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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동그룹, 손경호·연호·달호 형제의 '삼분지계' [지배구조 분석]삼형제 나눠 경영...경동홀딩스·경동원 통해 지배구조 구축

김익환 기자공개 2014-11-06 08:15:00

이 기사는 2014년 11월 04일 15: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동그룹은 구들장을 데우는 난방사업으로 사세를 불려왔다. 1967년 부산 왕표연탄을 모태로 출범해 경동나비엔의 보일러 사업으로 대중에 이름을 알렸다. 반세기 가까이 사업을 영위하면서 연탄에서부터 탄광, 보일러 생산, 도시가스로 사업영역을 넓혔고, 난방 사업 수직계열화를 구축했다.

경동그룹은 창업주인 고 손도익 명예회장의 장남 손경호 경동도시가스 회장과 차남 손연호 경동나비엔 회장, 삼남 손달호 경동에너지 회장이 계열분리 후 사업영역을 나눠서 관할하고 있다. 다만 삼형제는 공동으로 주력계열사 지분을 직간접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경동그룹이란 울타리에서 벗어나지 않은 채 독립경영을 꾀하고 있는 셈이다.

◇ 장남, 도시가스사업 관할...차남 경동나비엔 등 운영

경동그룹의 핵심계열사는 도시가스업체 경동도시가스와 보일러업체 경동나비엔, 탄광 운영업체 경동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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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손도익 회장의 장남인 손경호 회장은 대표이사로 그룹에서 가장 사업규모가 큰 경동도시가스를 경영하고 있다. 지주사격인 경동홀딩스를 주축으로 경동도시가스와 그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울산 일대에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경동도시가스는 삼천리에 이은 도시가스업계 2위 업체다. 연간 400억~500억 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알짜회사로, 올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1조 3839억 원, 222억 원을 기록했다.

경동도시가스는 손경호 회장과 그의 사위인 송재호 사장이 대표이사로서 경영을 보좌하고 있다.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 MBA를 졸업한 송 사장은 글로벌 컨설팅업체 '부즈 앨런 해밀턴(Booz Allen Hamilton)'과 '모니터 그룹(Moniter Group)'에서 컨설턴트로 활동하다 2003년부터 경동도시가스에 몸담아왔다. 송 사장은 석탄업체 ㈜경동의 대표이사(회장)이며 계열사인 경동홀딩스·경동이앤에스·경동건설 사내이사도 겸직하고 있다.

차남 손연호 회장은 경동나비엔을 관할하고 있으며, 경동나비엔 모회사 경동원의 대표이사이기도 하다. 손연호 회장은 손경호 회장과 별도로 경동원을 중심으로 자회사인 경동나비엔과 경동에버런 등을 거느리고 있다. 손연호 회장의 경동나비엔은 가스·기름 보일러 생산업체로 귀뚜라미와 보일러업계 양대산맥을 이뤘다. 높은 시장진입 장벽을 쌓아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올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1879억 원, 47억 원을 기록했고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102.6%로 안정적인 재무구조도 갖췄다.

손 회장은 눈에 띄는 이력의 외부인사를 영입해, 경영을 맡기고 있다. 제너럴일렉트릭(GE) 백색가전 사장과 삼성메디슨(옛 메디슨) 사장을 역임한 최재범 경동나비엔·경동원 대표이사와 에쓰오일(S-OIL) 영업담당 사장으로 재직한 노연상 경동원 대표이사 등이 대표적이다.

삼남 손달호 회장은 산업시설 내연재 업체인 ㈜원진을 중심으로 자회사인 석탄업체 ㈜경동, 원진월드와이드, 경동바이오테크 등의 대표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원진의 전신은 경동그룹의 모태인 왕표연탄이다.

◇ 2002년 계열분리...원진, 경동홀딩스, 경동원 나눠 지배

경동그룹을 삼형제가 셋으로 쪼개 관할한 것은 지난 2002년부터다. 고 손도익 회장이 별세한 이듬해 삼형제는 계열분리를 추진한다. 당시 경동그룹 지주사인 원진은 경동도시가스, 경동나비엔, 경동을 거느리고 있었다. 2002년 인적분할을 통해 삼형제는 각계열사 지분을 일부 정리하며 계열분리를 했다.

이에 따라 장남 손경호 회장은 경동도시가스의 모회사인 경동홀딩스를, 차남 손연호 회장은 경동나비엔의 모회사 경동원을 쥐고간다. 당시 지주사인 원진은 손달호 회장 손에 떨어진다. 자산규모로 볼 때 가장 큰 계열사를 장남이 가져간 것이다. 계열분리때 손경호 회장이 경동홀딩스, 손연호 회장은 경동원, 손달호 회장은 원진을 각각 지주사로 삼아 각자의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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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분리를 했지만 삼형제는 완전히 지분정리를 하지 않았다. 삼형제는 경동홀딩스, 경동원, 원진의 지분을 모두 적잖게 보유하고 있다. 경동홀딩스만 봐도 손경호 회장(21.13%)과 그의 아들인 손원락 씨(15.61%), 손경호 회장의 부인 이동순 씨(3.68%)가 지분 40.42%를 보유했지만, 손달호 회장과 손연호 회장도 각각 11.56%, 11.54%를 쥐고 있다. 독립경영을 하고있지만 상호 계열사의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경동그룹 계열사 관계자는 "각각의 계열사별로 분리가 돼서 독립경영체제를 구축했다"며 "그룹으로 묶이지 않고 상호 가족회사라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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