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연기 롯데하이마트, 법인업무 13일간 '셧다운'? 이사회 9명 중 5명 임기만료, 기능 상실..대표이사 직무대행 예상
문병선 기자공개 2014-10-29 10:54:00
이 기사는 2014년 10월 28일 17: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하이마트가 임시주주총회를 10월30일에서 11월13일로 연기했다. 이에 따라 10월말 임기가 만료되는 과반수 이사들의 재선임이 늦어져 이사회 기능이 상실되는 등 법인 업무에 차질이 생기게 됐다. 대표이사 역시 임기가 만료돼 일시적인 직무 대행 체제로 전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28일 롯데하이마트 정관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 이사회 결의는 이사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이사 과반수로 결의하도록 돼 있다. 상법에서는 각 법인마다 정관으로 이 비율을 더 높게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으나 롯데하이마트는 과반수 기준을 이사회 결의 방식으로 정해 놓은 상태다.
문제는 롯데하이마트 최고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의 멤버 9인 중 5인이 10월31일 임기가 만료된다는 점이다. 한병희 대표이사, 노병용 사내이사(롯데마트 총괄사장), 박동기 사내이사, 문형구 사외이사, 허선 사외이사 등 5인이다. 이들의 재선임 및 일부 이사 신규선임은 임시 주주총회가 11월13일로 연기되면서 자동적으로 11월13일로 미뤄지게 됐다. 이에 따라 11월1일부터 11월13일까지는 이사회가 정상 가동되지 못하며 대표이사 기능 역시 대표이사 임기 만료에 따라 13일간 정지 상태가 지속된다.
이사회는 법인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다. 상법 제393조에서는 '중요한 자산의 처분 및 양도, 대규모 재산의 차입, 지배인의 선임 또는 해임과 지점의 설치이전 또는 폐지 등 회사의 업무집행은 이사회의 결의로 한다'라고 돼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이사회 구성위원 9인 중 5인의 임기가 만료되고 재선임되지 못해 이런 이사회 업무를 할 수가 없게 됐다.
예컨대 특정 은행의 대출 한도 만기가 이 기간에 포함돼 있다면 이사회 결의로 만기를 연장하지 못해 롯데하이마트는 연체료를 지불하거나 원리금을 상환해야 한다. 또는 이 기간에 집중된 롯데카드 등 롯데그룹 계열사와 내부거래가 있다면 롯데하이마트는 이들 계열사와 거래를 할 수가 없다. 이런 거래는 모두 이사회 결의가 있어야 가능하다.
이사회 내 감사위원회도 작동되지 못한다. 박동기 이사, 문형구 이사, 정병춘 이사 등 3인이 맡고 있다. 이 중 박 이사와 문 이사의 임기가 10월말 만료된다.
대표이사 부재 상태는 법인 업무에 더 차질을 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롯데하이마트 대표이사는 한병희 사내이사가 맡고 있다. 한 대표는 10월말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되고 재선임 후보에 올랐다.
롯데하이마트 정관에서는 대표이사 유고 시 이사회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특정 이사가 그 직무를 대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 현 사내이사 4인 중 3인의 임기가 이번 달 말 만료되므로 나머지 1인인 이갑 사내이사가 그 직무를 대행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만일 롯데하이마트 이사회에서 직무대행과 관련 지침을 정해놓지 않았다면 직무대행 체제 마저 불가능하다. 이 경우 상법에서는 이사회 결의로 대표이사를 정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이사회를 따로 개최해 임시 대표이사를 정해야 한다. 그러나 이사회 9인 중 5인의 이사 임기가 만료돼 정상적인 이사회를 개최할 수 없어 임시대표 선임 역시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일시적이긴 하지만 롯데하이마트 이사회가 기능을 상실하게 될 것으로 보여 롯데하이마트는 법인 업무와 결제 업무 등 여러 분야에서 적지않은 수고를 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자칫 대표이사 직무대행체제 마저 구성하지 못할 경우 대표이사 결재가 요구되는 여러 거래와 부수 업무에 차질이 생긴다. 이는 가뜩이나 실적이 저하된 롯데하이마트 입장에서는 큰 부담 요인이다.
한 전문가는 "대부분 기업은 대표이사 부재시를 대비해 위임 전결 규정을 갖고 있다"며 "차전결권자인 부사장, 전무 등이 대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이사회 규정이나 직무관리 규정 등 대표이사 부재시의 대비책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런 규정이 없다면 결제 권한 부재 상태에 빠지게 되는 등 롯데하이마트는 주총이 열리기 전까지 13일간 큰 혼란에 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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