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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자기주식 매입 배당재원 선제 활용 의결권 제한, 지배구조 개편에 사용 가능

권일운 기자공개 2014-11-12 09:05:00

이 기사는 2014년 11월 11일 13: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자기주식 취득은 주가 급락으로 냉담해지는 투자자들을 달래기 위한 카드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주가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는 한전부지 인수를 결의한 직후 이뤄진 지난 3분기 실적발표회를 통해 배당확대를 비롯한 다양한 주주환원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2013년 말 기준으로 현대차는 35조 3827억 원, 기아차는 11조 5266억 원 씩의 배당가능이익을 보유하고 있다. 두 회사는 각각 1%씩의 자기주식을 장내에서 매입하기 위해 각각 배당가능이익의 1.2%와 1.9%(취득 예정가 기준)를 투입할 방침이다.

상법상 배당가능이익은 자기자본 중에서 자본금과 법정적립금 등을 제외하고 산정한다. 따라서 배당 재원은 사실상 이익잉여금에서 충당한다. 배당가능이익을 토대로 현금배당을 실시할 수도 있지만, 장내에서 자기주식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배당에 준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유통주식수를 줄여 주가가 오를 경우 주주들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어서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주가는 지난 9월 삼성동 한전부지 인수를 발표한 직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여기에 원화강세에 따른 실적 부진까지 겹쳐 2개월 사이에 두 회사 주가가 20%가량 하락했다. 영업활동을 통해 축적한 현금을 상업역량 강화 대신 부동산 매입에 투자했다는 지적과 함께 주주들에 대한 이익 환원에 소홀하다는 지적이 불거진 탓이다.

이에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 3분기 실적발표회를 통해 배당 확대를 천명했다. 중간배당을 실시 방안도 거론됐다. 하지만 배당 확대 정책이 실질적으로 효과를 내는 시점이 올해 결산 이후라는 이유로 주가 흐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결국 선제적으로 활용키로 했다. 그래서 짜낸 묘수가 자기주식 매입이다. 현재 시점에서는 취득할 자기주식 수만 정해진 까닭에 향후 주가가 높아질 경우 실제 투입해야 할 배당가능이익 예상치는 6700억 원보다 늘어날 수 있다.

자기주식 취득은 자기자본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낳는다. 이익잉여금을 투입해 취득한 자기주식은 기타자본으로 계상되고, 기타자본으로 계상된 자기주식은 자본총계에서 음(-)의 효과를 낳는 까닭이다. 따라서 현대차와 기아차가 자기주식 취득을 완료할 경우 자본총계가 각각 0.7~1% 줄어들 것으로 예상(3분기 말 대차대조표 기준)된다.

자기주식은 의결권 행사 대상에서는 제외된다. 하지만 향후 지배구조에 변동이 있을 때 자기주식을 활용할 수는 있다. 예컨대 현대차를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한다고 가정할 때 자기주식을 투자회사의 몫으로 넘기면 투자회사가 사업회사의 지분 6%를 보유하는 구조를 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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