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 장남' 허성수 전 부사장, 100억 지분 받아 유류분반환 소송 4년만에 승소..향후 매각 가능성에 '무게'
장소희 기자공개 2014-11-24 08:45:00
이 기사는 2014년 11월 21일 16: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허성수 녹십자 전 부사장이자 고(故) 허영섭 전 녹십자 회장의 장남이 4년 여에 걸친 상속 소송에서 끝내 녹십자홀딩스 지분 획득에 성공했다. 이번 지분은 지난 2010년 허 전 부사장이 패소했던 유언무효확인 청구소송 항소심에 이어 별도로 제기했던 유류분반환 청구 소송에 승소해 얻은 것이다.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허성수 전 녹십자 부사장은 지난 3분기 중 녹십자홀딩스 지분 0.94%(46만3551주)를 획득했다. 같은 기간 허 부사장은 녹십자 지분 0.18%(2만994주)도 보유하게 됐다. 해당 지분은 지난 2010년 제기됐던 유류분반환 청구 소송 결과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목암연구소, 목암과학장학재단, 미래나눔재단 등 허 전 회장의 지분을 상속받은 재단들이 허 전 부사장에게 지분을 지급했다. 지난 8월 18일과 19일 양일에 걸쳐 지분 증여를 완료했다.
지난 2010년 허 전 부사장은 유류분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하며 미래나눔재단에 상속된 녹십자홀딩스 주식 2만7000여 주와 녹십자 주식 2만6000여 주의 반환을 요구했다. 미래나눔재단은 이 중 녹십자홀딩스 주식 23만6511주, 녹십자 주식 2만994주를 반환했다. 녹십자홀딩스 지분의 경우 당초 요구분의 10배에 가까운 양을 넘겨받은 셈이다.
더불어 허 전 부사장은 소송 당시 목암연구소와 목암과학장학재단에 녹십자홀딩스 주식 1만3000여 주의 반환을 청구했다. 소송 결과에 따라 목암연구소와 목암과학장학재단은 각각 녹십자홀딩스 주식 11만3520주씩 허 전 부사장에 넘겼다. 미래나눔재단과 마찬가지로 허 전 부사장이 제시한 반환 주식수보다 10배 가량 많은 주식이 반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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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유류분반환을 통해 허 전 부사장은 총 100억 원에 가까운 지분을 되찾았다. 지분이 넘겨진 지난 8월 18일과 19일 녹십자홀딩스와 녹십자의 종가 1만6000원, 12만1000원을 기준으로 따져보면 녹십자홀딩스 지분가치가 74억 원 가량이고 녹십자 지분가치는 25억 원 정도다.
100억 원에 가까운 지분을 되찾았지만 이는 허 전 부사장이 소송 당시 제기했던 유류분에는 다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소송 당시 허 전 부사장은 자신이 물려받지 못한 상속 지분가치만 106억 원 상당으로 예상했고 여기에 추가적인 현금 지급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가적인 현금 지급이 이뤄졌다고 할지라도 지분만 놓고 보면 기대치에 약간 부족한 수준이다.
하지만 일찌감치 녹십자 경영에서 손을 뗀 허 전 부사장이 다시금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는 점은 후계구도 상 의미가 크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허 전 부사장의 동생인 허은철 녹십자 부사장과 허용준 녹십자홀딩스 부사장의 지분율이 높지 않은 편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허 전 회장으로부터 가장 많은 상속을 받은 부인 정인애 씨가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한 바 있어 허 부사장 형제가 우호지분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혹시 모를 지분 확보 상황이 발생하면 장남인 허 전 부사장이 캐스팅보트를 쥐게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는 허 전 부사장이 단순 매각에 나설 가능성이 훨씬 높다. 이미 지난해 4월 허 전 부사장은 보유하고 있던 녹십자홀딩스 지분 전량(40만4730주)을 처분했고 약 60억 원 가까이 현금화했다. 당시 녹십자 경영과 지분을 모두 정리하고 떠난 그가 추가적으로 되찾은 지분을 통해 다시금 경영에 관여할 가능성은 낮다는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허 전 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물려받은 동생 허일섭 회장을 중심으로 후계구도가 꾸려지고 있고 허 부사장 형제와의 관계도 복잡해 허성수 씨가 지분을 통해 경영에 개입할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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