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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기 롯데하이마트 전무, '이해상충' 감사 후보 사퇴 사내이사 겸임 지배구조 퇴행 지적 부담…임시주총도 연기

문병선 기자공개 2014-10-28 10:48:26

이 기사는 2014년 10월 28일 09: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동기 롯데하이마트 전략지원본부장(전무)이 감사위원 후보에서 사퇴했다. '지배구조 퇴행'이라는 지적에 부담을 느낀 결과다. 박 전무는 사내이사 후보로도 올라 있어 사내이사가 이사의 직무를 감시할 감사위원마저 겸임, 이해상충 논란이 일었다.

28일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당초 이번 달 30일로 예정됐던 롯데하이마트의 임시주주총회가 다음 달 13일로 연기됐다. 아울러 당초 이번 임시주주총회에서 감사위원으로 재선임될 예정이었던 박 전무는 감사위원 후보에서 사퇴했고 대신 최영홍 사외이사(전 국방부 검찰부장)가 새로 감사위원 후보에 오르는 등 임시주주총회 의안이 변경됐다.

롯데하이마트 측은 "박동기 감사위원 후보자가 일신상의 사유로 감사위원 후보직을 사퇴함에 따라 사외이사인 최영홍을 감사위원회 위원 후보자로 이사회에서 추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박 전무가 감사위원 후보에서 사퇴한 이유는 자본시장 미디어 더벨이 지적한 이해상충 문제에 부담을 느낀 때문으로 보인다. 그는 감사위원 후보에서는 사퇴했으나 사내이사 재선임 후보에서는 사퇴하지 않았다. 만일 감사위원 후보에서 사퇴하지 않았다면 사내이사가 감사위원을 겸임하는, 재계에서 근래 찾아보기 힘든 '자기감시' 체제에 돌입할 참이었다.

관련법률에 따르면 감사위원회는 3인의 감사위원 중 사외이사가 3분의 2이상이면 된다. 나머지 1인은 사외이사나 사내이사 등 제한이 없다. 박 전무의 사내이사 및 감사위원 겸임은 법적 문제가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감사위원회 제도를 도입한 대다수 기업들은 나머지 1인조차도 사외이사로 채운다. 사내이사의 직무를 감시할 감사위원 자리에 사내이사가 앉는 건 스스로 자기를 감시하겠다는 '자기감시'여서 이해상충 논란이 있기 때문이다.

다수의 지배구조 전문가들도 "기업 오너가 입맛대로 기업을 움직이고 이사회를 견제해야 할 사내 기구마저 장악하겠다는 의도"라며 사내이사의 감사위원 겸임을 반대한다. 한 관계자는 "업무의 효율을 위해 불가피하게 사내이사가 감사위원을 겸하는 경우는 있으나 원칙적으로는 이해상충 소지가 다분하다"며 "사내이사의 감사위원 겸임을 지양하라고 권고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박 전무는 롯데그룹 계열사 임원을 역임한 지 5년이 지나지 않아 2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국민연금)도 그의 감사위원 선임안에 반대해 왔다. 2년전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은 박 전무(당시 롯데쇼핑 노무담당 상무)의 롯데하이마트 감사위원 선임안에 반대표를 행사했다. 하지만 롯데하이마트는 이런 지적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2년 전 그를 사내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선임했고 2년이 지나 또 다시 동시 후보에 올렸다. 이에 국민연금이 그의 재선임안에 다시 강하게 반대표 행사 의사를 밝혀 오자 롯데하이마트측이 부담을 느낀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는 사전에 의사를 정리해 해당 기업에 전달하는 식으로 진행된다"며 "국민연금의 반대가 있는 등 외부 지적이 있자 박 전무가 자진 사퇴하는 모양새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지배구조를 개선해 오려는 롯데그룹 차원의 노력이 롯데하이마트 사례로 인해 평가절하되고 외부 부정적 이미지가 생길 소지가 있자 롯데그룹 차원에서 박 전무의 사퇴를 결정했다는 해석도 있다. 롯데홈쇼핑 납품 비리 사건 뒤 롯데그룹은 계열사 내 감사기능을 제고하는 등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박 전무의 사내이사 및 감사위원 겸임은 이런 그룹의 노력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지배구조 퇴행' 사례라는 지적을 받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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