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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햇반 신화' 퍼플오션 전략 통했다 독보적 기술로 1위 구축, 4년내 연매출 2500억 달성

부산=신수아 기자공개 2014-11-03 08:42:00

이 기사는 2014년 11월 02일 12: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퍼플오션(Purple Ocean)'. 퍼플(보라, Purple)은 레드(빨강, Red)와 블루(파랑, Blue)를 동일한 비율로 섞으면 얻을 수 있다. 퍼플오션은 한정된 파이를 두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기존 '레드오션(Red Ocean)'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나 기술을 적용해 자신만의 독보적인 '블루오션(Blue Ocean)'시장을 만든다는 의미다. 즉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시장을 일컫는다.

식품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가하고 있는 '햇반', 진화를 거듭하는 CJ제일제당의 햇반은 퍼플오션 전략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1994년 처음 햇반을 출시하며 즉석밥 시장을 주도해 온 CJ제일제당이 향후 4년간 총 시장 규모를 2배 이상 키우겠다고 선언했다. 시장 초기부터 전체 시장의 70%를 꾸준히 이끌 수 있었던 저력인 연구개발(R&D) 능력을 앞세운다면 수천억 원의 단일매출도 어렵지 않다는 자신감이다.

CJ제일제당 식품마케팅담당 박찬호 상무는 "우리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계속 줄고 있는 반면에 햇반을 중심으로 한 즉석밥 시장은 지난 5년간 연평균 20% 이상 성장해왔다"며 "4년 후인 2018년에는 국내 즉석밥 시장이 지금의 2배인 3600억원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현재 65%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확대시켜 햇반의 단일매출을 연간 2500억 원 수준으로 올리겠다"고 했다. 2025년에는 햇반 단일 품목에서 연매출 1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로드맵도 함께 제시했다.

CJ제일제당_햇반 매출

햇반은 처음 출된 이후 14년 만인 2008년 단일매출 537억 원을 달성했다. 그후 단 4년이 지난 2012년에는 단일매출 1000억 원의 벽을 넘어섰다. 햇반의 단일매출은 매년 적게는 20%, 많게는 30%씩 성장한 셈이다.

즉석밥 시장도 햇반 매출과 함께 커왔다. 2010년 856억 원에 불과했던 즉석밥 시장은 지난해 1676억 원으로 커져 4년 사이 2배 가까이 성장한 모습이다. 지난 2002년 까지 90%이상, 이후 10년간 평균 70%의 점유율을 지켜온 햇반이 사실상 즉석밥 시장을 이끌어온 셈이다.

CJ제일제당의 햇반이 즉석밥 시장을 이끌 수 있었던 비결은 단순하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을 접목시켜 경쟁자들이 미처 발굴하지 못한 새로운 시장을 꾸준히 개척했기에 가능했다.

1990년 대 이전 만해도 국내 즉석밥 시장은 냉동밥과 레토르트밥이 주도하던 시장이었다. 상대적으로 식감이 떨어지고 불완전한 밥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터라, 소비자들의 관심을 크게 끌지 못했다. 하지만 당시는 국민소득이 높아진 동시에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도 전체의 50%에 육박하며 즉석밥 시장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던 상황이었다. 또한 전자레인지 보급률도 40%까지 올라갔다.

이창용 CJ제일제당 부산공장 공장장은 "90년 이전에 시판됐던 밥의 실패 요인은 바로 '맛'에 있었다"며 "CJ제일제당은 어떻게 하면 주식을 맛있게 상품화 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시판중이 던 편의식 밥의 실패 요인을 면밀히 분석해 새로운 형태의 제품을 선보인 것이 바로 햇반이었다. 밥의 찰기가 우수하고 구수한 향을 담아 '갓 지은 맛'을 구현하며 새로운 즉석밥 시대를 연 것이다.

이후 시장의 성장성을 간파한 경쟁사들의 진입이 시작됐다. 2000년 대 중반에 접어들 수록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경쟁사 제품에 시장의 일부를 내어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햇반은 진화를 멈추지 않았고, 즉석밥 시장에 새로운 흐름을 만들었다. 2007년 잡곡의 장점을 살려 잡곡밥을 출시했다.

박 상무는 "건강과 잡곡의 트렌드가 확산되며 이후 2011년 64억 원 불과했던 잡곡밥 시장은 2년 사이 4배 이상 성장했다"며 "2014년에는 28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햇반의 경우 흰밥의 시장점유율은 현재 65%에서 70%정도지만 잡곡밥 시장에서는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잡곡밥 시장의 대부분을 햇반이 점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즉석밥은 밥맛을 구현하는 기술은 물론 포장기술도 중요하다"며 "두가지의 독보적인 기술을 모두를 따라가기가 쉽지 않아 즉석밥에 부가적으로 다양한 기술을 접목시키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은 식이요법이 필요한 소비자를 위한 즉석밥도 추가로 생산하고 있다. 2009년에는 선천성 대사질환자를 위해 단백질 합량을 1/10으로 낮춘 '햇반 저단백밥'을 출시했다. 이 질환을 앓고 있는 환우는 전국적으로 200여 명에 불과하다. 지난해에는 전국적으로 500만 명에 이르는 당뇨환자를 위해 식후 혈당 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밥을 출시하기도 했다.

박 상무는 "CJ제일제당은 햇반으로 밥 문화를 선도한다"며 "향후 제철 재료를 넣은 밥, 건강 곡물밥 등 다양한 곡물로 영양까지 챙긴 제품을 출시할 수 있도록 연구하고, 동시에 햇반을 사용한 도시락, 조리용 반제품 등 B2B 시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퍼플오션으로 통하는 햇반의 보라색 물결은 여전히 그 파고를 키워가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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