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4년 11월 17일 16: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조5000억 원 규모의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 퇴직연금 유치전의 승자는 농협이었다. 37개 사업자들이 2만 여명에 달하는 한전 직원을 대상으로 퇴직연금 가입 유치 경쟁을 벌인 결과 확정기여형(DC) 가입자의 20% 이상이 농협을 택했다. 고금리를 제시한 증권회사보다 대출 금리 우대 정책을 내놓은 은행권이 선전했다.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전 퇴직연금 대상 근로자 2만여 명 중 6800명가량이 기존 적립금에 대해 DC형을 선택했다. 확정급여형(DB)을 3000명 정도가 선택했고 나머지 9700명가량이 기존의 퇴직금제도를 택했다. 퇴직금제도를 선택한 직원들은 대부분 중간정산을 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DB형은 직원들이 아닌 한전이 별도로 사업자를 선정하고 퇴직금을 배분한다. DC형은 근로자와 사업자가 직접 계약을 맺게돼 있어 금융회사간 경쟁이 치열했다. 일부에서는 가입을 전제로 일정 금액의 리베이트를 줬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DC형을 선택한 6800명 중 가장 많은 가입자들과 계약을 맺은 곳은 농협. 1400여명의 근로자가 선택하면서 농협은 한전의 DC형 근로자 20%가량을 보유하게 됐다. 시중은행과 증권회사가 미치지 못하는 지역까지 광범위한 지점을 보유하고 있는 점이 우위를 점한 가장 큰 원인으로 설명된다.
한전 퇴직연금 사업 관계자는 "농협의 지점은 광범위하게 깔려 있고 또 거래하는 고객도 많다"며 "농협의 지점파워가 퇴직연금 유치에도 그대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퇴직연금 가입자에 대한 대출금리 정책도 유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농협을 비롯한 신한은행과 외환은행 등 대출 우대금리를 시중보다 1%포인트가량 낮은 3% 초중반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일부 은행은 2%대 금리까지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 업권 대비 DC형 가입자 유치 성적이 좋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농협 외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이 각각 1100여명을 유치하면서 농협 다음으로 많은 가입자를 유치한 사업자가 됐다. DC형 중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대해 3% 초중반의 금리로 은행권보다 1%포인트가량 높은 금리를 제시한 증권사들의 성적은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대우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300명가량을 유치했고 우리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200명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대형사는 100명도 유치하지 못했다. 보험권에서는 한화생명과 삼성생명 정도가 200명에 못 미치는 정도의 가입자를 유치했다.
앞선 관계자는 "은행들이 안정성에 대한 강조와 더불어 대출금리 연계 정책으로 고금리를 제시한 증권회사들을 압도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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