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4년 10월 31일 08: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A부동산신탁사는 아파트 분양사업 신탁업무를 맡았다가 재산세를 체납했다는 이유로 대한주택보증으로부터 분양보증을 받지 못하는 난처한 상황을 겪었다. B부동산신탁사도 재산세 체납으로 고유계정(신탁사 자체 보유 재산)이 압류돼 한동안 법인카드까지 정지되는 사태를 맞기도 했다.지난해 지방세법 개정에 따라 올해부터 신탁 부동산에 대한 재산세 납부 의무자가 위탁자에서 수탁자인 부동산신탁사로 바뀌면서 업계에서는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지방세법 개정은 안전행정부가 신탁 부동산에 대한 징세의 효율성을 더하기 위해 내린 조치다.
업계 관계자의 말을 빌리자면 부동산신탁업계는 요즘 이 문제로 난리다. 실제로 위탁자가 세금을 연체하면 이에 대한 불이익은 부동산신탁사에 돌아가기 때문이다. 다행히 앞선 두 곳의 부동산신탁사들은 적극적인 해명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그러나 업계의 우려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위탁자의 납세 능력이 떨어져 체납이 장기간 지연될 경우 부동산신탁사가 세금을 떠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부동산신탁사가 수탁한 골프장 부지에 대해 위탁자가 세금을 연체하자 수탁자와 위탁자 간의 소송이 불거지기도 했다. 법원은 이 소송에서 수탁자에게 세금 부담이 있다는 판례를 남겼다.
일부에서는 위탁자가 재산세 납부를 장기간 연체할 경우 부동산신탁사가 세금을 대납하고 위탁자에게 세금을 추징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악의 상황에는 부동산신탁사가 신탁 부동산을 매각해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임의로 신탁 부동산을 매각했다가 위탁자와의 계약 위반 문제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에 이마저도 쉬운 일은 아니다.
여기에 종합부동산세 문제까지 겹치면서 부동산신탁사들의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재산세의 경우 위탁자의 연체가 발생하더라도 부동산신탁사의 고유계정을 압류할 수 없다는 법적 조항이 있지만 종합부동산세의 경우 이같은 조항이 없다. 유권해석에 따라 고유계정을 압류할 수 있다는 얘기다.
부동산신탁사 고위 관계자는 "종합부동산세 연체로 고유계정이 압류 당할 경우 당장 임직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등 경영상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며 "금융투자협회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건의를 해왔지만 주무부처에서는 개선 의지가 없어 보인다"고 토로했다.
이쯤 되면 현행 세법은 부동산신탁업계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는 수준이다. 뭔가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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