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희그룹, 5년 공들인 2세승계…'이태희 시대' 열었다 지주사 전환해 오너 지분 응집..2세 개인회사, 49% 지분 취득
박창현 기자공개 2014-10-10 10:41:49
이 기사는 2014년 10월 08일 08: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모닝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는 동희그룹이 2세 승계를 위해 수 년 간 정교한 지배구조 재편 절차를 밟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주사 전환 후 2세 개인 소유 회사가 50%에 육박하는 지주사 지분을 취득하면서 후계 승계 절차가 사실상 마무리됐다는 평가다.동희그룹은 지난 2001년부터 기아차의 경차 '모닝'을 생산하고 있다. 완성차를 납품하고 있는 자동차 부품사는 동희그룹이 국내에서 유일하다. 당시 기아차는 정부 정책과 시장 환경 변화로 인해 경차 생산 라인업이 필요했다. 하지만 채산성이 맞지 않다는 점이 걸림돌이었다. 이 때 과감하게 동반 투자 결정을 내려준 협력사가 동희그룹이었다.
동희그룹은 동희오토를 설립하고 모닝 생산에 들어갔다. 기아차도 35%의 지분을 출자하는 등 다방면으로 후방지원에 나섰다. 경차 전략 모델이었던 모닝은 이후 스테디셀러카로 자리잡았고, 동희그룹도 고속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그룹 매출이 1조 원을 향해 순항하던 지난 2006년부터 동희그룹은 후계 승계를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그룹 오너인 이동호 회장은 모기업인 동희산업을 완벽히 지배하고 있었다. 직접 보유 지분이 46.68%였고, 나머지는 계열사인 동희정공(33.33%)과 동희에이시에스(21.21%)가 나눠 갖고 있었다. 두 계열사는 모두 이 회장의 개인회사였다.
먼저 이 회장은 2006년 3월 개인회사 두 곳을 하나로 합친다. 그 결과 동희산업 지배구조가 이 회장(46.68%)과 합병 동희정공(54.54%)으로 단순화된다. 그 해 곧바로 동희산업을 중심으로 지주사 전환 절차에 나선다. 동희산업을 지주화사 '동희엔지니어링'과 사업회사 '동희산업'으로 분할 했다. 지주사 전환 결과, '이 회장 → 동희엔지니어링 → 동희산업 → 동희 / 동희오토'로 이어지는 1차 지배구조가 구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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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동희에이시에스를 흡수합병한 동희정공도 지주회사 '동희오토모티브'와 사업회사 '동희정공'으로 물적분할한다. 다만 동희오토모티브는 동희정공 지분만 100% 갖고, 그룹 지주사인 동희엔지니어링 지분은 동희정공이 보유하게 했다.
물적 분할이 완료되고 나서 2년이 흐른 뒤, 동희그룹은 두 번째 승계 절차를 밟는다. 두 개가 된 지주회사를 하나로 합치는 것이 다음 승계 수순이었다. 합병은 동희엔지니어링이 동희오토모티브를 흡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때 합병 지주사의 사명도 DH홀딩스로 정해졌다.
동희오토모티브는 이 회장의 개인회사이기 때문에, 합병을 통해 이 회장은 그룹 지배력을 더 높일 수 있었다. 실제 합병 후 이 회장의 DH홀딩스 지분율은 58.67%까지 높아졌고, 2대 주주였던 동희정공 지분은 38% 대로 희석됐다.
DH홀딩스가 100% 자회사로 동희산업과 동의정공을 보유하고, 손자회사로서 ㈜동희와 동희오토를 지배하는 현재의 지배구조가 바로 이 때 완성됐다. 다만 자회사인 동희정공이 합병 전 동희엔지니어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던 탓에 양 사간 상호 출자 문제가 발생했다.
동희그룹은 상호 출자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승계 절차를 마무리 지을 주인공으로 동희하이테크를 낙점했다. 동희하이테크는 이 회장의 아들인 이태희 대표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개인회사다. 동희하이테크의 경우, 그룹 일감 지원을 등에 업고 고속 성장한 대표적인 계열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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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부한 자금력을 갖춘 동희하이테크는 동희정공이 보유한 DH홀딩스 지분을 전량 인수한다. 여기에 이 회장도 보유 지분 가운데 51%만 남기고 나머지 지분을 동희하이테크에 모두 넘긴다. 거래가 완료되면서 동희하이테크는 그룹 지주사인 DH홀딩스 지분 49%를 보유한 2대 주주로 등극한다. 단 한 건의 거래로 완벽하게 그룹 승계를 마무리 지은 셈이다.
1938년 생인 이 회장의 은퇴시기가 가까워 온 만큼 향후 후계자인 이태희 대표의 활동 반경이 더 넓어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특히 이 대표는 자동차 전장 등 신사업에 대한 관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 2011년 전원공급장치 판매업체인 파워넷에 신규 투자금을 출자를 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동희그룹이 2010년을 기점으로 신규 사업에 대해 꾸준하게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며 "특히 이태희 대표가 직접 나서 사모펀드 등과 활발하게 투자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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