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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 오너일가, 대한항공 공개매수 택한 이유는 일반주주 주주권 침해 논란 의식…일반주주 매수 가능성도 낮아

이경주 기자공개 2014-09-29 08:55:00

이 기사는 2014년 09월 25일 16: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이 지주사 요건을 갖추기 위해 한진칼과 대한항공 간 주식스왑에 나선 가운데 한진칼이 대한항공 주식매입 방식을 오너일가의 지분율이 희석될 수 있는 공개매수로 택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오너일가만 주식스왑에 나설 경우 기존 주주들의 주주권 침해 등 잡음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공개매수를 한다하더라도 일반주주들이 매수에 응할 가능성이 없는 것도 이유다.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은 지난 23일 1조1339억 원 규모의 신주 4312만1149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에 나섰다. 이를 대한항공 주식 3000만 주와 맞바꾸는 주식스왑을 통해 한진칼의 대한항공 지분율을 높여 지주사의 자회사 편입요건(지분율 20% 이상)을 충족시키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한진칼의 대한항공 지분율은 6.8%에 불과하다.

주목되는 점은 한진칼이 대한항공 주식매입 방식을 제3자배정 유상증자가 아닌 공개매수로 택한 것이다. 이 경우 일반주주도 한진칼의 신주를 취득할 수 있기 때문에 조양호 회장 일가의 지분율이 희석돼 지배력이 약화 될 수 있다. 이는 오너일가의 지배력강화를 위해 지주사 전환에 나선 본 취지에 어긋난다.

특히 오너일가와 특수관계자의 대한항공 지분으로만 주식스왑에 나서더라도 충분히 지주사 요건을 채울 수 있어 일반주주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상헌 하이투자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진칼의 신주발행가격을 2만6298원으로 가정하고 한진을 제외한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주식스왑에 나설 경우 한진칼의 대한항공 보유 지분율은 6.9%에서 22.2%로 증가하게 되고 한진까지 주식스왑에 나설 경우 보유지분율은 32.1%까지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공개매수로 일반투자자까지 주식스왑에 나서 대한항공 주식 3000만주가 모두 매수될 경우 한진칼의 대한항공 지분율은 57%까지 치솟는다. 오너일가와 특수관계자만 주식스왑에 나설 경우의 한진칼의 대한항공 지분율보다 25~35%포인트 높다. 그만큼 일반주주가 보유한 한진칼의 신주가 늘어난 것으로 전체 주식수 증가로 오너일가는 보유지분율이 희석된다. 이 때문에 한진칼이 오너일가와 특수관계자를 대상으로 제3자배정과 유상증자에 나서는 것이 지배력강화를 위해서는 공개매수보다 유리하다.

그럼에도 한진그룹이 공개매수를 택한 이유는 단독으로 스왑에 나설 경우 일반주주들이 주주권 침해 문제를 제기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 증권사관계자는 "최근 금융감독원 방침 자체가 주주평등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제3배정 유상증자 대신 공개매수를 택해 모든 주주에게 공정한 기회를 줬다는 근거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공개매수를 한다 해도 일반주주 입장에서는 실익이 없어 실제 매수로 이어질 가능성이 없는 상황도 핵심 요인이다.

이번 대한항공 주식의 공개매수가가 3만7800원인데 이보다 낮은 가격에 주식을 매입했던 일반주주의 경우 주식스왑에 나설 경우 양도차익에 대해 20%에 해당하는 세금을 자기 돈으로 내야해서 실익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공개매수가 보다 낮은 가격에 주식을 산 주주들은 대부분 대한항공이 지난해 8월 인적분할을 통해 한진칼을 출범시킨 후에 분포해 있다. 대한항공 인적분할 후 대한항공 주가가 3만7800원 이상이었던 일수는 25일에 불과하다.

인적분할 전 대한항공 주가가 높을 때 주식을 매입했던 일반주주들의 경우 세금이 발생하지 않아 스왑에 나설 수도 있지만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3년 새 대한항공 주가가 10만 원 대에서 3만 원대로 워낙 급격히 떨어져 손실을 볼대로 본 상황에서 주가 전망이 불투명한 한진칼 주식으로 갈아탈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 한진칼 주가는 유상증자발표 전일인 22일 2만8650원에서 불과 이틀만인 25일 이보다 9.4% 낮아진 2만6200원에 장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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