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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하이마트, 후진적 지배구조 사례 '눈총' 감사부서 인력 줄이고 사외이사들 겸직 눈감아

문병선 기자공개 2014-10-22 08:16:58

이 기사는 2014년 10월 17일 16: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감사위원회로부터 견제와 감시를 받아야 할 사내이사가 역으로 감사위원회 위원직을 겸직하고 있는 사례는 재계에 없는 건 아니지만 드문 경우다. 롯데하이마트에는 이 외에도 다소 후진적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지배구조 퇴행 사례들이 적지 않다.

지난해 5월 롯데하이마트 감사위원회는 감사위원회 실무조직을 폐지한 적이 있다. 감사실이다. 이 조직은 사실 폐지된 것은 아니다. 윤리경영팀으로 통폐합됐다. 다른 대기업들과 마찬가지로 롯데그룹은 감사실을 대거 윤리경영팀으로 바꿔 감사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문제는 통폐합 과정에서 감사 인력이 축소됐고 일부 인력이 전보발령됐다는 점이다.

롯데그룹이 롯데홈쇼핑 비리 사건 이후 내부 책임경영과 윤리경영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와 비교해보면 이런 행보는 지배구조 개선 추세에 역주행하는 사례다.

이에 대해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윤리경영팀으로 통폐합했고 다른 사항은 알려줄 수 없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롯데하이마트 감사실은 선종구 회장과 유경선 회장간 다툼 와중에 유진기업측 주장으로 만들어진 부서"라며 "롯데그룹이 하이마트를 인수한 이후 조직 축소가 예상됐던 곳"이라고 했다.

롯데하이마트 사외이사 겸직 현황

사외이사의 다른 사외이사 겸직도 비교적 많이 발견된다. 허선 사외이사는 현재 현대상선 사외이사를 겸직한다. 허 이사의 롯데하이마트 사외이사 임기는 10월말 만료되고 재선임 후보에 오르지는 않았다. 하지만 꽤 오랜기간 두 회사의 사외이사를 겸직한 것으로 확인된다.

사외이사의 다른 기업 사외이사직 겸직은 불법은 아니다. 하지만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바람직하지 않은 겸직으로 해석된다. 두개 이상 기업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데 어떻게 제대로 된 감시 역할을 할 수 있겠느냐는 게 요지다. 사외이사 직책 말고도 본연의 직업은 따로 갖고 있어 사실상 사외이사 업무에 집중하기 힘들다는 게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일례로 국민연금공단(국민연금)은 ‘과도한 겸임으로 충실한 의무 수행이 어려운 후보'에 대해서는 주총 이사선임 안건에서 반대한다는 지침을 갖고 있다. 다른 경우이긴 하지만 국민연금은 올해 초 롯데쇼핑 주주총회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의 이사 선임에 반대한 적이 있다.

허선 사외이사 뿐 아니라 정병춘 사외이사는 현대삼호중공업 사외이사를 겸직한 적이 있다. 정 이사는 2011년 3월부터 현대삼호중공업 사외이사를 지냈다. 올해 주총에서 물러났으나 그의 현대삼호중공업 사외이사 재임 기간과 롯데하이마트 사외이사(2011년 1월~현재) 재임 기간은 일치한다.

무엇보다 박동기 전략지원본부장이 사내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수년째 활동하고 있다는 건 롯데하이마트의 후진적 지배구조 사례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박 본부장은 감사위원회 위원은 물론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위원 및 보상위원회 위원까지 맡고 있다. 보상위원회의 경우 임원 성과 보상 산정 및 지급 기준 권한을 갖고 있다. 무소불위의 권한이다. 무소불위의 권한을 갖고 있는 이사진과 일정 거리를 두고 견제해야 할 책임을 갖고 있는 감사위원회마저 박 본부장이 장악하고 있다는 건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인적 구조다.

한 지배구조 전문가는 "롯데그룹의 지배구조에 대한 지적은 꽤 많았으나 잘 바뀌지 않는다"며 "사내이사의 감사위원 겸직은 기업이 형식적으로라도 기피하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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