수강 인수에 나서겠다는 것도 같은 이유"라고 밝혔다.

현대제철이 2차 가공사업 진출을 결정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생산 선재를 받아줄 만한 곳이 없기 때문이다. 현대제철은 지난 4월부터 당진 공장에 특수강 설비 착공을 시작했다. 오는 2015년 11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갈 계획으로 연산 100만 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60만 톤은 봉강, 나머지 40만 톤은 선재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제철은 40만 톤에 달하는 선재 공급물량을 쏟아 부을 만한 곳을 전혀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용 선재 부문에서는 신생사업자인 탓에 상업생산이 본격화되더라도 품질을 장담할 수 없다. 국내 자동차 특수강 2차 가공 부문에서 독점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세아특수강 같은 곳들의 경우 대부분 선재를 포스코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동부특수강 역시 마찬가지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동부특수강은 연간 50만 톤에 달하는 선재를 포스코로부터 받아오고 있다. 포스코가 연간 생산하는 선재가 270만 톤이라는 점에서 보면 상당 물량이 동부특수강으로 향하고 있다. 현대제철이 동부특수강을 인수하려는 것도 자신들이 생산한 선재를 안정적으로 받아갈 만한 계열을 확보하려는 목적이 큰 셈이다.

현대제철이 이처럼 자동차 특수강 2차 가공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관련 시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현대제철이 400만 톤 규모의 제3고로 가동에 들어가며 본격화된 철강시장의 공급과잉 문제가 이제는 자동차용 특수강 2차가공 시장에까지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특수강 상공정 자체도 현대제철의 진출 결정으로 이미 불안감이 팽배해있는 상태다.

특히 직접적인 선재 2차가공 제품의 수요처인 화스너업체(볼트, 너트류 등 부품 가공사)들은 "가격경쟁력을 점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생존의 위협을 받게 될 수 있다"며 불안감을 보인다. 국내 화스너업체들 대부분은 제강업체로부터 선재를 공급받아 이를 가공해 현대·기아차로 납품하는 사업구조다. 이런 상황에서 최종 납품처가 한 식구인 현대제철의 원재료 사용을 강요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제조원가가 고스란히 공개돼 최종 납품처에서 지속적인 단가인하 압박을 벌이는 빌미가 될 수도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