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희그룹, 글랜우드와 밀월 이어지는 이유는 파워넷 출자로 인연..유카 인수전서도 손잡아
이 기사는 2014년 10월 15일 14: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동차 부품 전문기업인 동희그룹과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글랜우드의 밀월관계가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보수적 사업 성향을 갖고 있는 동희그룹이 신사업에 나설 때 마다 글랜우드를 투자 파트너로 쓰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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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희그룹과 글랜우드의 인연은 지난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글랜우드는 KB투자증권과 컨소시엄을 이뤄 LCD용 전원공급장치 생산업체인 파워넷을 인수한다. 이 때 글랜우드의 전주 역할을 해 준 기관투자가가 바로 동희그룹이었다. 동희그룹은 핵심 계열사인 동희산업을 앞세워 해당 펀드에 총 180억 원을 출자했다. 파워넷을 인수한 KB글랜우드제일호펀드의 총 약정 규모가 311억 원인 점을 감안할 때, 절반이 넘는 투자금을 책임져준 셈이다.
당시 동희그룹은 창업주인 이동호 회장에서 아들인 이태희 사장으로 후계 승계 절차가 사실상 마무리되던 때였다. 신사업에 관심이 많던 이태희 사장이 개인적 친분을 유지하고 있던 글랜우드 측으로부터 파워넷 투자 권유를 받고, 내부 반대를 무릎 쓰고 출자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동희그룹은 파워넷을 발판 삼아 자동차 전장 사업 진출 기회를 모색한다는 큰 그림을 구상했다. 실제 동희그룹은 단순 투자를 넘어 파워넷 경영권 인수까지 열어두고 신규 출자를 진행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후 파워넷 경영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경영권 인수 계획은 철회했다는 후문이다. 경영권 확보와는 별개로 동희그룹은 여전히 파워넷 최대주주인 KB글랜우드제일호펀드 지분을 57.88%나 보유하고 있다.
동희그룹과 글랜우드는 지난 2012년 다시 한 번 조우한다. 이번에는 동희그룹 계열사에 글랜우드가 유동성을 공급해주는 역할을 했다.
이동호 회장은 지난 2011년 이태희 사장과 함께 중고차 매매업체 '유카'를 직접 인수했다. 본업인 자동차 부품업과는 전혀 무관한 사업이지만 현대자동차와의 인연이 인수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된다.
유카는 지난 2004년 현대자동차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탄생했다. 설립 초기부터 현대차와 기아차는 물론 현대캐피탈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와 협업 체제를 구축했다. 심지어 현대차와 기아차가 지분 출자도 했다. 이후 외형 확장을 위한 신규 출자 및 네트워크 확보가 필요한 시점에 기아차 경차 전략모델 '모닝' 생산을 전담하면서 탄탄한 신뢰 관계를 구축한 동희그룹이 유카의 새주인으로 낙점됐다.
동희그룹이 유카를 인수하고 한 해가 지난 뒤 글랜우드가 재무적 투자자로 등장한다. 글랜우드는 총 215억 원을 투입, 이 회장 부자에 이어 유카 3대 주주(43만 주, 23.77%)로 올라선다. 글랜우드는 향후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자금회수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동희그룹 지배구조가 이태희 사장 체제로 확실히 굳어진 만큼 향후 안정적인 지배력을 토대로 활발한 신규사업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동희그룹과 밀접한 투자 관계를 유지해 온 글랜우드가 어떤 역할을 할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태희 사장과 글랜우드 측 최고 의사결정권자들이 상당한 친분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후속 승계 절차와 신규 사업 진출 과정에서 신뢰관계가 두터운 투자 운용사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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