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루브리컨츠, 실적 개선 불구 IPO는 아직 기대치 밑도는 밸류에이션...SK이노베이션 구주매출 극대화 필요
이승연 기자/ 이길용 기자공개 2014-11-18 14:11:54
이 기사는 2014년 11월 13일 17: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기업공개(IPO)를 무기한 연기했던 SK루브리컨츠가 윤활유 업황이 개선되면서 상장 가능성이 다시 대두되고 있다. SK루브리컨츠는 올해 상반기에 지난해 실적과 엇비슷한 수준의 이익을 창출했다. 실적이 개선되면서 주관사단은 SK루브리컨츠에 상장을 다시 제안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다만 SK루브리컨츠와 대주주인 SK이노베이션은 상장에 대해 급하지 않은 모습이다. 구주매출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서 공모 규모 극대화는 필수 불가결이다. 최고조였던 2011년 수준의 실적 회복은 이뤄지지 않아 원하는 수준의 밸류에이션을 얻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또 보유한 현금성자산과 자본시장 접근성을 고려했을 때 빠른 상장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
◇ 올해 실적 개선 성공...주관사단 상장 재개 제안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루브리컨츠의 주관사단 중 일부가 SK루브리컨츠에 상장 작업 재개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 주관사는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다. 공동주관사는 KDB대우증권, 미래에셋증권, 씨티글로벌마켓증권, 크레디트스위스이다.
SK루브리컨츠는 2011년 5142억 원의 영업이익과 3829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SK에너지로부터 분할된 이후 최고의 성적이었다. 우수한 실적을 기반으로 SK루브리컨츠는 2012년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며 IPO를 준비했다. 그러나 2012년 4분기 286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초 SK루브리컨츠는 상장 태스크포스팀(TFT)를 해산하고 상장을 무기한 연기했다. 윤활유 업황 부진으로 2012년과 지난해 순이익은 각각 2195억 원과 959억 원에 그쳤다.
올해 석유화학 업종이 전반적으로 불황인 가운데 윤활유 업황만이 소폭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로 인해 SK루브리컨츠는 올해 상반기 889억 원의 순이익을 올려 지난해 실적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주관사단은 올해 실적이 개선된 점에 주목하고 다시 상장에 나설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실사 등 실질적인 상장 준비 과정은 현재 진행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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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장 급하지 않은 SK루브리컨츠
SK루브리컨츠의 상장 의지는 충분하지만 서둘러 상장을 준비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 개선으로 상장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실제로 SK루브리컨츠는 상장과 관련된 작업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며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과 SK루브리컨츠 모두 자금이 급한 상황이 아니라 향후 실적을 지켜보며 상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K루브리컨츠의 상장은 이 회사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의 의사 결정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2분기 334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던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28일 3분기 잠정 순손실을 628억 원으로 공시했다.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SK이노베이션은 올해 비핵심자산인 스팀설비·㈜SK유화·청기와주유소 등을 매각했다.
시장에서는 이런 움직임을 토대로 SK이노베이션이 적극적으로 구주매출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올해 실적이 개선됐지만 최고조에 달했던 2011년 이익 규모에는 아직 미치지 못해 SK이노베이션과 SK루브리컨츠가 원하는 밸류에이션을 얻기는 어려워 보인다. 주관사 선정 당시 SK루브리컨츠가 제시받은 예상 시가총액은 약 5조~6조 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011년 기준 4000억 원에 육박한 순이익 등을 근거로 산정한 가치였다.
올 상반기 순익을 연환산으로 조정하면 대략 1800억원 가량 추산할 수 있다. 윤활유 및 윤활기유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동종 유사업체 에쓰 오일 등의 에비타(EBITDA) 배수가 15배 수준임을 감안하면 기업가치는 3조원에도 못미친다.
업계 관계자는 "SK루브리컨츠 상장의 핵심은 원하는 수준의 밸류에이션을 얻을 수 있느냐의 여부"라며 "실적이 SK이노베이션과 SK루브리컨츠를 만족하는 수준까지 개선돼야 본격적으로 상장 준비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과 SK루브리컨츠는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각각 2조 3155억 원과 2937억 원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또 신용등급이 AA+과 AA-로 우수해 직접·간접금융시장을 통해 자금을 수월하게 조달할 수 있어 서둘러 상장에 나설 필요는 없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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