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희그룹, 기아차 덕에 웃는 이유는 경차 위탁생산 '동희오토' 고속 성장..내부 일감 3백억 수혜
박창현 기자공개 2014-10-28 08:28:00
이 기사는 2014년 10월 27일 13: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아자동차 경승용차 위탁 생산을 맡고 있는 동희그룹이 그 과실을 톡톡히 챙기고 있다. 글로벌 경차 수요 증가에 힘 입어 합작 계열사는 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고, 동희그룹 이동호 회장의 지배를 받고 있는 부품 회사들도 수직 계열화 체제 구축으로 수혜를 보고 있다.동희그룹이 기아차의 경승용차 생산 위탁을 맡게 된 것은 지난 2001년부터다. 당시 기아차는 채산성을 고려해 경차 부문의 조립 생산을 맡길 협력사를 물색했고, 동희그룹을 최종 파트너로 낙점했다. 기아차의 선택을 받은 동희그룹은 곧바로 경차 생산을 담당할 전담 계열사인 '동희오토'를 설립했다.
동희오토 설립 자본금 300억 원 가운데 45%를 핵심 계열사인 동희산업이 책임졌다. 기아차도 35.1%의 지분을 출자했다. 나머지 자금은 또 다른 현대차그룹 협력사인 한국파워트레인이 가져갔다.
동희오토는 기아차로부터 경차 조립 생산을 위한 설비들을 매입하기 시작했다. 먼저 지난 2003년에 기아차의 경차 생산 기계 장치와 치공구, 비품 등을 약 500억 원에 사들였다. 이후에도 약 120억 원 어치의 설비를 더 취득한다. 공장 부지는 현대자동차에서 빌렸다. 동희오토는 현대차 소유 공장부지(7만 4030평)와 건물(2만 3166평)을 빌린 대가로 지난 2011년까지 총 145억 원을 지불했다. 계약 종료 후에 새롭게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고, 사용 기간을 2016년까지로 늘려둔 상태다.
생산 토대를 갖춘 동희오토는 설립 3년 째인 2004년부터 본격적인 매출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 해 매출 794억 원을 시작으로 국내외 경차 수요 증가와 맞물려 매년 큰 폭의 매출 신장세를 보인다. 2009년에는 매출이 전년 대비 42%나 증가하면서 1295억 원을 기록했다.
동희오토의 성장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주력 생산 차량인 모닝이 국내외 시장에서 확실한 스테디셀러카로 자리 잡으면서 고속 성장 행보가 이어진다. 2011년 매출 1744억 원을 기록했고 이듬해에는 16%의 높은 성장세를 달성, 드디어 매출 2000억 원 벽을 돌파했다. 지난해에도 2037억 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다.
동희그룹은 기아차와 동업 관계를 맺으면서 연 평균 60억 원 대 영업이익을 내는 알짜 자회사를 확보하게 됐다는 평가다. 생산 차량을 모두 기아차가 매입하는 사업 구조를 갖춘 탓에 높은 수익률을 거두지는 못하지만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 받을 수 있다. 여기에 수직 계열화 체제 구축으로 동희그룹의 다른 계열사들도 수혜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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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곳이 바로 동희정공이다. 동희정공은 동희오토에 연료탱크를 납품하면서 매년 수 백억 원 대 일감을 받고 있다. 지난 2004년 88억 원 수준이었던 내부 거래액은 동희오토의 외형 성장과 함께 계속 커졌다. 지난 2009년 첫 거래액 대비 2배가 넘는 193억 원의 내부거래가 이뤄졌고 다시 두 해만인 2011년에는 300억 원까지 거래액이 늘었다. 지난 2012년부터는 DH홀딩스와 동희산업 등 다른 계열사와도 거래 관계를 맺어 가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동희오토는 동희정공과 총 334억 원 규모의 매입 거래를 했다. DH홀딩스, 동희산업과도 각각 약 5000만 원, 1억 2700만 원의 거래가 이뤄졌다.
DH홀딩스는 동희그룹 이동호 회장과 아들인 이태희 사장이 각각 지분 51%, 49%를 보유하고 있는 오너가 개인회사다. 이 회장 부자는 그룹 지주사인 DH홀딩스를 통해 동희오토 최대주주인 '동희산업'과 내부거래 최대 수혜 업체 '동희정공'을 지배하고 있다. DH홀딩스는 동희산업과 동희정공 지분을 모두 100%씩 갖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동희그룹이 기아차 모닝 위탁 생산을 맡게 되면서 현대차그룹과 더욱 돈독한 신뢰관계를 구축하게 됐다"며 "이런 관계 때문에 동희그룹이 현대차 사내 벤처로 시작한 중고차 매매업체 유카까지 인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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