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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하이마트 사내이사-감사위원 겸임 '이해상충' 박동기 본부장 주총서 또 동시 후보에 올라…지배구조 개선 추세 '역주행'

문병선 기자공개 2014-10-20 08:20:36

이 기사는 2014년 10월 16일 17: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동기 롯데하이마트 전략지원본부장이 오는 30일 열리는 롯데하이마트 임시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후보에 올랐다. 그런데 박 본부장은 감사위원 후보로도 함께 올랐다. 회사 경영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는 사내이사가 이사회를 견제하고 감시해야 할 감사위원을 겸직하는 셈이어서 지배구조 전문가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2년간 롯데하이마트 사내이사와 감사위원을 겸임한 박 본부장이 오는 30일 열리는 임시주총에서 다시 사내이사 및 감사위원 동시 후보에 오르자 업계에서 '이해상충'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인수합병(M&A) 초기 불가피하게 사내이사가 감사위원을 겸직해 감사업무의 속도와 업무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지만 어느정도 시간이 지났는데도 사내이사가 이사회를 감시해야 할 감사위원을 계속해서 겸직한다는 건 최근 대그룹들의 지배구조 개선 추이와 반대로 가는 행보"라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소위 말하는 '낙하산' 임원이다. 호남석유화학 전략경영팀장을 거쳐 롯데쇼핑 노무담당 상무를 역임했고 2012년 말 롯데쇼핑이 하이마트를 인수하자 롯데하이마트의 사내이사 겸 전략지원본부장으로 부임해 왔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고 롯데하이마트 내부에서는 견제할 인물이 없을 정도의 권한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박 본부장이 수년째 사내이사와 감사위원을 겸직하고 있다는 건 사실상 이사회 뿐 아니라 감사위원회 역시 오너의 입맛에 따라 움직이겠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는 게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국내 한 지배구조 연구소 관계자는 "이사회 멤버인 사내이사가 감사위원을 겸임한다는 건 논리에 맞지 않다"며 "이사회 업무를 감사해야 할 역할인데 이해상충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국내 대그룹에서 사외이사를 역임한 다른 지배구조 전문가는 "배임으로도 볼 수 있다"며 "오너가 측근을 통해 뭔가를 하겠다는 생각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물론 불가피하게 사내이사가 감사위원을 병행해야 할 상황이 있을 수 있으나 롯데하이마트의 경우 사외이사가 5명이나 되는데 사내이사가 감사위원에 임명될 필요는 없어 보인다"며 "필히 이해상충 문제가 내부적으로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 주요계열사 감사위원 현황
국내 대그룹의 사례를 봐도 롯데하이마트의 지배구조 사례는 흔치 않다. 롯데그룹의 상장회사 중 감사위원회 제도를 도입한 다른 계열사의 경우 사내이사가 감사위원을 겸임하고 있는 곳은 제조·유통 계열사 중 한 곳도 없다. 심지어 롯데그룹 최상위 지배회사 중 한 곳인 롯데쇼핑도 3인의 감사위원 자리를 모두 사외이사들이 맡고 있다.

국내 상법에서는 감사위원회는 3명 이상의 이사로 구성하고 사외이사가 위원의 3분의 2 이상이어야 한다고 규정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대기업은 사내이사와 감사위원 겸임 문제가 이해상충 논란을 낳곤 해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감사위원 전원을 사외이사로 구성하고 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은 모두 감사위원을 사외이사가 맡고 있다.

롯데그룹 역시 최근 미진하지만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려 하는 추세다. 수년 전 국내 모 연구소의 지배구조 평가 결과 조사대상 그룹 중 '꼴찌'를 차지한 적이 있으나 이후부터 공시 제도를 강화하고 감사위원회를 늘리는 등 나름대로 노력을 해 가는 추세였다. 이런 추세에 비춰보면 롯데하이마트의 사례는 롯데그룹 내에서도 매우 후진적인 지배구조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앞선 지배구조 전문가는 "롯데그룹은 지배구조를 개선하면 가시적 성과가 나올 수 있는 곳"이라며 "그러나 매우 보수적이고 외부 지적에 움직이지 않는 곳으로도 유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 입장에서는 기업 사정을 잘 아는 사내이사가 감사위원을 겸임하면 다른 비상근 감사위원에게 잘 설명할 수 있다는 식으로 방어하지만 변명에 불과하다"며 "다수 전문가들이 사외이사로 감사위원회를 구성하도록 요청하고 있고 이는 지배구조 표준"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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